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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93177
    작성자 : zlatan09 (가입일자:2012-08-03 방문횟수:667)
    추천 : 141
    조회수 : 36084
    IP : 218.147.***.66
    댓글 : 1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12/27 12:26:45
    원글작성시간 : 2016/12/26 21:33:36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93177 모바일
    박찬욱 감독이 말한 올드보이 해설(feat 이동진)
    2013년 11월 20일. 압구정 cgv에서 열렸던 무비꼴라쥬 올드보이 시네마토크 내용정리 입니다
    3년전 내용임을 감안하고 봐야할듯요 
     
    0. 십 년 전 이날, 올드보이의 개봉을 앞 두고 있던 소감은?
    스포일러 방지에 대한 것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다. 각본 단계에서부터 반전을 감추고 진행했고, 스토리 보드 또한 반전이 담긴 페이지를 제외한 버젼을 따로 인쇄하기도 했다. 영화의 반전에 대한 것은 최소한의 스탭들에게만 알려주었으며, 비밀유지의 필요성을 신신당부를 했었다. 이것은 당시 프로듀서였던 임승용의 아이디어였는데, 되겠어? 라는 생각에 반신반의했었다. 지금은 인터넷이 너무 발달했기 때문에 더 어려울 것 같다. 그 시대였기에 가능했던 마케팅이었다.

    1. 10주년 재개봉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상영이 불가했던 그 당시의 필름 상태가 점점 악화되는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디지털로 내려 받으면서 디지털 색보정을 다시 하게 되었다. 의도했던 것에 가깝게 보정되어서 만족스럽다.

    2.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이 마흔 살 때의 작품이다.

    3. 미니멀했던 복수는 나의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올드보이를 제작. 각종 기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4. 올드보이는 허구의 세계라는 것이 분명한 설정이다. 비유를 하자면 유원지의 유령의 집 같은. 그 이유는 근친상간에 대한 반전을 알았을 때도 관객들이 그것을 보고 이내 잊어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유령의 집처럼 잠깐 비명을 내지를 수는 있지만, 그것이 허구의 이야기라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시네마틱한 공간을 창출해내고 싶었다.

    5. (이동진) 올드보이가 깐느 영화제에서 수상했을 때 취재 차 깐느에 갔었다. 그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평론가들이나 기자들이 모일 때 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가장 화제가 됐던 작품이 바로 올드보이였다. 당시 올드보이는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고, 황금종려상은 화씨 9/11이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화씨 9/11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물론 그 영화는 그 영화만의 의미가 있겠지만, 어떤 특정한 영화가 고전으로 남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6. (이동진) 20131120일 현재, IMDB에서 올드보이의 스코어는 82.81위는 이터녈 선샤인, 83위 제3의 사나이.

    7. 아직까지도 올드보이가 대표작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웃음) 유독 올드보이가 널리 사랑받는 이유는 내 다른 영화들처럼 이 영화도 귀엽고, 따뜻한 유머가 넘치고, 아기자기하고 그런 영화지만 (이동진, 휴머니즘 가득한..) 그 중 가장 낭만적이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사랑을 쟁취하는 한 사나이의 고독한 싸움 이야기.

    8. 장도리를 들고 싸인을 요청했던 팬들을 제외하고, 외국에서 들었던 찬사의 말 중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다. 깐느 영화제가 끝나고 수상자들과 가졌던 파티에서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틸타 스윈튼을 처음 만났다. 그녀는 우아한 엑센트로 찬사를 늘어놓았는데,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웃음) 마치 셰익스피어의 소넷 같은 느낌이었다. 몇 개의 형용사들이 귀에 들어오긴 했다.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9. (십주년 화보 촬영에 대해) 유연석-칠봉이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더 잘 해줄걸.(웃음) 지태와 진서는 하나도 변한게 없었다. 최민식은 많이 늙었다.(웃음) 강혜정은 더 어려졌다. 그런데 오늘 영화를 다시 보니까 유지태가 어리긴 어렸더라. 오대수의 아역 배우만 화보에서 빠졌다.

