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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71380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51
    조회수 : 15106
    IP : 221.156.***.244
    댓글 : 14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10/01 23:59:23
    원글작성시간 : 2016/10/01 13:06:33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71380 모바일
    사촌조카의 순수함을 지켜주기로 했다.
    옵션
    • 창작글
    바로 위 사촌누나와도 나이차가 꽤 나는지라, <div>사촌조카들 중 막내는 벌써 중1이다. </div> <div><br></div> <div>애기때는 서울과 지방에 살아 본적없고,</div> <div>내가 서울로 상경하고나서,</div> <div>혼자사는 사촌동생이라고 누나들이 들락날락하며 (귀찮게) 챙겨들줄때</div> <div>같이 따라오다보니 애들이랑도 다 친해졌다.</div> <div><br></div> <div>나는 이 아이들에게 "당숙"이라고 불려야하지만,</div> <div>당시에는 제일 큰 애도 초딩이던 시절이라,</div> <div><br></div> <div>"당슉??? 우리 탕슉먹고싶어~"</div> <div><br></div> <div>라며, 내 지갑만 축내어대서 </div> <div>포기하고 그냥 "삼춘"해주기로 했다.</div> <div><br></div> <div>당시에는 최신기종 플스2가 내 자취방에 있어서 애들은 종종 학원빼먹고 </div> <div>비밀번호따고들어와서 철권이며 니드포며 귀무자며 진삼국무쌍이며 위닝을 하고...</div> <div>방청소 안하고 가곤했다-_-...</div> <div><br></div> <div>이것들이 학원빼먹고 내 자취방에 놀러온다는걸 알게된 누나들 덕분에,</div> <div>남들은 열쇠자물쇠에서 오토도어락으로 바꿀때,</div> <div>나는 오토도어락에서 열쇠자물쇠로 바꿔야했다.</div> <div>당시 집주인할머니가 엄청 까탈스러운 양반이었는데, 큰누나가 어찌어찌 구워삶아놓았는지 암말도 안하더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은 학업에 사춘기에 뭐에 해서 예전같이 살갑진않은데,</div> <div>위에서 말한 중1짜리 막내는 여전히 꼬마때처럼 살갑게 대한다.</div> <div><br></div> <div>큰집에서 막내손녀에</div> <div>작은 누나집에서도 막내포지션에</div> <div>작은 누나집 큰애가 공부를 엄청 잘하고 똑부러지는 애여서</div> <div>막내는 자기하고싶은거하고 착하게만 커다오.하며 키우는 애라 상큼발랄하기 그지없는 애다.</div> <div>우리 막내를 본 팀장님 말에 의하면,</div> <div>"만화에서나 그려져나오는 막내딸 이미지."란다.</div> <div><br></div> <div>다른 조카들은</div> <div>"어. 삼춘. 안녕."</div> <div>"ㅇㅇ."</div> <div>"문상줘."</div> <div>"꺼져."</div> <div>가 사내놈이고 계집아이고 이게 인사인데,</div> <div><br></div> <div>우리 막내는 나보면 삼추우우우우우우우우운~~~~~!!!!!!!!하고 달려와서 벌처럼날아 벌처럼 안겨들어 내 허리를 활처럼 휘게 만드는 애다.</div> <div>전에 길거리에서 한번 준비안하고 받았다가 진짜 허리 한번 나갈뻔한 이후로는 준비해!!!라고 경고는 해주는데...</div> <div>아직도 지가 6~7살때 꼬마인줄 알고있어 퍽 곤란하다.</div> <div><br></div> <div>그래도 그 나이되도 삼촌삼촌~하고 문상달란 소리도 안하고 앵겨붙으니 </div> <div>달라고 말안해도 야. 책값은 엄마한테 달라하고 이걸로 뭐 사먹어.라고 세종대왕이 한번씩 절로 나오게하는 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 저번에 큰집가서 밥을 먹게 되었다.</div> <div><br></div> <div>사촌누나들이랑 나이차가 많이나서 큰집에서 나의 포지션은 여전히 꼬꼬마인데,</div> <div>지금도 큰엄마는 어릴때 매운거 못먹어서 고생하던 나의 기억이 있으셔서,</div> <div>김치 손으로 죽죽 찢어 물에 행궈서 내 밥숟가락에 얹어주신다-_-...내 나이 30대건만...</div> <div>소세지도 구워주심...삼겹살에 비계 못먹었다고 지금도 주로 목살구워주심...이제 그런거 안가려요...</div> <div>남들은 커피타주고...나는 지금도 아이스크림 나옴...사과갈아줄까?는 그냥 레퍼토리임.</div> <div><br></div> <div>어째 애들은 없고 매형들이랑 누나들만 있어서 얌전히 밥먹고 앉아있자니,</div> <div>"처남~우리 막내딸 안와서 심심해서 어째~"</div> <div>하고 작은 매형이 그런다.</div> <div>ㅋㅋㅋㅋㅋ 웃어버리고, 아직도 허리에 붙이고 다니는 파스를 보여주자 다들 빵터져버렸다.</div> <div><br></div> <div>"우리 막내가 다른 친척들한테는...장모님말고는 막 그렇게 안 앵기는데 처남한테는 살갑게 대해."</div> <div>"이상형이 나같은거면 그것도 큰일인데..."