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적분과 통계에서 회전체의 부피 구하는걸 배우고 있었거든요</div> <div>그런데 선생님이 회전체를 보고 UFO같다고 한 걸 계기로 외계인 얘길 조금 하다가</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귀신 얘기로 넘어갔어요</div> <div> </div> <div>제가 귀신 안 믿는다고 그랬거든요.</div> <div>나는 본 적 없고 환각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랬더니</div> <div>자기는 본 적 있다고 하면서 예전에 꾼 꿈 얘기를 해주셨어요.</div> <div> </div> <div>고3때 수능 100일 전이었어요.</div> <div>꿈에서 절벽을 뛰어넘어가고 있었대요. 곰인형을 팔에 끼고ㅋㅋㅋ</div> <div>왠 곰인형ㅋㅋㅋㅋㅋ속으로 웃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신체 건강한 남자선생님이세요.</div> <div>어쨌든 선생님 증언으로는 황토색이었다는 그 곰인형을 끼고 가파른 땅을 오르고 계셨대요.</div> <div> </div> <div>정말 힘들게 마지막 틈과 틈 사이를 뛰어넘으며 정상에 올랐는데</div> <div>그 와중에도 의리있게 곰인형은 끝까지 팔에 끼고 있었답니다.</div> <div>여차저차해서 정상에 왔는데 밟고 있던 땅 한쪽이 한쪽이 새카만 절벽이었어요.</div> <div> </div> <div>좀 소름끼쳐하던 와중에 갑자기 품에 끼고 있던 곰인형이 새빨간 색으로 변했다고 합니다.</div> <div>그러더니 선생님 팔목을 붙들더래요.. 엄청난 힘으로</div> <div> </div> <div>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으리있게 곰인형을 챙겼는데</div> <div>곰인형이 그런식으로 나오니까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고.</div> <div> </div> <div>정말 아프더래요. 고통 때문에 잠에서 깰 정도로.</div> <div>잠에서 깬 와중에도 여전히 팔목이 아프더랍니다.</div> <div>보니 새카만 그림자 같은게 팔목을 엄청난 힘으로 잡고 있더래요.</div> <div> </div> <div>잠결에 아빤가? 싶었지만 아버지는 야근으로 집에 안 들어온다는 걸 아는 상태였거든요.</div> <div>누나나 엄마도 아니었습니다. 누나나 엄마는 이 정도 힘을 낼 수 없기 때문에</div> <div>여전히 팔목이 잡힌 채였는데 가위는 아니었는지 몸을 움직일 수 있었고</div> <div>그 검은 그림자의 얼굴을 봤는데</div> <div> </div> <div>눈과 코가 비정상적으로 크더래요.</div> <div>얘가 기쁜건지 무표정인지도,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 없는 생김새였습니다.</div> <div>머리카락은 길고.</div> <div> </div> <div>무섭다기 보단 신기하다는 느낌이 들었대요.</div> <div>그래도 아픈건 아픈거라 잡히지 않은 팔으로 그쪽을 휘저었더니</div> <div>검은 그림자가 하얗게 변하더니 투명해지다가 사라졌습니다.</div> <div> </div> <div>그렇게 잠이 깨서 거실에 나가보니 누나와 엄마가 TV를 보고 있었다고</div> <div> </div> <div> </div> <div>되게 신기하더라구요. 선생님 얘길 다 듣고 보니</div> <div>제가 본 건 아니지만 제 친구가 본 귀신 얘기가 생각났습니다.</div> <div> </div> <div>이어서 제 친구 꿈 얘길 해 볼게요.</div> <div> </div> <div> </div> <div>때는 몇 년 전 중1</div> <div> </div> <div>가물가물하지만 여름방학이 끝난 시점이었던 것 같습니다.</div> <div>친구가 자기가 가위를 눌렸다고 하더군요.</div> <div>저는 한 번도 겪지 못한 경험이라 궁금해 이것저것 물어보며 얘기를 들었습니다.</div> <div> </div> <div>여름이었어요. 친구네 집 선풍기는 벽에 붙어있습니다.</div> <div>학교에 가면 있는 벽에 달린 선풍기처럼요.</div> <div>그 선풍기를 켜고</div> <div>여름에 더워서 이불도 안 덥고 반바지에 티만 걸치고 뻗어서 자고 있는데 가위가 오더랍니다.