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1. 아빠</div> <div> </div> <div>우리집에서 우스개소리로 잘 하는 말이 "아들은 좀 남아도는데" 다.</div> <div>집에 아들만 셋이 있다보니까 동네 아줌마들도 그렇고 엄마 친구들도 그렇고</div> <div>자꾸만 아들 하나만 달라고 하거나 사위로 달라고 한다. </div> <div>(오빠 분양합니다. 데려가세요. 주의사항: 식빵같음)</div> <div> </div> <div>어린나이에 결혼하고 군대에 있을 때 큰 아들을 본 아빠는, 낯설다 무섭다 라고 생각을 했었고</div> <div>둘째를 봤을 때 역시 서툴렀다고 여러번 고백했다.</div> <div>셋째, 즉 나를 낳았을 때 아빠는 한 달이 넘게 나를 안아보지 못했다고 한다.</div> <div>아들만 내리 키우다가 딸을 보니, 너무 연약해보여서 만지면 안 될 것 같았다고...</div> <div>어쩜 이렇게 발도 손도 작지? 어쩜 이렇게 하얗지? 어쩜 이렇게 살도 여리여리할까? 라는 생각에</div> <div>보기만해도 웃겼다고. (????왜 웃기지?????)</div> <div> </div> <div>막내 아들을 낳았을 때는 아, 역시... 또...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는데,</div> <div>아들들은 아무리 어려도 살도 단단하고 무겁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div> <div> </div> <div>가끔 오빠들이나 막내한테 </div> <div> </div> <div>아빠: 나나 잘해줘~ 나나 해달라는대로 해줘~ </div> <div> </div> <div>라고 하면,</div> <div> </div> <div>작은오빠: 애 버려. 애를 왜 그렇게 키워? </div> <div> </div> <div>라는 핀잔을 받는다. 아직도 아빠는 내가 너무 신기하다고 한다. 아니 왜?</div> <div> </div> <div>2. 엄마</div> <div> </div> <div>별로 알고 싶지 않은데 엄마가 자꾸 공유해주는 소식들이 있다.</div> <div>예를 들자면 음... 큰오빠 생기던 날이라던지, 막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div> <div> </div> <div>엄마: 니 아빠가 내가 싫다고 하는데 글쎄...</div> <div>큰오빠: 엄마!</div> <div>엄마: 그래가지고 내가 안된다고... (자체 검열)</div> <div>작은오빠: (헛기침) 아 진짜 쫌! 애들 듣잖아.</div> <div>엄마: 아, 왜? 알 거 다 아는 놈들이.</div> <div> </div> <div>라고 농담하시곤 한다. 요즘은 우리랑 같이 살지 않으니 나름 신혼부부처럼 사시는 것 같은데</div> <div>공유 안해주셔도 될 내용들은 제발 두분의 마음 속에 묻어두시면 좋겠다.</div> <div> </div> <div> </div> <div>3. 할머니, 그리고 엄마</div> <div> </div> <div>친할머니는 엄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를 여의시고 아들한테 많이 의지를 하셨던 탓이다.</div> <div>할머니는 우리집은 손이 귀한 집이고, 아들 귀한 집이다 라고 늘 말씀하셨지만</div> <div>엄마가 아들을 줄줄이 낳고 또 하나 득템하듯이 낳아서 그 말을 요즘 잘 안하신다.</div> <div>그래서 가끔, 할머니 말씀하시길 "내 아들 너무 잘났다!" 라고 하신다.</div> <div>엄마는 뒤돌아서면서 말한다. "어머님 아들보다 제 아들들이 생긴건 더 낫죠." 라고.</div> <div>할머니는 물론 엄마 혼잣말은 모른다.</div> <div> </div> <div> </div> <div>4. 드라마처럼</div> <div> </div> <div>엄마 아빠는 어릴 적부터 알던 사이로 아빠의 여동생과(고모) 엄마는 단짝 친구였다.</div> <div>그래서 응팔을 보면서 엄마는 매번 "아, 쟤들은 안되는데, 결혼은 아닌데... 연애만 하지..." 하면서 안타까워 하신다.</div> <div>두 분은 드라마를 보면서 과거를 떠올리신다.</div> <div> </div> <div>하지만 나는 덕선이를 보면서 내 자존감에 대한 생각을 하곤 한다.</div> <div>아들 많은 집 외동딸이라 사랑을 참 많이 받았겠다 라고 말하지만, </div> <div>공부 잘하고 심성고운 큰오빠, 머리 좋고 낙천적이고 승부욕에 불타는 작은오빠에 애교많고 몸이 약했던 두살 터울의 막내.</div> <div>어릴 때는 나이터울 애매한 나와 오빠는 함께 놀지 못했고, 막내는 언제나 엄마 품에 있었던 것 같다.</div> <div>엄마는 네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바빴고, 아빠는 식구들의 생계를 위해서 바빴다.</div> <div> </div> <div>나: 왜 나는 안 예뻐해주지? 나만 왜 여자야?</div> <div> </div> <div>라는 생각을 하고, 울면서 오빠들한테 말한 적도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왜그랬나 싶다.</div> <div>자폭도 많이 했다. 연애하면서 연애 상대를 괴롭히기도 했고... </div> <div>그런 점을 알아봐준 사람은 큰오빠였다. 언제나 내 편이었고 신경써주는 사람 역시 큰오빠였다.</div> <div>이성적인 큰오빠는 나한테 만큼은 냉정할 수가 없었던 존재다.</div> <div>큰오빠가 내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서 늘 했던 말이, "모든 잘한다, 예쁘다, 좋은 성격을 가졌다."</div> <div>그리고 다른 한 마디 "오빠한테 말해. 오빠가 모든 해줄게." 이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div> <div>그래서 그런지 나는 넘어져도 오빠를 찾았고, 사고를 쳐도 큰오빠부터 찾았다.</div> <div>덕분에 큰오빠는 사고 수습하느라고 머리가 깨질 지경이었겠지만.</div> <div>크게 사고 안 치고, 지금같은 성격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영향도 있지만 실은 큰오빠의 몫이 컸다.</div> <div>그래서 난 새언니가 생긴다면 정말 잘해주고 싶다.</div> <div>왜 이 얘기를 주절거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론은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다면</div> <div>그건 아주 행복한 일이라는 것이다. 모두들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div> <div> </div> <div>우리 사는 이야기는 결국 드라마 같다.</div> <div>소소한 드라마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div> <div> </div> <div> </div>
핸드폰으로 인터넷하면서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는데, 지나던 막내가
막내: 나나, 화났어?
나: (그냥 놀릴려고) 응.
막내: 아, 나때문이야?
나: 응
막내: 왜. 왜그러는거야?
작은오빠: 너보다 2년 늦게 태어났다고 너무 놀려먹는거 아니냐? 야, 다음에 니가 2년 빨리 태어나서 쥐잡듯이 잡아라.
나: 나도 니 누나로 태어날 거야. 
작은오빠: 미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