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0</div> <div>아파트복도 재활용쓰레기 적재와 관련해서 있었던 일입니다. </div> <div>아래부터는 편의상 음슴체로 쓰겠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1</div> <div>각자 서울의 오피스텔에서 자취하던 우리 남매는 작년 이맘때부터 경기도에서 함께 살게 되었음. </div> <div>둘이 각각 들어가는 보증금, 월세 따져보니 합쳐서 경기권 서민아파트에 세 들어살면 핵이득이라는 결론이어씀 (서울 월세 너무 비싸여ㅠ)</div> <div> </div> <div>그렇게 아파트로 이사오게 되었는데 낡은 아파트고, 출퇴근거리도 제법 멀어졌지만,</div> <div>비교적 깨끗한 주변환경 등 대체로 만족스러웠음.</div> <div> </div> <div>.. 딱 한가지만 빼고 (사실 그리 큰 일은 아니었음, 처음엔)</div> <div> </div> <div> </div> <div>2</div> <div>이 아파트는 한층을 세 가구가 쓰는 특이한 구조임.</div> <div>우리집이 가운데 집을 쓰고, 양 옆으로 집이 하나씩. 세 가구.</div> <div> </div> <div>그리고 양쪽에 있는 집은 각각 자기만의 공간들이 있음, 여기에 유모차를 놓거나 자전거를 놓거나 보통 그러는듯함.</div> <div>우리집은 가운데 집이라 그런 공간은 없지만, 대신 복도쪽으로 창이 하나 나있고 그 앞을 대략 우리공간처럼 쓰면 되는 시스템임.</div> <div>근데 그 공간(우리집 창문 앞)에 좌측 집에서 큰 세발자전거를 묶어놓았음; 말그대로 거대한 세발자전거임. 성인용인데 세발자전거.</div> <div> </div> <div>처음보는 물건이었지만, 그보다도 왜 우리집 앞에 묶어놓는건지가 의문이었음.</div> <div>(우리 집에서 쓰는 가스관에 자물쇠 채워서, 우리 집 창문 앞에 놔둠.)</div> <div>그러나 나와 동생은 딱히 그 공간을 쓸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둠. 무엇보다 세들어 살면서 괜히 뭐 따지고 들기가 싫었었음;</div> <div> </div> <div>물론 우리도 각자 자전거가 있지만, 그냥 베란다에 두면 될 일이기도 하고 </div> <div>애당초 임의로 각자 구역은 있지만 일단 엘리베이터 바로 앞 공동공간인 이상 거기에 뭘 두는건 실례라고 생각했음</div> <div>(이 때까진 그게 그냥 실례라고만 생각했었음)</div> <div> </div> <div>암튼 그냥 이해는 안갔지만 피해라고까지 할 건 아니니 내버려둠</div> <div> </div> <div> </div> <div>3</div> <div>그런데 언젠가부터 좌측 집에서 그 큰 세발자전거의 바구니에 쓰레기를 쌓아두시기 시작함</div> <div>바구니가 앞 뒤에 있는데, 꽤 큼. 일반적인 자전거 바구니가 아님, 아무래도 원래 짐 옮기는 데 쓰는 자전거인듯</div> <div>뭐 자기네 자전거 바구니에 쓰레기 넣는게 무슨 일이겠음, 그러나 그건 우리 집 앞에 있잖슴;;;</div> <div> </div> <div>보통은 재활용쓰레기였지만, 언젠가는 이상한 비료포대에 뭔지모를게 들어있기도 하고 그랫슴(이건 냄새도 좀 남)</div> <div>일반적으로 재활용쓰레기는 자주 넣어둠. 패트병, 소주병, 폐지 등</div> <div> </div> <div>이제부턴 이해의 범주를 벗어나기 시작함.</div> <div>왜 우리가 남의 집 쓰레기들을 보며 출퇴근해야함?</div> <div> </div> <div>좌측 집에 뭐라도 사들고 가서 정중하게 말씀드릴까 했지만, 상식이 부족하신 분들일 가능성이 높게 여겨져 관둠</div> <div>그냥 가지런히 본인들 집 옆 공간에 재활용쓰레기들을 쌓아둬 봄</div> <div>그럴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걸로 눈치채주시고 적어도 쓰레기는 안놔두시면 고맙겠다 생각함. </div> <div> </div> <div>그런데 퇴근하고 보니 다시 원위치.