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시판 글을 열심히 읽다보니 그냥 뻘글 하나 써보고 싶었습니다. <div>멋있는 체형을 갖고 싶어서 운동해서 몸을 만드는 분들이야 별개지만, 살빼고 기초대사량을 높이기 위해서 단백질도 많이 먹고 근육도 많이 만들어야지 하는 글을 많이 봅니다. 운동 열심히 하는데 근육이 잘 안생겨요 하는 푸념글도 많이 보이구요.</div> <div><br></div> <div>이 글은 우리 몸에서 왜 근육이 잘 안생기는지에 대한 위안을 드리고 싶어서 쓰는 잡글입니다.</div> <div>머릿속에 담아두고 외울만한 글도 아니고 그냥 우리 몸이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하시고 내몸을 좀 더 잘 이해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씁니다.</div> <div><br></div> <div>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3대 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기억나시나요?</div> <div>중학교 생물시간에 다 배우셨겠지만, 다 잊으셨을 겁니다.</div> <div>좀 더 자세하게 생화학에서 배우셨던 분들도 이제는 다 잊으셨을 겁니다.</div> <div>게다가 저만해도 생화학시간에 그렇게 달달달달 외웠건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외워서 답안지만 메웠었으니까요.</div> <div><br></div> <div>그 썰을 다 풀 재주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지만, 일단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육의 주 성분인 단백질 얘기만 좀 하겠습니다.</div> <div>우리 몸속에 들어온 단백질이 제일 많이 쓰이는 곳이 근육인 것 같지만, 그건 눈에 보이는 것일 뿐이구요.</div> <div>우리 몸에서 단백질이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곳은 효소입니다.</div> <div>기억하실런지 모르겠지만, 유전자의 DNA가 RNA로 되고 RNA가 단백질을 만들어낸다는 걸 생물책 어디선가 보셨을 겁니다.</div> <div>이 때 만들어내는 단백질은 애석하게도 우리가 기대하는 팔뚝의 이두 삼두 근육, 엉덩이 근육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몸 어딘가에서 일하는 효소들입니다.</div> <div>탄수화물 소화하는 아밀라아제, 지방을 소화하는 리파제, 뭐 이런거 다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으시죠?</div> <div>이런 애들이 효소이고 이것들이 다 단백질입니다.</div> <div>우리 세포안에서 일하는 애들은 전부 이런 효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div> <div>무언가 만들어내고 대사시키고 하는 일을 하는 일꾼이 효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div> <div>효소를 제외하고 단백질이 또 중요하게 쓰이는 곳은 어디일까요?</div> <div>호르몬입니다. 대표적으로 인슐린이 단백질성 호르몬입니다. 아미노산 갯수가 몇개 안되서 단백질이라고 하지 않고 펩타이드성 호르몬이라고 하죠.</div> <div><br></div> <div>제가 왜 구질구질하게 다 까먹은 생물책에서 본 듯한 이야기를 썼을까요?</div> <div>우리가 다이어트를 하는, 그래서 먹는 걸 평상시보다 조금 먹는 상태를 가정해봅시다.</div> <div>그러면 몸안에 들어오는 단백질, 아미노산의 양이 줄어듭니다.</div> <div>그러면 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재료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걸로 몸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데 우선순위를 따지게 될 겁니다.</div> <div>우리 몸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겁나 효율적이거든요.</div> <div>그러면 따져보세요.</div> <div>재료가 부족한데 팔뚝 근육을 먼저 만들까요? 인슐린을 만들까요?</div> <div>당연히 인슐린을 만들지요. 절대 팔뚝 근육 안 만듭니다.</div> <div>그럼 같은 근육으로 따져볼까요?</div> <div>팔뚝 근육을 만들까요? 아님 심장 근육을 만들까요?</div> <div>당연히 심장 근육부터 만들지 절대 팔뚝 따위 안 만듭니다.</div> <div>무슨 말이냐, 우리 눈에 보이는 골격근, 팔뚝, 엉덩이, 허리 기타등등 이런데 붙어 있는 근육은 몸이 서있고 지탱하는데 문제가 없는 한 우선순위가 한참 뒤라는, 거의 마지막이라는 겁니다.</div> <div>이런 골격근보다 더 우선순위가 뒤인 피부, 몸의 털입니다. 머리카락, 체모....</div> <div>화장품이나 샴푸 광고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콜라겐, 케라틴 이런 애들이 다 단백질이거든요.</div> <div><br></div> <div>몸에 들어오는 영양소가 최소한으로 제한되는 상태, 다이어트나 기아상태에서는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부터 배당하고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들은 배당을 잘 안하는 거죠. 그래서 근육이 웬만해서는 잘 안생기는 겁니다.