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고향 친구에게 들은 경험담을 풀어볼까 합니다.</div> <div> </div> <div>여자인 친구였는데요 </div> <div> </div> <div>이 친구의 이야기를 처음 들은건 고교 졸업후 21살때쯤? 제가 군대가기 전에 다른친구들과 여럿이 바다에 놀러갔다가 밤에 술한잔 하면서 서로 무서운 경험담을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저희 고향은 경북의 작은 동네입니다.</div> <div> </div> <div>이 친구(H양)는 딱히 특별할것도 없이 지극히 평범한 친구였어요.</div> <div> </div> <div>다만 어떤 아저씨와 자주 마주친다는것 하나만 빼고요.</div> <div> </div> <div>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린다던가, 편의점 앞에서 아이스크림 봉지를 까던가, 혹은 그냥 걷다가 문득 뒤돌아 보게 되는 경우 다들 있으시잖아요?</div> <div> </div> <div>H양은 항상 그런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뒤돌아 볼때 종종 어떤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그냥 무뚝뚝하게 생긴 평범한 아저씨라고 했는데요 연예인으로 따지자면 허준호씨랑 느낌이 비슷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뒤돌아 볼때 몇걸음 뒤에서 그 아저씨가 H양을 쳐다보고 있었다고 해요.</div> <div> </div> <div>그리고 눈이 마주치면 그냥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자기갈길을 가더래요.</div> <div> </div> <div>항상 마주치는게 아니고 두어달에 한번? 어쩌다가 한번씩 마주치는 아저씨였는데 그게 항상 같은방식으로 뒤돌아보면 눈이 마주치고 눈이 마주치면 그냥 갈길을 가더랍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느낌이 스토킹? 범죄자? 그런 느낌이 아니고 그냥 길가다가 우연히 눈마주친 그런느낌이라 처음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해요.</div> <div> </div> <div>그리 큰 동네도 아니라 여러번 마주친것도 그닥 신경쓰이진 않았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우리 동네가 아니라 다른지역에서도 이 아저씨와 마주치게 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걸 느끼게 됐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추석에 할머니댁에 갔다가 심부름하러 나갔다가 한번 마주치고 처음 쌔 한 느낌을 받았는데 결정적인건 저희가 고2때 제주도 수학여행을 갔는데 거기서도 이 아저씨와 마주쳤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걸 알아채고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상담을 해 봤다고 해요.</div> <div> </div> <div>친구들은 '그렇게 자주 마주치는 사람이면 사람 많은데서 마주칠때 인사나 해봐라' 라고들 했는데 H양의 말로는 이 아저씨는 그냥 걷다가 마주친적은 단 한번도 없고 꼭 뒤돌아볼때만 만나게 된다는 겁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마주쳤을때는 뭔가 말을 걸어봐야겠다 이런생각이 전혀 안들고 이상하게 그냥 쳐다만보고 있게 된다고 하고, 마주치면 말걸어봐야겠다 이런생각을 가지고있을때는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하네요.</div> <div> </div> <div>그냥 언제나 무방비상태에서 뒤돌아볼때 눈이 마주치고 고개를 돌려 자기갈길 가는 아저씨를 몇초 멍하니 쳐다보다가 '아, 또마주쳤네' 이생각만 든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런 경험담을 21살떄 처음 듣고는 그냥 별로 무섭지도 않고 다른친구들도 그게 뭐냐 하는 반응이었지만 대학가서도 몇번 봤다는 말에 우린 수호령같은게 아닐까? 스토커귀신같은게 아닐까? 진짜 사람인데 스토커이면 대박이겠다, 등등 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흘려보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우리가 26살쯤 서울 경기권에 사는 친구들이 한번 모이게 된 자리에 H양도 나온적이 있었어요.</div> <div> </div> <div>제가 그때 했던 경험담이 생각이 나서 그아저씨는 아직도 너따라 다니냐 하면서 농담조로 물어봤는데 H양이 그때보단 좀 더 심각한 분위기로 말을 꺼냈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실은 그뒤로도 1년에 대여섯번은 꾸준히 보면서 살았는데 항상 눈이 마주치면 가버리던 그아저씨가 딱 두번 눈을 피하지 않은적이 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한번은 방학때 고향에서 지내다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가던중에 횡단보도에서 한번 마주쳤는데 그땐 그냥 가버리고 집근처쯤에 갔을때 또 뒤돌아보니까 그 아저씨가 서있었답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처음으로 그 아저씨가 눈이 마주쳤는데 가만히 서서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본체 서있었다고 해요.</div> <div> </div> <div>H양도 긴장을 해서 눈을 피하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체 몇십초정도 서로 눈을 마주친체로 가만히 서있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그러다가 겁이 덜컥나서 집으로 뛰쳐갔는데 그 다음날 H양의 집앞에 있는 시장에 큰 불이나서 시장 전체가 다 타고 H양의 집까지 불이 붙었지만 다행이 전소하지는 않고 다친사람도 없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두번째는 학교 수업이 끝나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길에 또 뒤돌아보다가 마주쳤는데 이번에도 눈을 마주친체 서있었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이번에는 H양도 바로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얼른 고개를 돌려 갈길을 갔다고 해요.</div> <div> </div> <div>그리고 몇일후 H양의 아버지가 교통사로고 고인이 되셨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H양은 그 이저씨가 자신의 주변에 해를 끼치는건지 위험을 알려주려고 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 자신에게 직접 피해를 준적은 한번도 없으니 앞으로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살겠다고 하더라구요.</div> <div> </div> <div>이제 저희는 30대 중반이 되었고 H양도 가정을 이뤄서 잘 살고 있습니다.</div> <div> </div> <div>그 뒤로도 저희는 종종 모임을 가졌는데 저는 가끔 생각이 나면 그 '뒤에 서있는 아저씨'는 아직 따라다니냐고 묻곤 합니다.</div> <div> </div> <div>그 아저씨는 아직도 H양을 따라다니는듯 하구요 H양은 그 아저씨가 다시 눈을 피하지 않는날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합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