</div> <div>"바르고 고운것만 보다가 못난거 보니까 신기한가보지."</div> <div><br></div> <div>바로 우리 엄마한테 이를뻔했다.</div> <div>엄마!!! 누나가 엄마아들 못생겼대!!!</div> <div>(우리 오마니 : ㅇㅇ. 너 못생김.)</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 그거, 우리 막내가 그러는데 삼촌은 막 장난치고 물건망가뜨려도 화안내서 그러는거랬어. 삼촌은 그런면이 좋대."</span></div> <div>"에에? 예전에 우리 애가 컴퓨터 망가뜨렸을땐 엄청 화내던데???"</div> <div>"그건...3일밤새가며 만든 기획안. 지 게임깔고 뭐하다가 날려먹어서 그런거아뇨...</div> <div>수리비만 30들었어. 줘. 이런말까지 들으면서 내가 내줄 이유가 없지...</div> <div>...아닌데...나 막내한테 혼낼거는 혼내고 그러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플스2가 질려서 플스3로 갈아탔을때였다. (용과 같이3 가 나와서 어머!!! 이건 사야해!!!하고 질렀음.)</div> <div>조금만 더 기다리면 가격도 떨어지고 패키지도 있고 그럴건데, 성질급하게 내질러버렸다.</div> <div>게임하느라 밥먹을 시간없을테니, 식비로 충당하면 된다는 미련한 생각으로 질러버렸다.</div> <div><br></div> <div>삼촌 또 게임기질렀다.고 소문이 퍼져서 주말에 내가 해야하는데 이것들이 아침부터 건너왔다.</div> <div><br></div> <div>"니들 밥은?"</div> <div>"안먹었어!!!"</div> <div>"....식비아껴서 산건디;;; 하고들 있어...밥할라니까...쿵쾅거리지마. 아랫집에 무서운 아저씨 산다.(회사후배 아래층에 이사옴.)"</div> <div><br></div> <div>아침에 지 오빠나올때 엉겁결에 따라나온 막내는 보니까 눈곱도 안떼어져있었다.</div> <div>"아이구야...쌀씻는것보다 너 세수 먼저 시켜야겠다...</div> <div>이러고 다니면 사람들이 흉봐. 너는 얼굴예쁘니까 세수만 잘하고 다니면 돼.</div> <div>둘째야. 막내 세수 좀 시키고 머리 좀 묶어줘라."</div> <div>"잠깐만. 내 차례야."</div> <div>"못된 언니일세-_-...가자."</div> <div><br></div> <div>막내세수시키고 코 킁!!! 옳지. 잘한다. 가서 언니오빠들이랑 놀아라.하고 풀어줬는데...</div> <div>짬딸리는 막내라 턴이 언제 돌아올지몰라 쌀씻고 찌게끓이는 내 옆에 달랑달랑 붙어다닌다.</div> <div><br></div> <div>"야. 걸리적거려. 저리가서 놀라니까?"</div> <div>"안놀아주는걸?"</div> <div>"그렇다고 내가 부엌칼들고 칼춤추며 너랑 놀아줄수없는 노릇아니냐...그래...이거 계란찜하게 계란 좀 깨줘. 저번에 갈켜줬잖아."</div> <div>"네!!!!"</div> <div><br></div> <div>야. 막내는 삼촌도와준다고 이러고 있는데 니들은 어후...하고 다 포기하고 식사준비 하다보니 </div> <div>아랫층 후배한테 "거 좀 조용히 좀 합시다ㅋㅋㅋㅋㅋ"하고 문자도 오고 떠들썩한 주말 아침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야. 밥 다됐다. 게임꺼. 밥상펴."</div> <div>"응!!!"</div> <div>"우와!!! 맛있는 냄새!!!"</div> <div>"삼춘밥은 냄새만 좋아. 맛은 없어."</div> <div>"야. 넌 먹지마."</div> <div>"농담이야. 삐치긴."</div> <div>"뜨거우니까 조심히 날라. 계란찜 큰거는 막내꺼야. 막내가 계란깨줬는게."</div> <div><br></div> <div>막 그러다가 남은 누룽지밥...결국 내 밥...긁어다가 밥상으로 가니 </div> <div>내 플스3가 아직도 방바닥에 굴러다닌다.</div> <div><br></div> <div>"야. 저거 치워야지. 방도 좁은데 앉을데없잖아."</div> <div>"내가 치울께!!! 내가 치울께!!!"</div> <div><br></div> <div>언제나 삼촌편이자, 게임은 하는건 좋아하는데 잘하지는못해서 턴 돌아와도 3분 이상 못하고 언니오빠들한테 턴이 넘어가버리고, </div> <div>너 만지면 너가 다치거나 고장날것같으니까 오빠언니보고 해달래자래서 듀얼쇼크말고는 만지지도 못하는,</div> <div>하필 그때 제일 가까운데 앉아있던 막내가 이때다 싶어 </div> <div>듀얼쇼크 막 꽂혀있어 선이 엉클어져있던 플스3를 번쩍 안아들고는, <span style="font-size:9pt;">3발자국도 못가서 전원케이블에 걸려 넘어져버렸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플스3가 부서질때 무슨 소리나냐면 진짜 "우지끈 와장창"소리나더라.</div> <div>우지끈은 실제로 부서지는 소리.</div> <div>와장창은 내 멘탈이 부서지는 소리.</div> <div><br></div> <div>그리고 여지없이 따라들리는 우와와아아아아앙!!!!하는 막내의 울음이 터져버렸다.</div> <div><br></div> <div>내가 우려했던 광경.</div> <div>너가 그거 만지면 너가 다치거나 고장날것 같다.