    10. 올드보이 리메이크 캐스팅
    오대수 - 조쉬 브롤린
    이우진 - 샬토 코플리
    미도 - 엘리자베스 올슨

    11. 이우진 역의 유지태는 사실 오대수와 두 살의 나이차라는 설정으로 보면 무리가 있었다. 유지태의 배우로서의 기량이 모자랐다는 말이 아니라, 외모적인 문제 때문에 맨 처음 유지태는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쥬얼적으로 최민식과 두 살 터울로 보이는 모든 남자배우들이 이우진 역을 거절했기에 최종적으로 유지태가 선택되었다. 하지만 나름의 명분은 있었다. 이우진은 누나의 죽음 이후 성장이 멈춘 사람이기에 여자 경험 또한 없었을 것이며, 비현실적으로 동안이라는 설정이었다.

    12. 그러한 면에서 샬토 코플리는 현실적인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13. 엘리자베스 올슨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캐스팅이다. 아주 좋아하는 배우였기에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박수를 쳤다.

    14. 뉴욕에 있을 당시 올드보이 리메이크 감독인 스파이크 리가 편집실에 놀러오라고 초대했지만 스케쥴이 맞지 않아 가지 못했다.

    15. 많은 중국음식 중에 군만두를 선택한 이유는?
    관객들이 군만두를 떠올렸을 때, 저걸 먹고 15년을 어떻게 사나... 생각만 해도 욕지기가 나올만큼 느끼한 느낌이었으면 했다. 탕수육은 크기가 클 뿐더러 값도 있었다. 자장면도 후보에 있었는데, 사실 최민식이 자장면 광이다. 최민식 본인의 요구(자장면으로 해달라는)가 있었는데, 최민식과는 서로를 골려먹는 관계라서 자장면을 선택하지 않았다. 자장면을 먹을 때 소스가 입에 묻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16. 만두라는 것이 자장면에 비해 닫힌 세계, 완결되고 갇혀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동진, 만두의 이데아가 맞았군요.

    17. 십오년 동안 갇혀있던 사람이 밖으로 나왔을 때 무엇을 먹고 싶을까, 무엇을 하고 싶을까 라는 상상 끝에 만들어진 것이 산낙지 씬. 살아있는 생명의 생생한 기운을 느끼고, 약 올리는 듯한 이우진과의 통화로 인한 해소할 수 없는 울분을 발산하는 장면이었다.

    18. 이동진 평론가에 따르면, 공동경비구역 JSA 인터뷰 당시 박찬욱 감독은 액션을 찍는 것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않기에 액션영화를 찍을 일은 없다고 말했다.

    19. 외국에서도 유명한 장도리 씬은 배우 최민식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몇 번 테이크를 가다가 되지 않는다면 원테이크를 포기하고 잘라서 붙일 생각이었다. 당시 원로배우(웃음)의 체력으로 힘들다고 예상했기 때문에.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정 힘드시면... 할 수 없지~ 나이도~" 라는 식으로 말이 나가서 분기탱천한 최민식이 악착같이 찍었다.

    20. 장도리 씬의 엑스트라들 중 세 명은 현재 유명한 무술감독이 되었다.


    21. 옥상 위 풀밭씬에 대해서?
    만두 속이 삐져나온 것 같다. 가방이 만두피.(웃음) 관객을 순간적으로 오도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였다. 드넓은 초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주위에 공사가 진행중인 한심한 곳이었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가정이나 나라에서 태어날 수 없고 그냥 던져지지 않나. 그러한 면을 표현하고 싶었다.


    22. 오대수는 감금 생활 후 밖으로 나온 후 말이 줄어들지만, 나레이션을 듣다보면 알다시피 아직도 속으로는 말이 많은 캐릭터다.


    23. 오광록과의 대화 안에 파출소~감금생활이 들어있다. 미도가 읽는 공책 안에 적힌 이야기 또한 그런 맥락. 최종적으로 최면술사에게 쓴 편지에 올드보이의 모든 이야기가 적혀져있다고 볼 수 있다. 올드보이는 레이어가 많은 중층적인 형식을 가지고 있다.


    24. 정보를 잘 전달하기 위한 용도로 나레이션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영화적인 재미를 위해 나레이션을 활용했다. 오대수의 대사가 너무 무뚝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25. (이동진) 과거와 현재를 맺어주는 방식으로 손, 무릎, 벨소리를 사용했다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누나를 놓친 손->방아쇠를 당기는 시늉->권총으로 변해 우진의 자살로 이어진다.


