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font-size:14px;"><span style="line-height:1.6em;">대전지역 국가지정병원과 보건소가 메르스(MERS) 의심 환자를 떠넘기고 있어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span></span> <p>대전 서구 지역 한 대학에 재학중인 A(20)씨는 2일 오후 수업 중 고열과 기침 증세가 심해 인근에 최근 개업한 종합 병원을 찾았다.</p> <p>A씨에 따르면 병원 측에 "메르스 증세가 있어서 왔다"고 하자 의료진은 “우리 병원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충남대병원으로 가라”며 진료를 거부했다.</p> <p>A씨는 “병원 측이 진단도 할 수 없다며 문전박대를 했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은 최근 대전지역 첫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지난달 입원했던 곳으로 의료진 자가격리 등을 이유로 응급실을 폐쇄했다.</p> <p>A씨는 집에 가서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오후 7시가 넘어 국가지정 병원인 충남대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했다.</p> <p>하지만 이곳 역시 “우리 병원도 메르스 진단을 하는 곳이 아니다”며 A씨의 진료를 거부했다.</p> <p>A씨는 “충남대병원 응급실에 전화해 '메르스 증세가 있어 진료받고 싶다'고 말했더니 자신들은 시약도 없기 때문에 (메르스가 의심되면) 보건소에 가서 진찰을 받으라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p> <p>기자는 대전지역 야간 메르스 진료체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우선 충남대병원 응급실(042-280-8129)로 전화를 걸어 “메르스 증세와 너무 똑 같아 진찰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p> <p>전화를 받은 응급실 직원은 “우리는 진단 시약도 없고 검진하는 곳이 아니다. 거주지 보건소에 가면 야간에도 의사가 있으니 가서 진료를 받으라”고 설명해줬다.</p> <p>그는 "지금 우리 병원은 격리병동도 없고, 응급실 격리방도 모두 차서 받을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나 119에 전화해봐라"고 덧붙였다.</p> <p>충남대병원과 달리 서울지역 메르스 국가지정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지난 주말 메르스 의심 환자를 별도로 진단하는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p> <p>기자는 곧바로 대전중구보건소(042-580-2700)에 전화를 걸었다. 이곳은 이날 ‘메르스 비상근무체제 가동’이라는 언론 보도자료를 낸 보건소다. 자료를 통해 보건소 측은 평일 오후 9시까지 근무하지만,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상시 유지한다고 밝혔다.</p> <p>기자가 해당보건소에 전화를 건 시각은 오후 8시 50분께다. 메르스 진료를 요청하자 전화를 받은 직원의 답은 황당했다. 그는 “보건소는 진료할 수 없으니 충남대병원 응급실로 가라. 그러면 그곳으로 의료진이 갈 것”이라고 답했다.</p> <p>기자가 “충남대병원은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으라고 말했다”고 말하자 “병원이 뭔가 잘 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전화해서 얘기하겠다”고 해명했다.</p> <p>중구보건소가 이날 보도자료에 배포한 메르스 핫라인(042-580-2731)도 불통이었다. 1시간 동안 10회 가량 통화를 시도했지만, 신호가 한 번 울리고 통화중 연결음만 나와 고장이 의심됐고 오후 9시가 넘어서는 대표전화도 받지 않았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