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오유공작소의 청이라보유입니다. 본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소개한다는게 좀 오그라드네요; <div><br><div>저는 주 전공이 도예인데, 도자기는 하루만에 뚝딱하고 나오는 결과물이 아니에요. 정말정말정말정말 짧게 잡아도 4일정도 걸립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서 저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시간이 아닌 소장하는 사진으로 보여주려 합니다.</span></div></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5759UMbFxZ2Ao9x2oOxk.jpg" alt="IMG_20141231_194342.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480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먼저 이렇게 흙을 반죽해줍니다. 이렇게 반죽하는 것을 꼬막밀기라고 합니다. 흙안의 기포를 잡아주고 흙에 방향성을 부여해서 물레찰 때가 좀 더 쉬워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제가 쓰는 흙은 백색 발색도가 다소 떨어지는 B급 백자토입니다. 어차피 어두운 유약으로 덮힐거라 백색의 발색은 중요하지 않아요. </div> <div style="text-align:left;">꼬막을 다 밀게되면 종모양으로 굴려서 모양을 잡아줍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873457Zy2ILPLCN.jpg" alt="20140730175310906.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641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바지가 난리가 났네요ㅋㅋㅋㅋㅋㅋ아이고</div> <div style="text-align:left;">숙련된 분들은 바지에 흙이 묻지 않습니다. 저는 내공이 많이 떨어져서 거의 흙으로 만든 바지를 입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어쨌든 반죽이 끝나면 저렇게 물레 위에 흙을 붙여줍니다. 도예를 하는 상남자라면 저 정도 물레위에 붙여서 다 쓸때까지 일어나지 않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 <div style="text-align:left;"><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3620GeIAkli2K1qnMyCyMWEOC2bxripT.jpg" alt="20140830220704057.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360px;"></div></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손의 느낌을 잡는다고 연습을 몇번 합니다. 그래서 그릇모양이 다른거에요. (변명)</div> <div style="text-align:left;">윗 사진과 지금 사진은 다른날에 찍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842se22u8GHaaHB9P2.jpg" alt="20140830235038985.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360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물레작업이 끝나면 이렇게 건조시켜 줍니다. 굽성형이 아직 남아있거든요.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9343HY65hVtPv7Dzlx6sHj8EXe.jpg" alt="20140831203529474.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640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건조되어서 약 밀크초콜릿정도로 점성을 잃게되면 굽을 깎습니다. 물레를 차면서 굽까지 만들 수는 없어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렇게 건조된 기물을 물레위에 다시 올립니다. 그 다음 물레를 회전시킨 후 칼을 갖다대면 기물이 깎이면서 굽이 만들어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사진은....제가 모르는 사이에 흙안에 불순물이 들어가있는 것을 찍은 사진입니다. 말끔한 기물을 좋아하는 저는 저런 하자가 있는 기물은 버립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저 상태에서 버려진 기물은 다시 흙으로 환원되어 재사용 할 수 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57431ebQVckRcrt8sF9g.jpg" alt="IMG_20141209_215852.jpg"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order:none;width:480px;height:480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자가 있거나 제 맘에 안들면 그냥 버립니다.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이별하게 되는 순간을 자주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저를 떠나가는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도예가 누군가에겐 수행이 되는 이유라고 생각해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어쨌든 중요한건 만드는 본인이지, 떠나간 것이 아닙니다. 저는 몇개라도 다시 만들 수 있으니까요.</div> <div style="text-align:left;">ㅋㅋㅋㅋㅋㅋㅋ진지해져서 죄송합니다. 사진보니 뭉클해서요. 버려서 미안해...</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49972qb6bfAvDMo.jpg" alt="20150102_221519.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269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네, 부처가 되갑니다. 하지만 그릇이 웃고있으니 저도 웃습니다. (실성)</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580pnd2sU8kTT4.jpg" alt="IMG_20150117_133215.jpg" class="chimg_photo"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order:none;width:480px;height:480px;"></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 <div><br></div> <div>-전수검사중-</div> <div><br></div> <div>굽을 다 깎고 나면 저렇게 모양과 사이즈를 체크합니다. 저 기준에 맞지 않는 기물은 아까처럼 버려집니다.</div> <div>하나하나 올렸을때 사이즈가 맞는 그 전율이란.....</div> <div><br></div></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588JCiNJVFFGygUu.jpg" alt="IMG_20150204_161044.jpg" class="chimg_photo"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order:none;width:480px;height:480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실루엣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기물의 모양을 잡습니다. 아슬아슬한 균형미와 글래머러스한 실루엣이 이 그릇의 매력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릇도 섹시해질 수 있어요.</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후 완전 건조 뒤 800도에서 초벌을 합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div style="text-align:left;"><br></div></div> <div style="text-align:left;"><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4860khwILVhKUU25tH2fB8EgHW3YD8N5Pu.jpg" alt="20150110_221607.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269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초벌 뒤 사포질을 합니다. 표면을 매끄럽게 해주고 유약을 입힐 때 좀 더 수월하게 해줍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이 먼지를 마시며 도예가는 삶을 주고 작품을 얻습니다. 하....마스크 꼭 쓰세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4999ygwNvafi8AE4MlJ62oImxePbtENWtu.jpg" alt="20150212_122249.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640px;"></div><br></div></div> <div style="text-align:left;">유약을 입힌 모습입니다. 유약이 빨갛다고 해서 빨갛게 나오지는 않아요.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지고, 어떻게, 어떤 온도로 굽느냐에 따라 기물의 느낌이 정해집니다. 제가 사용한 유약은 1250도의 온도에서 완전히 녹아 검은 유리질을 형성합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초벌중에 불기운에 살짝 변형되어 입술부분이 뒤틀렸네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저 기물은 아직 미완성이라 다른 완성품을 보여드릴게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590EFsucwhNcbAMrOagxdMg.jpg" alt="IMG_20150204_205252.jpg"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480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유약을 입힌 초벌기를 1250도에서 산화소성합니다. 그럼 저 빨간 유약이 이렇게 검은 유약이 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저는 주로 금을 사용한 도자기를 만듭니다. 정적인 도자기에 저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금칠로써 도자기에 율동감을 부여합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원래는 찻사발의 용도로 만들었지만, 찻사발의 공식에 맞지 않는 정체 불명의 그릇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실용성을 아예 배제한, 그저 심미성만을 추구한 작품이에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실제로도 정말 쓰기 힘듭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도자기를 사서도 쓰지 못하게 만드는, 강제 소장하게 하는 그런 작품을 만들려고 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지만 밑부분이 깔끔하지 않아 불량품입니다. 재벌때까지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가슴 졸이며 가마신에게 항상 기도합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그래도 저렇게 제 기도를 빗겨간 기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열심히 만든 작품이 저렇게 잘못나오면 너무 아쉬워요.</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렇게 저는 또 부처에 가까워집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뒤에는 그리다만 그림입니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원래는 회화를 꿈꾼 미술학도였음!) </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둘다 미완성, 불량품들이라 모아서 찍어봤습니다. </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573F1UmpKuYiYIUIVmCPXR.jpg" alt="IMG_20141017_172204.jpg"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480px;"></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 친구는 저도 가보지 못한 프랑스에 갔다왔습니다. 거기서 좋은 주인을 만났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저한테 다시 돌아오게 되었네요.</div> <div style="text-align:left;">마음에 드는 작품중 하나입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3/14251928446wF8yhxg8lk.jpg" alt="IMG_20140829_122454.jpg" style="border:none;width:480px;height:480px;"></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div> <div style="text-align:left;">다음에는 좀 더 재밌고 아름다운 작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