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가
핸드폰 문자 쓰는 것을
며칠 동안 배우고
자신이 첨으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고
답장이 왔을 때
그 순진하게 기뻐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어린애 같았다.
그 아버지 친구는 아실까?
그 문자를 하나를 보내기 위해서 몇날 며칠을 고생했다는 사실을...
갑자기 그게 생각난다.
우리 아버지가 메일 처음 배우던 날
메일 쓰는 것을 배울 때 처음에 아이디랑 비밀 번호를 입력하는 것이 있는데 타자가 느린 아버지는 그것 또한 힘들어 하셨다.
내가 아이디를 입력하라고 하고 잠깐 볼일 보고 왔는데도 여전히 입력을 덜 하신 아버지.
굵은 손으로 키보드 두드리는 것이 힘드셨나보다.
그리고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비밀번호는 왜 안보이노? 점으로만 보이노 와 이라노? 내가 잘못썼나? 어디까지 썼는지 모르겠다!!! "
"아빠, 비밀번호는 보안을 위해서 원래 안보여요!"
ㅋㅋㅋㅋ
난 그 사건 때문에 우리 아버지가 핸드폰 문자 보내는 거 가르쳐달라고 했을 때 당연히 못하실 거라 생각했다. 멜 보내는 것보다 문자 쓰는 게 더 어려우니까...
그래도 아버지는 포기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결국 성공하셨다.
자랑스럽다.
그때 즈음에 우리 엄마도 한참을 누나에게
문자 쓰는 법을 배웠다.
난 우리 부모님은 둔해서
그런거 못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부모님과 문자를 주고 받는 것 보면
신기하고 부럽기도 했었다.
우리 부모님도 그랬겠지?
자신들의 친구가 아들 딸에게 문자보내는 거 보면 참으로 부러우셨겠지?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img src="http://file.agora.media.daum.net/pcp_download.php?fhandle=NElGR2pAZmlsZS5hZ29yYS5tZWRpYS5kYXVtLm5ldDovSzE1MC85Lzk0My5qcGc=&filename=문자1.jpg" border="0">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문자가 왔다.
내용은 좀 그랬지만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문자를 받았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리고 주말에 집에 와서
엄마에게 그 사실을 말씀 드렸다.
문자 내용을 보여 드렸더니
일주일 정도 문자 쓰는 것을 빨리 배우신 엄마는 가소로운 듯이
웃으시며 아버지에게 말씀하셨다.
"당신 그게 뭐고...문자 보낼려면 제대로 보내지 그렇게 할 말이 없더나? "
아버지는 멋적은 듯이 아무 말도 없으셨다.
그냥 미소만 짓고 계셨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엄마도 그렇게 말 할 처지가 못되는 거 같았다.
"엄마도 뭐 일주일 전에 나한테 첨으로 보낼 때 이렇게 보냈잖아! "
<img src="http://file.agora.media.daum.net/pcp_download.php?fhandle=NElGR2pAZmlsZS5hZ29yYS5tZWRpYS5kYXVtLm5ldDovSzE1MC85Lzk0NC5qcGc=&filename=문자2.jpg" border="0">
"그래도 아빠는 맞춤법은 100점이라고!!! "
ㅎㅎㅎ
엄마는 할 말이 없으셨는지 갑자기 부엌으로 가셔서 밥을 하셨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는 거 같다.
못하실거라고
처음부터 포기하고 있었던 내가 잘못한 거 같다.
무엇이든지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는 거 같다.
나는 부모님께 처음 받은 이 두 문자를 저장했다.
약할 때
공부하다 지칠 때 이것보면서 힘낼려고 ^^
(싸이광장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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