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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76249
    작성자 : 짬뽕야
    추천 : 241
    조회수 : 34399
    IP : 183.96.***.140
    댓글 : 30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10/25 23:59:07
    원글작성시간 : 2016/10/25 17:59:33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76249 모바일
    (긴글) 남편이 동성애자 오빠를 역겨워합니다.
    옵션
    • 창작글
    안녕하세요, 눈팅러인데, 그동안 쓴 글이 있어서 아이디 새로 만들어서 글 올리네요.
    요즘 시국이 많이 안좋은데 그런 와중에 저희 집안 시국도 만만치 않아요. 며칠 전 부터 남편과 저의 관계는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희 오빠의 비밀을 남편에게 털어놓은 것이 시작 일 수도 있겠죠.

    저희 오빠는 동성애자입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알았어요. 
    오빠가 대학에 가고, 오빠의 컴퓨터를 받아 쓰게됐는데 그 때 알게됐죠..ㅋㅋㅋ 남들과 다른 취향의..(?)
    그때는 어려서 아무생각없이 오빠에게 물었더니, 사실대로 말해주더라구요. 
    사실 남들이 그렇듯 오빠와 저는 그렇게 사이가 좋진 않았어요. 대화도 거의 없었고 오빠가 대학에 가고는 거의 연락하지 않았죠.
    어린마음에 오빠에게 안부 묻는 것이 부끄러워 그런식으로 연락을 했는데 오빠가 많이 당황했나봐요.

    한참을 있다가 다시 장문의 메세지가 왔어요. 침착하게 자신이 동성애자이며, 이건 남들과 다른 것이 아니다.
    본인이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제가 상처받을 것이 걱정 된다면서요. 대략적으로 기억하는 건 이 것 뿐인데,
    그때는 진짜 엄청나게 긴 문자가 왔어요ㅋㅋㅋ MMS로..똑똑한 사람이에요. 그런 상황이 언젠가는 올거라 생각하고 준비했었나봐요.
    근데 저도 참 이상한게, 그냥 별로 신경쓰이진 않더라구요. 오빠는 제가 나한테 말걸지마!! 더러워!! 뭐 이런 반응을 예상했겠죠.
    전 그냥 오빠 하나도 안부끄럽고, 부모님께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제 핏줄이라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걸까요.

    저희는 지방에서도 더 시골 출신이고, 그때 당시 오빠는 악바리 같이 공부해서 서울에 있는 중상위권 대학으로 들어갔어요.
    집안사정이 정말 많이 안좋아서 학원한번 안다니고, 인강도 EBS만 들으면서요
    오빠는 제가 서울에서 공부하기를 바랬고, 저 역시 오빠 때문에 자극을 받아서 결국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게 됐죠.(그때 당시에도 많이 어색했어요. 연락도 거의 안했고)
    오빠가 군대 갔다왔다가 후배랑 같이 살고있었는데, 제가 입학할 즈음에 후배가 군대를 가게 되서, 제가 오빠랑 같이 살게 됐어요.
    그 때 많이 친해졌어요. 제가 술취하면 학교 앞까지 데리러 오고, 얘기도 정말 많이 했어요. (제가 체대..를 들어갔는데, 많이 걱정됐나봐요ㅋㅋㅋ꼴에 가족이라고)

    남편은 제 네학년 선배였어요. 오빠 몰래 꽁냥꽁냥 잘 사귀다가 저 막학기때 쯤에 남편이 취업하고
    자기는 빨리 결혼했음 좋겠다해서 올타쿠나하고 시집갔어요. 원래는 임용고시를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제가 유아교육에도 관심이 많아서 결혼하고 천천히 준비하면 되겠다..라는 철없는 생각으로요(지금은 후회중입니다)
    지금남편은 체육교사에요. 요새 체육교사 티오가 거의 없는데 시아버님께서 교육관련 직종에 종사하셨어서, 사립중학교에 계약직으로 들어갔다가 정규직 됐어요.
    체대출신이라 그런지, 많이 보수적이지만 남편 첫 여자친구가 저였고, 천성이 착하고 순해서 놓치기 싫은 마음이 컸어요.
    그 때까지 오빠랑 같이 살고 있었는데, 오빠랑 셋이서 술을 먹었고 친하게 지내더라구요 쿵짝도 잘맞고ㅋㅋㅋ 그 후로 결혼하기 전 까지 셋이서 자주 놀고했어요.
    둘이 벌써부터 형님 아우 하면서요