    26. JSA 이후 스토리보드를 구체적으로 그리지만, 이 장면은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즉흥적으로 찍게 되었다. 과거와 현재가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을 아주 간단하게, 그러나 효과적으로 찍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27. (이동진) 스토커에서 과거에 아버지에게 사냥을 배우면서 당긴 방아쇠가 삼촌 찰리에 대한 죽음으로 이어지는 장면과 이어지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
    이에 대한 박감독, 말이 감탄이지 사실 써먹은거 또 써먹은거죠.

    * 스토커에서 찰리의 죽음이 너무 뻔했는데 그것을 관객들이 예상하고 있을 때 조금 다르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빨간 피가 벽에 튀길 때, 그 벽의 색은 당연히 밝아야 한다고 생각한 스탭들에게 벽지 또한 빨간색으로 한다고 하니까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다. 질감, 채도의 차이를 통해서 같은 빨강이라는 범주 내에서 죽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28. 손으로 만든 총과 같은 맥락으로, 영화 후반부에 최면에 걸린 오대수가 유리창 앞에 서서 몬스터(비밀을 아는 오대수)를 떠나 보낼 때 유리창에 비친 보라색으로 물든 오대수와 몬스터는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돌아서서 가는 몬스터를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는 오대수를 통해 분열된 자아를 표현했던 씬이다. 특수효과를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아무 특수효과도 없이 간단하게 찍었다. 싸고(웃음) 간단하지만 효과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29.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대답이 나올리가 없잖아.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가뒀을까? 가 아니라 왜 풀어줬을까란 말이야." 라는 이우진의 대사가 가진 의미에 대해?
    이 질문이나 근친상간과 같은 핵심적인 모티프가 원작에는 없다. 사실 원작을 읽기도 전에 최민식이 작품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영화를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원작에서 악당의 동기나 결말이 상업영화로서는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원작과의 차별성을 고민했다. 무엇이 만족스러운 이우진의 동기일까, 결말이 무엇일까. 그런데 당시 각색회의를 하던 커피숍의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문득 질문 자체를 바꿔야 원작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질문이 바로 왜 가뒀을까? 가 아니라 "왜 풀어줬을까?"였다. 그것이 영화 올드보이의 출발점이었다.

    30. 질문이 틀렸으니까 제대로 된 답이 나올 수 없다. 발상의 전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31. (복수는 나의것)
    최 반장 : 누구한테 뭐 원한을 샀다거나 그런 적 없습니까? 그래도, 한 번 잘 생각해보시죠.
    동진 : 나름대로 착하게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최 반장 : 어떻게 보면 있을겁니다. 몇 명.
    복수는 나의 것에 나온 위의 대사에서 발전한 것이 올드보이의 악행의 자서전. 원작만화에서는 강조되지 않았던 부분이었으나 복수는 나의 것을 찍으며 생각했던 개념과 만나면서 스토리가 생겼다.

    32. 올드보이의 처음 각색 방향은, 오대수가 감금되어 있던 동안 자서전을 쓰면서 만든 목록을 가지고 그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것이었다. 그 목록은 이중적인 성격을 지닌다. 그 사람들은 오대수에게 있어 복수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오대수가 가장 미안해야 할 사람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들 중 몇 명은 오대수가 저지른 잘못을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이미 죽어버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오대수가 그들을 하나하나 방문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영화의 초반, 전체 이야기의 1/3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가다간 독립영화(이 단어는 정확치 않음. 난 이렇게 듣긴했어)가 될 것 같아서 눈물을 머금고 뺐다.

    33. 일식집에서 이우진과의 통화 당시 최민식의 입에서 나오는 수 많은 이름들은 사실 연출부의 이름이다.

     
    34. 복수는 나의 것 중 거꾸로 되어있는 판결문을 죽어가면서도 쳐다보는 장면. 죽음과 삶이 왔다갔다하는 순간에서도 '?'라는 질문을 던지는 인간에 대해서?
    복수극은 관객의 감정을 움직이기 쉬운 장르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만큼 조심해야 하는 것은, 그 단순하고 동물적인 폭발로 일관해서는 안된다는 것. 복수극을 통해 인간의 실존을 탐구할 가능성을 박탈해서는 안된다. '?'는 복수를 지연하는 장애물로서의 질문이다.