</div> <div> </div> <div>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눈만 도로록 굴리니 그 선풍기 위해 누가 앉아있었습니다.</div> <div>파란색인 남자애가 그 선풍기에 앉아서 자기랑 눈을 마주치고 있었대요.</div> <div>고개도 못 돌리고 눈을 마주치고 있는데</div> <div>그 남자애 눈이 새카맣더랍니다. 흰자가 없었어요.</div> <div> </div> <div>몸을 오므리고 선풍기 위에서 턱을 괴고 앉아있는 모습이 얼마가 기괴했겠어요.</div> <div>무서워 죽겠는데 몸은 안 움직이지. 언제 풀릴지도 모르고.</div> <div>근데 그 남자애가</div> <div> </div> <div>씨익 입이 찢어지도록 웃다가 사라졌대요. 가위가 풀림과 동시에.</div> <div> </div> <div> </div> <div>제 얘기가 끝나고 선생님이 다시 입을 여셨습니다.</div> <div>그리고 다른 이야기를 추가로 들었죠</div> <div> </div> <div>이 선생님이 어릴 때도 초자연적이고 신기한 것에 관심이 많으셨는지</div> <div>누나와 분신사바를 한 적이 있었대요.</div> <div>ㅇㅈ이라는 친구는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고.</div> <div> </div> <div>분신사바 그거 그냥 자기도 모르게 손 움직이는거 아니냐고.</div> <div>무의식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펜을 움직이는 거란 소리를 들은 적 있다고 말하니</div> <div>선생님이 아니 그 귀신 진짜였다고 하시며 누나랑 내가 생각하는 걸 정확하게 맞췄다고 합니다.</div> <div> </div> <div>심지어 옆에서 구경하던 그 친구의 생각도요.</div> <div>제 친구가 지금 뭘 생각하고 있냐고 귀신한테 물으니</div> <div> </div> <div>통닭</div> <div> </div> <div>이렇게 쓰더랍니다. 그래서 친구한테 너 방금 통닭 생각하고 있었냐 그러니</div> <div>어떻게 알았냐고 놀라워했대요.</div> <div> </div> <div>누나는 사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까지 맞췄다면서.</div> <div> </div> <div>수능 수리 30번 답이라도 물어보지 그랬냐니까</div> <div>미래는 잘 맞추지 못한다고.</div> <div> </div> <div>기승전수능이 되어버렸네요.</div> <div> </div> <div>사실 귀신얘기보다</div> <div>수능이 더 무서워요.</div> <div> </div> <div>최근에 수능치고 고사장을 나오는 꿈을 꿨는데</div> <div>진짜 과장없이 똥나오게 무섭더군요.</div> <div>수능을 치는 시점의 꿈은 아니었고 다 끝난 시점의 꿈이었는데</div> <div>눈물도 안 나오고 손은 떨리지</div> <div> </div> <div>꿈에서 어? 벌써 내가 수능을 쳤어? 많이 남은 줄 알았는데?</div> <div>어떡해?</div> <div>어떡하지</div> <div>꿈이었음 좋겠다</div> <div>꿈이었으면...</div> <div> </div> <div>내가 무슨 문제를 풀고 무슨 답을 체크했는지 하나도 생각 안 나지.</div> <div>모의고사를 쳤을 때도 이런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div> <div>근데 생각해보니까 생각 안 나는게 당연한 거였어요. 수능을 안 쳤으니까</div> <div>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하여간 꿈속에서 한바탕 멘붕의 쓰나미를 겪고 눈을 뜨니</div> <div>현실에서도 제가 손을 벌벌 떨고 있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귀신보다 더 무서운 수능.</div> <div>초딩때 빨간마스크가 뒤쫓아오는거 학원차로 따돌리는 꿈도 꿔 보고</div> <div>온갖 기분나쁜 꿈은 다 꿔봤지만</div> <div>수능 꿈만큼 무서운 꿈은 없는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근데 진짜 기승전수능이네요.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