</div> <div>결국 사진을 찍어 관리사무소에 찾아감.</div> <div> </div> <div> </div> <div>4</div> <div>근데 관리사무소에 민원보시는 분들이 퇴근하심, 문 잠겨있음(대단지라 민원보시는 분들이 있음, 동사무소처럼)</div> <div>옆에 작은 사무실에서 어떤 남자분이 나오며 "무슨 일이시냐" 함</div> <div>"아, 여기 민원드릴게 있어서 왔는데 내일 다시 와야겠네요." 했더니 자기한테 말하라 함</div> <div> </div> <div>그래서 자초지종을 말함. 그런데, "그거 뭐, 관리사무소에서 어떻게 해드려요? 입주민들끼리 알아서 하셔야죠."라고 함.</div> <div>좀 당황했지만, "그렇습니까? 전 방도가 있을줄 알았는데요." 했더니, </div> <div>"이런 것까지 저희더러 뭘 어떻게 하라구요ㅎ, 한번 가서 잘 말해보세요." 이럼.</div> <div> </div> <div>그래서 돌아서서 나옴. 그런데 뒤에 대고 "아, 그럼 경비아저씨한테 한번 말해보던가요."라고 함. "아...음, 네."</div> <div> </div> <div>우리 동 앞 관리실에 가서 경비아저씨께 사진보여드리며 여쭤봄. 근데 ..할아버지이심, 그것도 나이 정말 많으신.</div> <div>".... 자기들 공간 있는데도 이러는건 참... 잘못된건데, 그건 그런데... 경비실이 뭐 힘이 있나..;;; 예전에 비슷한 일 다른 층에서도 있었는데,</div> <div>안되더라고.. 안먹혀, 우리가 뭐 아무 것도 없는데, 말 듣겠어..." 이러심</div> <div> </div> <div>"아.. 그런가요." "응, 뭐 이런건 내가 어떻게.. 못할 것 같은데.. 관리사무소에 한번..?" </div> <div>"말해봤는데, 알아서 하든지 경비실에 말하든지 하라더라구요. 그래도 선생님께서 말씀이라도 한번 드려주시면 안될까요? </div> <div>제가 직접 가면 괜히 언쟁이 될까봐.."</div> <div>하니 망설이시다가 "아이고.. 알았어.. 한번 가볼게.. 있다가..." 하심</div> <div> </div> <div>그래서 "안치워지더라도 정말 괜찮으니, 그냥 언질만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나옴.</div> <div> </div> <div> </div> <div>5</div> <div>집에 돌아옴. </div> <div>근데 아저씨 한참을 안오심 ㅋㅋㅋ</div> <div> </div> <div>그래서 인터넷으로 소방법을 뒤적여봄(학부에서 법학 전공해서, 본능적으로 소방법 한번 봐봐야겠다 싶었음)</div> <div>전공만 했지 법조문에 대해 별 의식없이 살았는데, 소방법 읽다보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공동공간에 그런 것들이 적재되어 있으면 안됨.</div> <div>아파트 같은 곳은 언제든지 복도와 계단이 원활한 대피로가 될 수 있어야 함.</div> <div> </div> <div>굳이 경비아저씨를 기다려 보면서, 소방법만 뒤적이고 있었던 이유는</div> <div>무엇보다 내가 가서 말하려고 벨 누르는 순간부터 책임이 따르기 때문임.</div> <div> </div> <div>결국 찾아낸 소방법에 의거, 해석이 확실한지 확인하기 위해 소방방재청에 문의를 드림.</div> <div> </div> <div>Q. 이렇게 우리 집 앞 자전거에 쓰레기가 적재되어 있는데, 고발 가능함?</div> <div>A. 가능. 확인 뒤 과태료 부과함. 고발하셈.</div> <div> </div> <div>Q. 관리사무소에서는 입주민끼리 해결하라고 권하던데, 그들에게는 공동공간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 아님?</div> <div>A. 왜 입주민끼리 해결함? 아파트 복도에 대한 관리를 입주민에게 떠넘긴건 명백한 직무유기.