</div> <div>심장 근육을 만들고 위, 소장, 대장 근육만들고 인슐린 만들 것을 준비해야지 언제 쓸지 모르는 골격근 따위, 없어도 생명에 하등 지장없는 머리카락 따위 안 만듭니다. 그래서 제대로 안먹으면 피부가 거칠거칠 각질생기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가 생기는 겁니다.</div> <div>우리 몸이 이렇게 잔인할 정도로 효율적으로 돌아갑니다. 시키지 않아도 자동으로...</div> <div><br></div> <div>비타민 무기질까지 이야기하면 너무 골치아프니까, 그건 건너뛰고 그럼 우선순위가 한참 뒤인 골격근, 우리눈에 보이는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왜 운동이 필요할까요?</div> <div>회사에서 인력배치하는 걸 상상해 볼까요?</div> <div>인정많은 회사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업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합니다.</div> <div>그래서 날나리 노는 직원없이 효율적으로 돌아가도록....</div> <div>그렇지만 회사일이라는 게 뜬금없이 날아드는 일폭탄이 생기기 마련이죠.</div> <div>그럼 야근도 하고 철야도 하고 휴일근무도 하고 그래서 이럭저럭 해결하는 거죠.</div> <div>그런데 말입니다. 그 일폭탄이 너무 자주 생겨서 지금 인력으로 감당하기 힘들면 불규칙적으로 알바를 채용해서 가끔 인력을 늘려서 해결하곤 하죠.</div> <div>그 일폭탄이 더 많아져서 알바 수준으로 감당이 안되면 비정규직 직원을 둘까 그때가서 고민을 하지요.</div> <div>비정규직 직원이 감당할 수 없는 일로 정착되면 아예 정규직 직원을 늘려서 아예 인력규모를 늘립니다. </div> <div>독자예산도 배당하고 사무실도 배당하고 아예 팀을 꾸리기도 하지요. 조직이 제대로 커지는 겁니다.</div> <div>이건 최후에 고려되는 것이죠.</div> <div>그러다 그 일이 없어지면, 그 팀은 해체하고 인력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고 그러고도 남는 인력은 정리해고 하고... 뭐 그런겁니다. 슬프게도...</div> <div><br></div> <div>그럼 이걸 근육에다 대입하면 완전히 똑같습니다.</div> <div>어느날 큰맘 먹고 스쿼트 100개 했습니다.</div> <div>엉덩이, 허벅지 근육이 놀랐겠지요. 어쨌든 시키니까 일합니다.</div> <div>한 1주일 매일 스쿼트 100개 한다고 엉덩이, 허벅지 얘들이 까딱도 안합니다.</div> <div>그냥 잠깐의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응급조치로 여기저기 꿔다 쓰고 대충 땜빵하고 아프다고 징징대고 그럽니다.</div> <div>근육이 펌핑된다고 하지요? 살짝 커지는 거... 근육이 커지는 게 아니라 응급조치로 여기저기서 피 당겨쓰느라고 잠깐 커지는 현상인겁니다.</div> <div>근육통에 시달리다 스쿼트를 그만 두었습니다.</div> <div>그럼 비상사태 해제되고 엉덩이, 허벅지들은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펌핑만 되고 근육 생길리가 없습니다.</div> <div>그런데 그 난리를 쳐도 그만두지 않고 매일 스쿼트 100개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div> <div>이사람의 근육은 이 상황이 비상사태가 아닌가 갸우뚱하면서(실은 이새까봐라? 하겠죠 ㅎㅎㅎ) 근육을 조금 늘려서 상황을 땜빵합니다.</div> <div>그런데 안아프니까 이사람이 150개로 늘려버립니다.</div> <div>그럼 근육은 또 땜빵해야죠.</div> <div>오랫동안 스쿼트를 계속한다면 그제서야 이 근육은 이건 내가 매일 감당해야하는 일이구나 싶어서 조금씩 조금씩 늘리게 되는 거죠.</div> <div>오랫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야 골격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div> <div>운동 안하면? </div> <div>정리해고입니다.</div> <div>골절로 기브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달만 기브스하고 안움직이면 근육 다 빠집니다.</div> <div>그만큼 우리 몸은 잔인하게 효율적입니다. 안쓰면 정리해고...</div> <div><br></div> <div>순대를 사면 염통을 같이 곁들여 주지요?</div> <div>염통은 아주 탱글탱글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div> <div>염통, 심장은 생명이 붙어있는한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일하는 근육덩어리 장기입니다.</div> <div>평생을 움직여야 그런 탱탱하고 탄탄한 근육 탄성을 유지하는 겁니다.</div> <div>우리몸의 효율성을 거슬러 골격근의 탄성을 유지하는게 그렇게 쉬운일이 아닙니다.</div> <div>그러니 운동 조금 하고 근육이 안생겨 속상하다는 생각, 안하시는게 속편합니다.</div> <div>원래 걔들은 잘 안생기는게 정상입니다.</div> <div>꾸준히 오랫동안 운동하다보면 어느새 조금 달라져있겠거니, 운동은 평생 하는 거려니 생각하고 너무 집착하지 않으시기를...</div> <div><br></div> <div>재미없는 잡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iv> <div>나중에 시간이 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백질은 왜 많이 안먹어도 괜찮은가도 써볼까 합니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