    오빠는 졸업 후에 이름만 들어도 아는, 대기업에 입사해서, 돈도 어느정도 모았는데도 저 때문에 계속 월세로 그 집에 같이 살았어요(저희학교 근처에 집이 있어요)
    그러다 제가 결혼을 하게되서 오빠도 회사근처로 집을 얻을까 생각하더라구요. 문제는 저희였어요. 막상 결혼은 결심했는데 남편이 모아둔 돈은 고작 1-2천이고, 
    저는 학생이라 말 할 것도 없었죠. 그땐 참 생각이 없었어요. 시댁이랑 친정도 형편이 넉넉한 편은 아니라, 상견례하면서도 예단 혼수 다 제하자고 말이 나왔어요.
    문제는 집이었죠. 남편이름으로 대출을 받아야하나, 그냥 월세방이라도 들어가야하나 생각하는데 오빠가 선뜻 통장을 내주더라구요. 그 돈이 사실 어떤 돈인 줄 알아요.

    친해졌을 때 알게 된건데, 오빠가 고등학교 때 왕따를 당했었나봐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으나 아마 오빠의 성적취향과 관련 된 문제였나봐요. 그 때부터 이를 악물고 공부했대요. 자기 그렇게 만든 놈들, 당장은 힘은 없어도 나중에 코를 눌러주겠다구요. 그 시절부터 오빠가 통장을 만든거래요. 몇만원 돈 되지도 않는 용돈을 모으고 대학때는 알바를 몇개씩 해대고, 먹을거 안먹고 입을거 안입으면서 나중에 좋은 차나 좋은집 사려고 모으고 있었던거에요. 저는 그걸 다 아니까, 차라리 셋방 살았으면 살았지 이 돈 못받는 다고 하니까 자기는 어차피 결혼할 일도 없고, 좋은 직장 들어갔으니까 돈 벌 일만 남았다고, 주는거 아니라 무이자로 빌려주는거니까 꼭 갚으라고 웃더라구요. 그 때 같이 술먹으면서 많이도 울었어요. 남편 불러서 남편도 고맙다고 같이 울었어요ㅋㅋㅋㅋㅋ(천성이 착해요) 

    그리고 시댁이랑 친정에서 여윳돈 얼마 마련해주셔서, 결혼식도 작게 치르고 결혼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3살 남아를 슬하에 두고있습니다ㅎㅎ
    남편도 열심히 일하고, 저도 애기 낳고 초반에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틈내서 유아교육책 보고있어요(그래봤자 1-2시간??)
    오빠 도움이 컸어요. 자기는 평생 애도 못낳는데, 우리 애기가 자기 아들 아니냐며, 거의 매일 보러와요. 올 때마다 어디들렸다 왔다고 옷이며 생필품이며 애기 장난감같은 것들..
    거래처에서 받아온 선물이며 바리바리 싸서 오니까 저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컸죠. 솔직히 저희애기 옷가지나 필요한 것들은 거의 제 돈으로 사본 적도 없는 것 같애요.
    기저귀나 분유는 베란다에 쌓여있어요. 애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울 애기도 오빠오면 아빠보다 더 좋아서 발소리 들리면 삼쭌~ 거려요ㅋㅋㅋ
    오빠는 얼마전까지 혼자 예전에 같이 살던 집에 살다가 다시 여유가 생겨서 회사근처 전세를 구해서 들어갔구요.(그때 저희가 빌린 돈 때문에 계속 거기 살았어요)