</div> <div> </div> <div> </div> <div>6</div> <div>경비아저씨를 좀 더 기다렸으나 안오심. 시간보니 그렇게 많이 지난 것도 아니라서 관리사무소에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함.</div> <div>입주민끼리 해결하라는 말을 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해야 했음.</div> <div> </div> <div>관리사무소 건물 들어서자마자 보임.</div> <div>"아까 상담해주신 분이신가요?" "네."</div> <div> </div> <div>"입주민끼리 해결하라고 하셨었죠?" "아니, 뭐. 해결했어요?"</div> <div>"소방방재청에 문의해서 이러이러한 답변을 얻었습니다."</div> <div> </div> <div>"아....아아니!! 그게 아니고!!! 해결안됐어요? 내가 가볼까?"</div> <div>"아뇨, 전 직위와 성함을 확인하러 왔을뿐입니다."</div> <div> </div> <div>"내가, 경비실 얘기도 분명 했어요, 안했어요?"</div> <div>"그건 나중에 제 반응보고 하신 말씀이시고, 분명 입주민끼리 해결해야지 관리사무소에서 뭘 해주느냐 하시지 않았습니까."</div> <div> </div> <div>"아...뇨, 뭐;; 경비실 안가봤어요?"</div> <div>"경비아저씨께서는 곤란해하시더군요." "아니, 뭐.. 근데 어떡하나요 그럼. 제가 가볼게요 지금이라도."</div> <div> </div> <div>"전 직위와 성함만 확인하러 왔습니다." 하고 명찰을 보려하자 가리더군요, 뭐하는거냐며. 설비주임이셨음.</div> <div>이런 일 담당자가 맞다는게 확인되었고, 더 대화를 나눌 이유는 없어서 성함까지 보고 돌아서서 나옴.</div> <div> </div> <div>그러자 건물 밖까지 따라나오심. 붙잠음.</div> <div>"아니, 제가 그냥 입주민끼리 해결하라 그런게 아니라 경비실 이야기도 했잖아요?"</div> <div>"그건 나중에 하셨죠. 일단 알아서 해결하라는게 골자였잖습니까? 여기서 뭐 어떻게 하냐고 하시기도 하셨구요."</div> <div>"아니.. (다른 사람들 불러모아서 너도 아까 들었지? 경비실 얘기 하는거 이러며 동의를 구함.) 보세요, 경비실 얘기 내가 했다니까?"</div> <div> </div> <div>"분명히 입주민끼리 해결해야지, 관리사무소에서 어쩌라는거냐라는 말부터 하셨습니다."</div> <div>"아, 뭐. 그건 내 잘못이긴한데. 근데! 그래도 경비실 이야기를 했는데 이러면 안되죠?"</div> <div> </div> <div>(옆에서 근데 무슨 일이야? 라고 하자) "아니, 이 사람이 아까 복도에 쓰레기 있다고 그거가지고 지금!"</div> <div>"우리 집 앞에, 쓰레기를 둔다구요. 사진까지 보여드리며 설명드렸는데, 안들으셨습니까?"</div> <div>"아니 봤는데, 근데! 암튼!! 난 경비실 언급은 했어요 분명히!"</div> <div> </div> <div>"하아.. 정 곤란하면 그러라는거였고, 분명 입주민끼리 알아서 하라고 하셨잖습니까. 암튼 전 대화를 하러 온게 아닙니다.</div> <div>거기다 벨 누르는 순간부터 제게 책임지워지는 부분이 있는건데 그걸.."</div> <div>"아 그건 맞아요, 선생님이 직접 벨 누르면 안되긴 하는데, 뭐 내가 잘못한게 없다는건 아닌데!"</div> <div>"근데 왜 그러라고 하셨습니까? 관련법규에 근거해서 공동공간을 관리하는게 설비하시는 분들의 주 업무 중 하나잖습니까."</div> <div> </div> <div>하자 표정은 원래부터 짜증난 상태로 날 대하고 있었지만 이젠 말투까지 "아~~~ 네~~~" 하고 힘껏 비아냥거리기 시작함</div> <div>"네~~ 네~~ 뭐, 알아서 하시구요. 입주민끼리 어쩌고 그 이야긴 모르겠고~ 경비실 언급은 했으니까 난~"</div> <div> </div> <div>그래서 나도 "네, 대화를 이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하고 휴대전화를 꺼내서 녹음을 끄고, 정말로 돌아섬.