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집이 부산이라 수능 끝나고 친구들이랑 일박이일로 부산 여행을 갔어요. <div>숙소는 저희 할머니집이었는데 할머니가 제 친구들 정말 반겨주셨어요</div> <div>음식도 상다리 휘어질 정도로 차려주셨고 이불도 푹신한 걸로 꺼내주셨고요.</div> <div>어젯밤까지 정말 신나게 놀고 애들도 기분좋고 저도 좋았는데</div> <div>오늘 낮에 신세계 백화점에 갔었어요. 거기 구경하고 나서 한시 반까지 안락 로타리로 가면</div> <div>할머니가 맛있는 밀면집에 가서 밀면 사주신다고 해서 계획 다 세워놨는데</div> <div>막상 친구들은 시큰둥.... 신세계 백화점 구경한다고 늦게 나와서 1시 50분에 도착하게 해서</div> <div>할머니 20분이나 기다리게 하고,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크레페 먹는다고 할머니가 사주신 밀면은</div> <div>먹는둥 마는둥 깨작깨작하고....</div> <div><br></div> <div>너무너무 후회돼요 친구들이 뭐라고 제가 할머니 모셔와서 이렇게 기다리게 하고</div> <div>좋은 마음으로 사주신 밀면도 대충 뒤적거리는 저런 모습 보게 했는지 모르겠어요.</div> <div>친구들도 밉고 할머니한테 죄송스럽기도 한데 가장 싫은건 저에요.</div> <div>제가 왜 우리 할머니 부산 사신다고 해서 괜히 이 고생 시켰는지 모르겠어요.</div> <div>정작 할머니한테는 너무너무 미안해서 이런 말도 못하겠고... 그냥 여기에다가만 털어놓을래요.</div> <div><br></div> <div>기분좋으려고 다녀온 여행인데 정말 많이 울게 됐네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