    그러다가 한달 전쯤에, 셋이서 같이 술을 먹는데(결혼 후에도 자주 먹었어요. 남편이 오빠를 엄청 따랐어요.) 애기를 시댁에 맡겨두고 온터라, 셋다 엄청 취해서
    깔깔거리며 놀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진지한 얘기...로, 왜 그럴 때 있잖아요. 한명이 울면 다른애들이 따라우는 것 처럼ㅋㅋㅋ...
    남편이 요새 너무 힘들다고 한탄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남매가 같이 위로해주다가, 진짜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된 줄 모르겠지만 오빠이야기까지 하게됐어요.
    남편이 오빠가 동성애자인걸 알게 된거죠. 제가 남편을 너무 믿고있었나봐요. 깨어있고 착하고 예의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서 인상을 쓰더니
    아..씨발..이러고 혼자 나가버리더라구요. 저랑 오빠도 너무 놀랬고, 오빠는 일단 니 남편 챙기라고 보내서 저도 정신없는 와중에 남편 따라 집에 왔어요.
    집에 왔더니 쓰러져 자고 있대요. 그래서 그냥 술취해서 그런갑다. 조금은 안심하고 저도 씻고 잤어요.

    그 다음날 남편 출근하는거 봐주는데, 남편이 뜬금없이 그러더라구요. 느그 오빠 게이야? 순간 벙쪘어요. 아 실수한거구나.
    그래서 "아냐~ 무슨소리야. 술김에 장난친거겠지" 했더니 자기 기억 똑똑히 난다고. 다시는 안볼꺼니까 집에 못오게 하라고 하면서 쌩 나가더라구요.
    화 한번 낸 적 없던 사람인데, 갑자기 그렇게 말하니까 꼭 제가 죄지은 것 같고 배신감도 들고 오빠한테도 너무 미안해서 소파에앉아서 펑펑 울었어요.
    오빠한테는 전화해서 남편 술취해서, 기억 안나는 것 같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뒀어요. 맘이 약해서 또 일하는데 걱정하고 있을까봐요.

    밤에 남편이랑 제대로 얘기해야지 싶어서, 시댁에 죄송한데 애기 하루만 더 맡아달라고 부탁드리고 저녁부터 안주거리 만들고 할 말 정리하고 연습하고 했어요.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제가 잘 설명을 해줘야겠다 싶었어요. 분명히 누구나 당황스럽게 여길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아무렇지않게 웃으면서 집에 들어오는 남편보니 울화가 치밀더라구요. 그래도 남편에게 혹 동성애자랑 관련 된 안좋은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저도 웃으면서 남편 맞고 같이 맥주한잔했어요.  둘다 약간 취기가 올랐을 때 본론을 말했어요. 당신 말대로 오빠 동성애자 맞다. 그런데 꼭 그렇게 말을 해야했냐. 혹시 관련해서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냐고 물어보니 아무일도 없었대요ㅋㅋㅋ 그냥 남자끼리 그 짓한다고 생각하면 역겹답니다. 이 때까지 자기도 그렇게 본걸 수도 있다며 생각해보니 눈빛이 좀 이상했대요ㅋㅋㅋ

    저희 남편, 키크고 준수한 외모지만, 저희 오빠 남편과 비교 못할정도로 진짜 잘생겼습니다ㅋㅋ 가족이라서 이렇게 말하는게 아니라 키는 평균수준이지만, 이종석 닮았어요ㅋㅋ
    회사에서도 여직원들한테 대시도 많이 받고 그걸고 스트레스 받는 걸 봤거든요.(오빠가 대학와서 지돈으로 치아교정하고 환골탈태했죠) 3년 정도 사귄 남자친구도 있어요(예전에 한번 같이 술자리 했는데 오빠보다 더 잘생겼습니다..)

