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원래 여름은 신경외과의 휴가철이다. </span></div> <div><br></div> <div>날씨가 더우면 혈관도 말랑말랑해지는지 내인성 뇌출혈도 그닥 많지 않고 </div> <div><br></div> <div>외상성 출혈도 근육이 말랑말랑해서인지 생각보다 크게 안다쳐서 온다. 몸이 풀려있다는건 언제나 중요한 일이니. </div> <div><br></div> <div>그래도</div> <div><br></div> <div>바쁜날은 바쁜시간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div> <div><br></div> <div>60대 여자환자가 지주막하 뇌출혈로 왔고 </div> <div><br></div> <div>50대 남자환자가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왔다. </div> <div><br></div> <div>지주막하 뇌출혈환자는 의식이 아슬아슬해서 응급으로 혈관내 코일색전술을 시행하기로 결정이 났고 </div> <div><br></div> <div>외상성 경막하출혈환자는 개두술 및 혈종제거술로 결정이 났다. </div> <div><br></div> <div>한명씩 순서대로 와주면 얼마나 좋겠나.. 근데 자비는 없었다. </div> <div><br></div> <div>마취과에 정신없이 연락을 하며, 어느 환자를 먼저 마취를 시작할지 논의를 하고 </div> <div><br></div> <div>보호자를 불러서 수술동의서를 받고 수술방 출발 시키려는 찰나. </div> <div><br></div> <div>젠장. </div> <div><br></div> <div>남자환자가 보호자 없었다. </div> <div><br></div> <div>이런경우는 "응급 입원 확인서"라는것을 작성해서 입원시키게 된다. </div> <div><br></div> <div>말 그대로 </div> <div><br></div> <div>의학적으로 응급상황이나 돈문제는 나중에 보건복지부나 기타등등의 경로로 어떻게든 해결하기로 하고 </div> <div><br></div> <div>나와 담당교수님 명의로 이환자 존나 급해서 지금 입원해서 수술안하면 죽으니 돈문젠 두째 치고 나중에 시말서 적어줄테니 입원시켜주세요. 이런서류다. </div> <div><br></div> <div>수술동의서는 지장으로 갈음한다. </div> <div><br></div> <div>의식도 없는환자이니깐 설명은 제대로 해줄수도 없다. 으으으.. 이러고 있는데 너님 죽을수 있지만 놔두면 죽으니 수술합니다. 이런건데 </div> <div><br></div> <div>사실 크게 법적효력도 없으니 나중에 잘못될 환자가 잘못되도 이건 머 독박쓸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하는짓이다. </div> <div><br></div> <div>와중에 다른 보호자가 자꾸 와서 한마디씩 한다. </div> <div><br></div> <div>-엠알 찍었는데 설명해줘요.. 설명해줘요 </div> <div><br></div> <div>힐끗보니 우리과 환자는 아니다. 무시한다. </div> <div><br></div> <div>-사람이 말을 걸었는데 대답도 안해? 야 너 머야? </div> <div><br></div> <div>저게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인가? </div> <div><br></div> <div>-지금 바빠서 설명 못해드려요 </div> <div><br></div> <div>자 이제 머라고 써야 응급입원의 당위성이 있을것인가.. </div> <div><br></div> <div>-야 보호자가 설명해주라면 설명 해줘야지 머하는짓이야! </div> <div><br></div> <div>이건 머하는 놈이지? </div> <div><br></div> <div>-지금 죽어가는 환자 보고 있잖아요! </div> <div><br></div> <div>-머가 바뻐 진단서 적고 있구만 아주 못쓰겠네! </div> <div><br></div> <div>아오 빡쳐.. </div> <div><br></div> <div>-이거 진단서 아니라 응급입원 요청서거든요! </div> <div><br></div> <div>-그거 적는다고 설명을 안해! 아주 못쓰겠네 내가 대학교수야 이새끼야! </div> <div><br></div> <div>폭팔한다. 아 이 개**가</div> <div><br></div> <div>-어쩌라고! 어쩌라고! 나 신경외과 @@@라고 하고 이의 있으면 민원신청 하시던가! 죽어가는 환자앞에서 머하는 짓이야! </div> <div><br></div> <div>-너 내가 가만 안둔다 너이새끼 못쓰겠네 아주 쓰레기야! </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장렬히 민원폭탄을 맞았다. </div> <div><br></div> <div>주임교수님한테 그냥 꾹 참고 고개돌리고 욕하라는 위로의 말도 들었다. </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닥터스는 어짜피 못봤다. 드라마 볼시간 있으면 자야지 .</div> <div><br></div> <div>근데 </div> <div><br></div> <div>진짜 화장하고 깔끔한 레지던트가 나온다고 하더라. </div> <div><br></div> <div>우아하고 고상한말 쓰는 레지던트가 나온다고 하더라. </div> <div><br></div> <div>나는 그렇게 어떻게 해도 이런상황에선 화낼거 같은데 </div> <div><br></div> <div>참.. 우울한 토요일이다. </div> <div><br></div> <div>또 수술하러 가야지.. 총총..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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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08/27 09:44:25 114.204.***.71 팥빵시로
468481[2] 2016/08/27 09:48:04 45.3.***.216 둘리에요
427007[3] 2016/08/27 09:50:00 120.142.***.219 깽깽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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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126[5] 2016/08/27 10:06:14 223.33.***.1 오유상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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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6172[7] 2016/08/27 10:46:18 211.109.***.48 베비봐봐
187176[8] 2016/08/27 11:17:54 211.192.***.44 잔액부족
404876[9] 2016/08/27 11:18:57 78.193.***.81 왈왈왈왈왈왈
681332[10] 2016/08/27 11:36:59 175.223.***.177 愛Lov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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