</div> <div> </div> <div>건물에 들어서기 전에 녹음을 켜뒀었고, 제 3자의 대화내용이 아니므로, 이는 내용증명에 쓸 수 있음.</div> <div>암튼 이야기 끝내며 폰을 꺼내긴 했는데 녹음어플을 봤는지 못봤는지 모르겠으나, </div> <div>표정이든 반응이든 더 관심이 없어서 뭐라 부르긴 하는데 안쳐다보고 잰걸음으로 돌아옴.</div> <div> </div> <div> </div> <div>7</div> <div>근데 집에 돌아와보니 자전거와 쓰레기가 그 집 공간으로 이동되어 있음;;; 안들어갈 줄 알았는데, 핸들꺾어 넣으니 들어감; 그렇게 넣어둔거임</div> <div>(대체 왜 그렇게 되는걸 지금까지 우리 집 앞에 둔건지)</div> <div>바로 밑으로 튀어내려가 슈퍼에서 좋은 쥬스 두개 사서 경비실로 감</div> <div> </div> <div>경비아저씨(할아버지)께 감사하다고 드리니 "아이고ㅡ, 뭘 이런걸 다!" 하시더니 그때부터 무용담이 시작되심ㅋ</div> <div>어쩌나 하면서 가봤는데, 잘 설명하니 옮기더라. 옆집 젊은 사람이 좋아보이던데, 싸우지말고 잘 지내시려면 이러시면 안된다 등등 잘 알려주고 왔다하심</div> <div>그리고 내가 경비실 나와서 우리 통로까지 가는데 따라나와서 같이 걸으시면서 계속 자랑하심ㅋㅋ</div> <div> </div> <div>정말 감사합니다. 꾸벅하고 통로로 들어가니까 손도 흔들어주심ㅋ</div> <div> </div> <div> </div> <div>8</div> <div>'쓰고나니 별거 없네'라고 사이다글을 마무리 짓는 분들이 왜 그러시나 했는데</div> <div>이래서 이러나봄ㅋ 나한텐 큰 일이었는데 쓰고나니 진짜 별거 없는 것 같긴 함ㅋ </div> <div> </div> <div>암튼 녹음된걸 들어보고는 있는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음. </div> <div>사실 이 일 자체는 별 일 아니긴 함. <div>말투도 그렇고, 특히 책임회피하고 귀찮은건 남들한테 떠넘겨버리고 이런게</div> <div>내가 가장 싫어하는 태도라서 그렇지.. 그냥 난 귀찮으니까 니가 알아서 하라고 한 것뿐. </div> <div> </div> <div>그러나 이건 명백히 그들의 업무임.</div></div> <div> </div> <div>두번째 들어보는데, 내용이 제법 명확하게 녹음되었음. </div> <div>따라서 이 일로 설비주임에 대해서 문제삼으면 충분히 책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함</div> <div>그딴거 귀찮아서 누가 그렇게 하느냐, 보통 그리들 생각하지만, 난 번거로운 일을 무척이나 아무렇지 않게 꾸역꾸역 하는 타입임</div> <div> </div> <div>그러나 그 사람이 그만한 잘못을 했느냐에 대한 의문은 있음. 그냥 내가 기분이 나빠서- 의 부분이 상당하다 판단됨.</div> <div>결국 좀 더 고민해봐야 될 것 같음.. 그 사람이 괘씸한건 사실임, 그래선 안됨.</div> <div> </div> <div>그래서 녹음된건 일단 잘 놔두고, 치킨시켜서 사이다랑 먹기로 함</div> <div> </div> <div> </div> <div>9</div> <div>그래서 뭣도 없는데 사이다 게시판으로 왔습니다(죄송ㅠ)</div> <div> </div> <div>치킨은 주문했는데, 사이다를 같이 시키면 비싸니까 </div> <div>그냥 사이다는 다시 튀어내려가서 슈퍼가서 사와야겠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10</div> <div>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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