    35. 이우진은 계속 리모콘을 가지고 있다. 음악, 옷장, 심지어 심장까지. 우진은 모든 것을 계획하고 디자인하는 사람. 지배자, 조종자로서의 우진의 성격을 리모콘을 통해서 나타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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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어떻게 보면 이우진은 조물주에 해당하고 오대수는 프랑켄슈타인 같은, 수직적인 관계인데 이렇게 화면분할을 하면서까지 수평적으로 두 사람을 놓은 이유는?
    오대수와 이우진은 같은 사람의 양면, 이라기보다는 상호의존적이라고 본다. 서로에 대한 복수에 한해서만큼은 고통을 잊고 몰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둘은 서로가 없으면 공허하다. 오대수와 이우진은 서로가 있어야 삶의 의미가 생기는 관계다.

    37. (이동진) 오대수에 대한 원한이 없었으면 이우진은 더 일찍 죽지 않았을까. 어찌보면 이우진을 살린건 오대수다.

    38.그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우진이 대수와 머리를 나란히 한 후, 대수의 관자놀이에 총을 대고 동반자살을 시도하려는 장면이다. 머리가 두개 달린 샴쌍둥이 같다.

    39. 복수는 나의 것에서 류(신하균)가 누나를 씻겨주는 장면이 올드보이에서 근친상간을 떠올린 것의 시작이었다
     
    40. 웃는 것 같은데, 우는 것 같은 이 장면은 영화 촬영 첫 날에 찍은 것이다. 올드보이의 과장되고 인공적인 분위기가 너무 작위적이거나 현실과 동떨어져서 관객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절묘한 균형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최민식의 연기를 보고 이렇게 가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최민식의 연기는 굉장히 과장되었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표정이다. 감금방에 걸린 그림처럼 보기에 따라서 우는 것처럼 보이고 웃는 것처럼 보이는 미소. 미도가 엔딩에서 "사랑해요, 아저씨." 라고 말했을 때 오대수의 표정과 오버랩 된다. 첫날 찍었던 이 장면을 환기시키고 싶었다
    52a21d75b665c7e795b8c0529d87932f.jpg

    41. (이동진) 인터뷰 할 때 물어보니 최민식은 그 엔딩 장면을 찍을 때 최면이 통하지 않아 기억을 잃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한다. 또 영화를 보면 앞부분에서는 울다가 웃는데, 엔딩에서는 웃다가 운다.
    박감독曰, 이에 대해 말로 정리는 한 적은 없지만 듣고보니 그렇고... (웃음)

    42. 관객이 엔딩을 봤을 때 사람마다 다르게 결론을 짓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최민식에게 상반된 두가지로 해석 가능한 표정을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 최민식은 "반대로 해석되는 걸 뭘 어떻게 하라는거야. 한 번 해보쇼."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런 걸 할 줄 알면 이러고 있겠냐. 한 번 해보세요." 라고 했다.
    이동진曰, 어쩌면 인셉션의 엔딩 아이디어가 여기서 온 것이 아닐까.

    ~~여기서부터는 관객들의 질문과 감독님의 응답시간~~
    43.
    Q : 비발디 사계 중 겨울 1악장이 이빨을 뽑는 두 번의 장면에 다 쓰인 것에 대해?
    A : 조영욱 음악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처음엔 반대했다. 사계처럼 유명한 곡을 영화에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한 친구이기도 한 음악 감독의 '한 번 들어나봐라.'라는 말에 들어보니 신기하게도 씬과 잘 어울렸고, 새로운 뉘앙스가 창조되었다. 그래서 한 번 썼다가 다른 장면에서 또 써보자고 했다.
    그래서 발치의 테마가 되었다.

