몇 년 전 부산역 화장실에서의 일이다. <div><br></div> <div>힘든 여행을 마치고 편안히 기차에 탑승하고 싶었으나, 뒷구멍에 느껴지는 묵직한 중력이 나를 화장실로 유도했다.</div> <div><br></div> <div>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기차에서 똥을 지려 무궁화호 철길을 갈색트레일로 물들이더라도 화장실을 안가는게 나았을뻔했지만</div> <div><br></div> <div>여튼</div> <div><br></div> <div>한창 저녁타임의 부산역은 화장실마저 사람이 붐볐다.</div> <div><br></div> <div>스까의 고향 부산...오만가지 사람들의 무게감과 냄새가 화장실에서 사정없이 뒤섞이고있었다.</div> <div><br></div> <div>1분만큼 기다리면 내 뒤가 3cm쯤은 나올법한, 그런 일각이여삼추 한 시간에서</div> <div><br></div> <div>내 머릿속은 빨간선을 자를까 파란선을 자를까 고민하던 다이하드3의 브루스 윌리스 처럼 초조해졌고</div> <div><br></div> <div>내 항문은 ㅈ까 X발 빨간선이든 파란선이든 자르면 터진다는 기세로 힘싸움을 벌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얼마간 기다린끝에, 내가 기다리던 칸 문이 드디어 열렸다.</div> <div><br></div> <div>온통 머릿속에 똥이 가득차, 얼른 일을 치르기위해 화장실로 들어가는 순간</div> <div><br></div> <div>아 X바</div> <div><br></div> <div>앞사람이 똥싸고 물을 안내리고 나가네</div> <div><br></div> <div>살면서 X같은 순간은 공중화장실에 똥싸고 물 안내린걸 내가 보는거고</div> <div>더 X같은 순간은 그 똥싼놈이 누군지 아는 순간이다!</div> <div><br></div> <div>격렬한 분노는 사이어인을 강하게하고</div> <div><br></div> <div>그 중에서도 죽음 직전만큼 똥이 마려운 위기를 겪으면 나를 더 강하게 한다!</div> <div><br></div> <div>하도 어이가 없어서 막 비키려는 그 사람에게 대고 '아 X발' 이라고 다들리게 중얼거렸다</div> <div><br></div> <div>그 사람은 화장실 들어갈때랑 나갈때랑 마음 얼마나 다른지 빨리 알아보고 싶어서 내가 욕하는데도 그냥 덤덤히 나가려고 했었다</div> <div><br></div> <div>"저기요"</div> <div><br></div> <div>"왜요?"</div> <div><br></div> <div>'왜요? 야 X바 저건 지가 뭔 짓을 저질렀는지 아는 새끼가 할법한 대답이야. 쫄지마' </div> <div><br></div> <div>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놈들은 지들이 뭔 잘못을 저질렀는지 몰랐다지만 저 새끼는 지가 뭘 잘못했는지 안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아 진짜 인간적으로 똥싸고 물 내립시다. 뒷 사람 생각 안해요?"</div> <div><br></div> <div>"그쪽이 내리세요"</div> <div><br></div> <div>과묵한 경상도 사나이의 묵묵한 배려라도 되는걸까. 그 사나이의 빅-변을 내가 영접할 수 있는 기회라도 주고싶었을까...</div> <div><br></div> <div>인간적인 몰상식함에 딥빡친 나는 욕이라도 하고싶었지만,</div> <div><br></div> <div>그제까지 참아왔던 내 변이 '참아 니가 참아'라고 나를 잡아끄는 바람에 </div> <div><br></div> <div>"화장실 그따구로 사용하지 맙시다"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그 인간을 보내주었다. X나 X발이라는 중얼거림과 함께...</div> <div><br></div> <div>인간적으로 공용화장실에서 똥싸면 물 좀 내립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