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분들은 비교대상이 없으므로 우리가 원래 이렇게 재미없고 암울한 나라 였나 보다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br>IMF는 어쩌다 하다보니 그럴수도 있지 라고 넘겨버릴 그런게 아닙니다.<br>조선이래 600년 역사에서 임진왜란과 6.25에 못지 않은 큰 사건 이었습니다. <br>지금 힘든 사람들의 거의 모든 원인이 IMF 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됩니다.<br><br>이건 그럴수도 있지로 넘어갈게 아니라 두고 두고 역사의 죄인으로 논해야 할 건입니다.<br>누가 지나가다 담배불을 버렸다면 그러려니 할수도 있겠죠.<br>하지만 그걸로 내집이 홀라당 타버리고 길바닥에 나 앉았는데 누가 우리집은 원래 타기가 쉬운집이었어. 그분도 운이 없었던거야. 라고 하겠습니까?<br><br>제가 95년에 삼성에 입사를 했는데 차수당 천명에 그해 8차 였으니 제 앞에 8천명이 입사를 한겁니다. <br>그 뒤로도 차수가 있으니 삼성만 만명이 넘게 뽑았던거죠. 수요에 비해 사람이 부족했습니다.<br>매년 취업시즌만 되면 각 기업에서 대학으로 엄청나게 설명회를 오고요. 받는 팜플렛과 기념품만 한 보따리 였습니다.<br>그냥 국내 4년제 대학의 공대생들은 누구나 삼성, LG 는 갈수 있었다고 보면 되고 이통사, 은행 쯤 가야 좋아하고 삼성, LG는 뭐 무덤덤 했다고 보면 됩니다. 학점 2.5 받은 놈도 가더군요. <br>취업시장이 지금의 미국보다도 훨씬 나았습니다. <br>데모를 하던 뭘하던 밥먹고 살 걱정은 별로 안했으니까요.<br><br>그러다가 97년에 IMF 가 터지니 그해 들어와 몇개월째 OJT 받던 신입사원들이 갑자기 싹 사라지더군요. 입사 취소 된거죠.<br>그리고 제가 퇴사하는 5년 후까지 단 한명도 안 들어 왔습니다. 그 후로도 없었을 거예요.<br>매년 대기업만 해도 수십만명을 뽑던게 싹 없어지고 그게 지금까지 누적되오고 있는겁니다.<br>매일 수백개의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가장들이 길바닥에 나앉아서 다들 아침에 출근해 산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등산족들이 생겨났습니다.<br>바깥 사정이 그러니 남은 사람들도 엄청나게 쪼더군요.<br>주요 인력은 나간다니까 아파트를 사주더라 라는 소문이 돌던 정도였는데 노사 관계가 역전되어서 이때부터 싫으면 나가라 라는 인식생겨서 인력이 천시되니 근무환경이 달라집니다. <br>IMF 전에는 계약직이니 뭐니 이런게 아예 없었습니다. 인력이 천시되고 살아남은 재벌들의 국가 장악력이 더 강해지면서 이런것들이 생겨난겁니다.<br><br>이전에는 삼성이나 LG 나 다른 기업들이나 뭐 거의 비슷했습니다. 그러던것이 다른 기업들이 거의 몰락하고 삼성만 남아서 하나의 재벌이 국가에 대한 장악력이 점점 강해져서 이제 정부를 넘어셨죠. 김대중 때까지만 하더라도 재벌 총수 쯤은 대통령이 모이라면 모여서 머리를 조아렸습니다.<br>빈부격차도 엄청나게 늘어났죠. 아는분이 전세 하나값으로 집을 세채씩 쓸어 담았다고 합니다. <br>중산층이 몰락을 했고 부자들은 쓸어 담았죠.<br><br>아직 한국은 전혀 IMF 에서 벗어난게 아니예요.<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