    남편 헛소리 듣는데, 말문이 턱 막히고 기가 찹디다. 제가 말했어요. 오빠 지금 만나는 사람도 있고, 물론 사람이니까 싫을 수도 있다. 니 마음대로 안되는 것도 안다.
    그런데 오빠는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 같이한 세월이 얼마냐. 오빠가 집이며 가구며, OO이 옷이고 장난감이고 다 해줬다. 나 볼 일 있다고 하면 자기 반차내고 애기 봐준다. 오빠가 우리가족 보험 들면서, 너네 가족 보험도 들어야 한다고 해서 들었다가 니 엄마 수술비 아낀거 아니냐. 지금 니 보험료도 오빠가 낸다. 니한테 오빠가 한번이라도 추태부리고 더러운 짓 한적있냐. 니보다 잘생기고 멋진 사람 만나고 있다. 니가 적어도 인간이면, 아무리 싫어도 오빠 앞에서 씨발거리면서 나오는건 아니지 않냐. 차라리 조심스럽게 형님, 조금만 더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면 나도 이딴식으로 너한테 말 안했다. 너는 오빠가 이해가 안되지? 나는 니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쏟아 부었어요. 제 얼굴이 시뻘개지고 눈물이 계속 나오더라구요. 근데 남편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그런거 다 고맙게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도 형님한테 잘한거 아니냐. 그런데  싫은걸 어떡하냐. 사실 자기 출근하고 오전에 오빠한테 전화가 왔는데, 역겨워서 받지도 않았답니다. 그 말 들은 후에는 얼굴 보기도 싫답니다. 저같으면 여자끼리 그짓하는 사람이랑 친하게 지낼 수 있냐고 물어보는데, 뺨 한대 때리고 집 나왔네요. 침착하게 얘기하려던 제가 등신이었어요. 새벽에 오빠집에 가서 울고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오빠는 자기 때문에 싸웠냐면서 빨리 집 들어가라고, 불편하면 내가 안보면 되는 일 아니냐고 그러는데, 이 미련 곰탱이 같은게 너무 불쌍해서 더 울었습니다. 살면서 얼마나 이런일을 자주 겪었는지, 담담하게 말하는게 더 서럽더라구요. 

    남편에게 이해를 강요하는건 아닙니다. 제가 어릴 때 개한테 물려서 개만 봐도 정말 무서워하고 치를 떠는데, 남편이 정말 좋아해서 1살짜리 포메키우고 있어요. 작은 개라 그나마 덜 무섭긴 해도, 애기랑 저랑 둘이 있는데 와서 짖으면 무서워서 손이 덜덜 떨려요. 그래도 남편이 좋아하니까 남편한테는 싫은소리 않고, 제가 먼저 개한테 가서 쓰다듬어주고 밥주고 씻기고 해요. 원래 그런거 아닌가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면, 존중하고 이해해줘야하는거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믿어요. 싫은마음이 들면, 얘기해보고 들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하는거 아닌가요. 물론 부부의 일이기에 서로가 가장 중요하고 서로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본인이 싫다고 5년가까이 호형호제하던 사람한테 단번에 욕을 내뱉는 사람이, 제가 질리면 그렇게 하지 않을까 겁도 납니다.

    누구보다 애기 좋아하고, 자기는 꼭 자기 닮은 아이가 갖고싶었는데 그걸 못하니, 제 애기한테 자기 시간, 돈 다 투자하는 우리 오빠, 다른 사람한테 그런 취급을 받아도 눈 돌아갈 것 같은데. 평생 제 옆에서 살 남편이 그런 취급을 하니까 보이는게 없네요. 물론 남편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제가 폰을 꺼두니, 오빠 폰으로 반말로 저 보내라고 하는 것 보고 더 정이 떨어집니다. 지금 애기는 시댁에 있고, 저는 계속 오빠집에 있습니다. 친정에까지 연락을 했는지, 부모님께 전화가 오는데 남편이 부모님께 오빠에 대해서 말이라도 하면 어쩌나 조마조마 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오유분들에게 현명한 답을 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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