던 그 광경이,</div> <div>진짜로 눈앞에 펼쳐졌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아랫층에 있던 후배가 놀라 뛰어올라올정도로 제대로 부서져버렸다. 내 멘탈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래도 이성보다 본능이 더 먼저인 사람이라, 얼른 막내 안아들고 어디봐 어디 안다쳤어?하고 챙겨야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누가 나도 좀 챙겨줬으면...</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후배는 자기 방에서 조카들 밥을 먹이겠다며 밥상 그대로들고 애들보고 따라오라고 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삼촌괜찮으니까 울지말고, 여기 삼촌따라가서 밥먹고있어. 이것만 치우고 내려갈께. 야. 막내데리고 내려가.</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산지 10일...바빠서 개봉도 못하다가 개봉한지 3일...키류와의 만남...채 1장도 못깻건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 누나. 애들 우리집에. 응응. 밥먹이고 있어. 괜찮아. 혼자먹는것보다 떼로 먹으니 즐겁네. </div> <div>이따가 데리러올거지? 아. 지금? 응응. 반찬 저번에 준거 아직도 많이 남았어. 안줘도...장조림??? 가져와. </div> <div>어. 1시간 뒤에? 미장원이시구만? 여기 큰누나네랑 형네 애들도 있으니까 한방에 데려가. </div> <div><br></div> <div>마침 우리 애들 거깄니???라고 전화온 누나한테</div> <div>차마 플스값내놓으라고 말도 못하고 묵묵히 치우고 밖에 나가 담배 한대 태우고 올라갔다.</div> <div>내 누룽지밥...후배가 배고파서 다 먹어버렸다...아니...이 쉐키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막내 그래서 나한테 그렇게 살갑게 대하는거야?</div> <div><br></div> <div>아니다. 오해다.</div> <div>나는 조카가 소중한 게임기를 박살내도 애가 그럴수도 있지.하고 넘어가는 부유하고 너그러운 삼촌이 아니라,</div> <div>이거 수리비 얼마나 나올까. 견적뽑느라 멍때려서, 애한테 화 낼 타이밍을 놓쳐버린 멍청이에 불과했다.</div> <div><br></div> <div>ㅇㅇ. 혼이 나가 어버버한거였는데, </div> <div>애는 그거보고 삼촌이 어른스럽게 용서한건줄 알고 있음.</div> <div><br></div> <div>아니야...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깨...</div> <div><br></div> <div>그 말을 들은 큰엄마는 또 그거 얼마냐. 큰엄마가 돈줄께 새로 하나사거라!!!라시는데,</div> <div>아니예요. 플스4 진작에 샀어요. 그 돈으로 고기구워주세요.라고 넘어갔다. 으흐흐. 고기다 고기. 니쿠다 니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수리비는 차라리 새로 하나 사는게 나을정도로 더럽게 비싸게 나와서 포기하고,(렌즈부터...안에 그냥 다 나감.)</div> <div>아랫집가서 회사후배꺼 들고와서, <span style="font-size:9pt;">내 플스돌려주라고!!!!라며 문을 쾅쾅 두드리는 후배의 외침과 카톡 전화 다 무시하며,</span></div> <div>키류의 사나이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우리 막내가 크면 언젠가 "하루카"처럼 저렇게 중학생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며 용과같이3를 했었는데,</div> <div>문득 생각해보니 막내가 벌써 중학생이다. 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누나한테 사연을 들으니...</div> <div><br></div> <div>막내커서 취직하면 (진짜로)받으려고했던 </div> <div>플스3기계값과 그때 안에 들어있던 위닝일레븐값 + 멘탈위자료...의 청구권을 포기하고,</div> <div>사촌조카의 순수함을 지켜주기로 했다.</div> <div><br></div> <div>눈물을 머금으며.</div>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애가 초등학교 6년과정을 넘어 중학생이 될동안
    그때는 조카들이 "삼촌 장가 언제가???"라고 물었는데,
    지금은 조카들이 "삼촌 혹시 게이야???"라고 묻습니다.

    내가 알던 순진무구하고 삼촌을 우러러보던 사랑스런 조카는
    이제 막내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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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01 13:16:36  121.174.***.237  마인푸우  11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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