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남친이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없으므로 음슴체.</div> <div> </div> <div>고등 3년 내내 좀 좋지 않은 애가 있었음..;;; 정말 여러모로 가까이 하고싶지 않던 친구였음..</div> <div>뭘 못해서 단점이라는 게 아니라 요즘 말하는 완전체의 모범격이라고 해야하나.</div> <div>(예전에 식탐충 관련해서 글 베오베 간적 있는데 그게 얘 이야기)</div> <div>걔의 면모를 하나하나 말하려면 책 한권을 써야하므로 그냥 성적 관련해서만 말하겠음.</div> <div>걔는 뭐랄까... 되도 않는 성적 부심을 부리는 애였음.</div> <div>나도 성적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걔도 뭐...</div> <div>아니 잘하기는 하는데... 애가 독한 면이 있어서 성적이 나쁜편은 아니었지만</div> <div>애매했음. 머리가 나빴던것 같음. 뭐 근데 나한테는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음. 친하지도 않아서..</div> <div> </div> <div>근데 얘가 짜증나는건 시험 점수가 나올때마다 자기가 잘본 과목 위주로 애들한테 말하고 다녔는데,</div> <div>예를 들어 영어가 잘 나왔으면 성적이 망해서 우울해하고 있는 애 옆에 와서</div> <div>"ㅇㅇ야~ㅠㅠ 나 어떡해~ㅠㅠ 나 영어 망했어 한개나 틀렸어~ㅠㅠㅠ"</div> <div>이걸 꼭꼭 해주는 애였음... 진짜 이해가 안갔음. 근데 이해할 필요는 없음 완전체니까;;;</div> <div>그것도 진짜 공부 잘하는 애한테는 절대 안하고 자기보다 못할 것 같은 애한테만 가서 저러고 점수를 알아냈음</div> <div>남의 점수로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았음...ㄷㄷㄷ</div> <div> </div> <div>아니 한두번이면 이해하겠는데 시험 점수 나오는 날만 되면 자기보다 못본거 같은 애한테 가서 저러고</div> <div>또 자기가 못본 과목은 거짓말로 점수를 말하거나 완전히 꼭꼭 숨겼음..</div> <div>남의 점수는 다 보려고 하면서 걔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점수표 근처에만 가도 소리 지르면서 막 가렸음.</div> <div>애들이 진짜 진짜 싫어했음. 안그래도 별로 친하지도 않은 애가 저러니...심지어 옆반까지 돌아댕기면서 저 지랄..</div> <div>나한테도 정말 자주 그랬음. 시험 날~끝나는 날 동안은 걔 면상도 보기 싫었음.</div> <div>근데 피하거나 면박 준다고 그만두는 애가 아니어섴ㅋㅋㅋ 나중에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음.</div> <div> </div> <div>아무튼 나는 걔랑 자습반만 같고 반은 틀려서 얼굴은 알지만 정규수업 동안에는 얼굴 마주칠 일이 없었음.</div> <div>그러다가 중간고사가 왔는데 보통 시험이 3일동안이면 그날 그날 시험 끝날 때마다 선생님들이 답안지를 돌림.</div> <div>그래서 애들이 그날의 시험이 끝나도 교실에 남아서 시험지 가지고 가채점을 하고서 집에 갔었음.</div> <div>나 같은 경우는 공부를 게을리 해서 점수가 좋지 않았지만 국어랑 영어는 나름 좋아했어서 성적이 잘 나올때가 많았음.</div> <div>그때 중간고사가 첫째 날에 국어 둘째날에 영어 이런식으로 봤는데 첫째날에 가채점을 해보니까 내가 국어가 백점이 나온거임!!</div> <div>그래서 우와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음 ㅋㅋㅋㅋ</div> <div>교실 문을 보니 그 성적부심 부리는 애가 서 있었음... 걔가 뭔가 웃음과 울상이 섞인 얼굴로 나를 불러내더니</div> <div>"ㅇㅇ아~ 어뜩해 ㅠㅠ 나 국어 망쳤어ㅠㅠ 나 두개나 틀렸어~ㅠㅠ"</div> <div>이러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자기 딴에 겁나 잘봤는데 점수가 자유분방한 나한테로 온것 같았음...</div> <div>참고로 나랑 걔는 옆옆반 사이였음....</div> <div>그러면서 "ㅠㅠ 어뜩해~ 너는 몇점 나왔어...?" 이러길래 나는 이때다 싶어서 큰 소리로</div> <div>"백점이다!!!!" 이러고 집에 갔음 ㅋㅋㅋㅋㅋ 유치했지만 너무 통쾌했음.</div> <div>그때의 걔의 충격받은 표정을 잊을 수가 없음.. '어떻게 니가 나보다 잘 볼수가 있어..?'하는 표정이었음.</div> <div> </div> <div>그리고서 둘째날이 옴. 영어 과목이 있던 날... 가채점을 하는데 나님... 또 영어가 백점이 나옴...처음이었음..</div> <div>물론 다른 과목은 점수가 영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아서 가려고 하는데 또 내 이름을 부르는 귀신 같은 목소리..</div> <div>소름 돋았음.. 걔가 또 교실 앞문 앞에 서 있었음. 나는 걔한테로 가지는 않고 그 자리에서 걔를 보았음. 걔가 또 같은 소리를 함..</div> <div>"나 어떡해 영어 망쳤어ㅠㅠ~~ ㅇㅇ아 어떻게해 너 잘봤어??ㅜㅠ 나 영어 한개나 틀렸어~..ㅠㅠ"</div> <div>그래서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도발적인 목소리로 " 백점이다!!!!" 라고 외침.</div> <div>지금 생각해보면 걔가 다른 과목을 물어보지 않은게 다행...</div> <div>암튼 걔는 그자리에서 어제의 충격과 짬뽕된 듯한 엄청난 표정을 지으면서 다가오길래 왠지 무서워서 뒷문으로 도망감.</div> <div>그리고 그 다음부터 걔는 다시 나에게 점수를 물어보지 않았음......^_^</div> <div> </div> <div>그 애랑을 삼년동안 마주치면서 발암만 하다가 한번 나에게 찾아온 유일한 사이다였음 ㅎㅎㅎㅎ</div> <div>(그리고 걔는 그렇게 성적부심 부리다가 항상 입에 달고 살던 높은 지망대 다 못갔다는게 함정)</div> <div>(그리고 나도 떨어진건... 이건 함정은 아니구나ㅋㅋㅋㅋㅋ)</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