    44.
    Q: 우산, 감금된 방 벽지, 미도 방 벽지, 선물 상자 등 패턴들이 다 비슷한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A : 강렬한 패턴을 썼다. 인공적인 영화의 세계, 허구의 세계를 창조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이 벽지이기 때문에 강렬한 색과 패턴을 가진 벽지를 사용했다. 규칙적이고 가둬놓는 느낌. 폐쇄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 또한 이우진은 조종자로서 일관된 패턴을 사용하기도 한다. 우진이 누나와 과학실에서 목격당했을 때 깨진 손거울(영화에는 소리만 들림), 오대수가 들여다보는 유리창도 패턴의 일종이다.
    덧붙이자면, 감금방에서 오대수가 갇혀있는 동안 벽지를 계속 보다가 매직아이 효과가 일어나는 것을 찍고 싶었다. 패턴이 입체적으로 벌어지면서 공간이 생기고, 오대수가 그 안으로 들어가고... 새롭고 무한하게 펼쳐진 배경에 둘러싸여 탈출을 꿈꾸는, 갇힌 자의 미친 망상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 때의 기술로는 불가능했다.. 30주년 기념판은 입체영화로 하겠다는 농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벽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45.
    Q : 오대수의 복수가 아닌 우진의 자살로 죽음이 완성된 것이 무척 흥미롭다. 진정한 복수는 남겨진 자의 기억이라고 생각하는지?
    A : 이 경우엔 그렇다. 이우진이 그런 가능성까지 계산에 뒀다는 버젼도 존재했다. 최면술사가 회상을 하는데, 이우진이 최면술사에게 "언젠가 오대수가 당신을 찾아와서 미도가 딸이라는 기억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할 것이다."라고 말하면 그 때 최면술사가 "어떻게 할까요? 지울까요 말까요?" 라고 생전의 이우진에게 묻는 것이었다. 이우진의 대답은 "행운을 빈다."라는 식의 모호한 대답이었던 것 같다. 기억이야 말로 가장 큰 형벌이다.


    46.
    Q : 보라색을 쓰신 특별한 이유?
    A : 병적이다.(웃음) 가장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그만큼 폐쇄적이고 병적인 느낌.

    47.
    Q : 대수가 썬글라스를 끼고 다닌 이유는 햇빛 때문인가 아니면 그냥 설정인가?
    A : 햇빛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8.
    Q : 우진의 펜트 하우스와 옷장에 관해서 설명을 부탁드린다.
    A : 옷장에 대한 이유는 일단 이우진이 리모콘 광이기 때문이다. 부잣집을 생각하면 좋은 가구들이 빽빽하게 있을 것 같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공간을 낭비하는 것이야말로 부자들의 권리라고 생각했다. 넓고 휑하게 뻥 뚫린 공간을 그리고 싶었다. 그리고 옷장은 사실 스탭들이 줄로 땡기는 수작업이었다.(웃음)
    우진의 펜트 하우스에 기다란 한 레인짜리 수영장을 만들고 싶었다. 수면이 바닥면하고 높이가 같고,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있게. 그래서 고층의 건물에서 펜트 하우스를 바라보면 수영을 하는 이우진이 보이는 효과를 주고 싶었다. 갇혀있는 고독한 느낌. 마천루의 숲에서 저 멀리 하얗고 길다란 유지태가 수영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놈의 돈이.(웃음)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렴하게 수로를 만들었다.

    49.
    Q : 내가 웃으면 세상이 웃고 내가 울면 너만 운다. 라는 구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A : 동경인가에 갔을 때 커피숍 머그잔에 써있었던 구절이다. 누구의 시인지도 써있지 않았다. 엘라 윌러의 유명한 시라는 것을 올드보이 발표 후 이동진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처음 알았다. 무식한거지.(웃음) 고독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50.
    Q : 이우진이 마지막까지 미도에게 오대수와의 관계를 알리지 않은 이유?
    A : 미도는 죄가 없다는 오대수의 말처럼 복수라는 것은 강도도 강도지만 타겟이 정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도가 알게 된다는 것을 오대수가 안다는 것은, 한 단계를 더 뛰어넘는 형벌이기에 이우진이 그렇게 할 가능성 또한 있었다. 오대수가 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상자를 굳이 가져다 놓을 필요는 없었는데 굳이 갖다놨다는 것은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우진을 그렇게까지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이 정도 했으면 됐다.'라는.. 오대수가 느끼는 분노와 피로감이 이우진에게도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마지막 순간에 이우진은 피로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물러설 때가 됐다는 느낌. 나중에 오대수가 리모콘으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순간 굉장히 피곤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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