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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55340
    작성자 : 성성2
    추천 : 120
    조회수 : 10662
    IP : 210.123.***.131
    댓글 : 1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7/20 00:40:43
    원글작성시간 : 2016/07/19 11:07:42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55340 모바일
    뱀파이어 같은 친구 이야기
    옵션
    • 창작글
    <div>처음 녀석을 본 것은 대학 오리엔테이션 때였다. 녀석을 처음 봤을 때 드디어 대학에서 '신'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신은 어르신이다.</div> <div>동기 중 외모로 주목받는 것은 나와 녀석이었는데 선배들은 내게 "한국 사람 맞으시죠?" 라는 질문을 그리고 녀석에게는 자연스럽게 </div> <div>군번을 물어봤다. 그리고 미필에 심지어 생일도 빠른 2월생이라는 말에 군번을 물어본 선배도 그리고 듣고 있는 우리도 경악에 빠졌다. 그때 내 </div> <div>머릿속에 든 생각은 "저 자식은 고등학교 때 교련을 배운 게 아니라 분명 노련을 배웠을 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녀석과 전공부터 교양까지 수업이 모두 일치해 자주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져 서로의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div> <div>나눴는데, 내가 은근히 이국적 외모를 신경 쓰고 약간의 콤플렉스가 있었던 반면 녀석은 또래보다 20년은 앞서나가는 외모를 은근히 즐기고 아니 </div> <div>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녀석이 자취하는 나를 안쓰럽게 여겨 가정식 백반을 먹여주겠다고 녀석의 집으로 데려갔을 때 </div> <div>녀석 방에 걸려있는 큰 액자의 유치원 졸업사진을 보고 처음으로 6세 어린이의 모습에서 장난스러움, 귀여움, 천진난만이 아닌 근엄함을 발견했다.</div> <div> </div> <div>그렇게 난 녀석을 대학 신입생 때부터 이십여 년간 봤다. 녀석이 졸업하자마자 동갑내기 동아리 친구와 결혼했을 때도 (그날 신부 측에서는 </div> <div>동갑이라면서 알고 보니 띠동갑 아니냐! 이러며 이 결혼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다행히도 녀석을 닮지 않고 제수씨를 닮은 딸을 낳았을 때도 </div> <div>녀석은 미혼남에서 유부남으로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을 때도 오리엔테이션 때 처음 봤던 스무 살 시절의 그 외모를 변함없이 유지하고</div> <div>있었다. </div> <div>얼마 전 대학 동기 모임때 동기 중 한 녀석이 대학 시절 첫 과MT때 찍은 이제는 낡은 사진을 가져와서 생애 전환기 나이를 맞은 우리는 옛 추억을 </div> <div>떠올렸다. 그때 사계절 내내 민소매 티셔츠만 입고 다니던 몸짱 녀석은 이제 아이들이 좋아하는 토토로가 되어 동심을 되찾았고, </div> <div>동기들 사이에서 여왕벌로 추대받던 뛰어난 미모의 여자 동기는 웃는 모습만은 여전히 아름다운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난 대머리...</div> <div>하지만 녀석만은 그 낡은 사진 속 모습 그대로였다. 뒷짐 지고 근엄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 속의 녀석은 신입생 MT에 눈치 없이 따라온 교수님 </div> <div>모습 그 자체였고 놀라운 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었다. </div> <div> </div> <div>"저 자식.. 뱀파이어 아니야?"</div> <div> </div> <div>우리는 세월의 풍파에도 변치 않는 외모를 가진 녀석이 뱀파이어가 아닌가 의심했다. 나는 함께 술을 마시면 항상 집에 가기 전 해장으로 </div> <div>선지해장국을 고집했던 녀석의 모습을 떠올리며 녀석이 뱀파이어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고 있었다. </div> <div> </div> <div>녀석은 그날 모인 동기들에게 얼마 전 태어난 늦둥이 아들의 락페스티발 초대엽서를 한 장씩 돌렸다. 그 엽서에는 늦둥이 아들이 해맑은 미소를 </div> <div>지으며 웃고 있었는데, 우린 그 아이의 얼굴에서 귀여움보다 연륜을 그리고 이십여년 전 녀석을 처음 봤을 때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div> <div> </div> <div>역시 씨도둑은 못 속인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그날 녀석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는데...</div> <div> </div> <div>니 아들 말이다.. 딱.. 너의 피규어같았어.. 그것도 한정판..</div> <div> </div> <div>귀..귀엽다.. 막 존경하고 싶어져..</div> <div> </div> <div> </div>
    출처 이십여 년 전 노란색으로 염색했던 나는 대머리가 되었고
    이십여 년 전 어르신으로 불렸던 녀석은 여전히 어르신..
    성성2의 꼬릿말입니다
    1. 그날 친구들은 녀석에게 늙지 않는 비결을 물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스무 살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나 해야 할까...
    녀석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난 스무 살 때부터 지금까지 쭉 베이비 로션만을 썼어..."

    그날 밤 집에 돌아와 샤워할 때 녀석의 말이 떠올라 젊어 보이고 싶은 마음에 삼삼이가 쓰는 베이비 전용 샴푸로 머리를 감고 베이비 전용 
    보디클렌저로 몸을 이곳저곳 닦았다. 샤워를 마친 뒤 삼삼이가 쓰는 베이비 전용 수딩젤에 베이비 전용 오일에 베이비 전용 로션을 꺼내고 
    몸에 바르려 준비하는데 와이프가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물었다.

    "응.. 베이비 용품을 쓰면 젊어질 거 같아서...  아! 삼삼이 목욕하면 해주는 것처럼 나를 삼삼이라 생각하고 네가 발라줄래?

    와이프는 내게 

    "오빠 요즘 많이 피곤한가 봐.. 아니면 겁대가리를 상실했거나.. 오랜만에 헛소리를 다 하고.. 내가 마사지 좀 해줄까? 몽둥이 마사지.."

    신혼 첫날 밤보다 훨씬 후끈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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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19 11:17:26  211.51.***.253  끼륵끼륵  22599
    [2] 2016/07/19 11:29:31  173.245.***.76  뽀뽀드락지  688775
    [3] 2016/07/19 12:01:05  223.33.***.111  임부추  435010
    [4] 2016/07/19 12:07:11  125.143.***.165  내가좀귀엽죠  562654
    [5] 2016/07/19 12:18:14  117.111.***.64  o0Liebe0o  70725
    [6] 2016/07/19 14:26:49  223.62.***.96  나는甲이다  203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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