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이었나..12월이었나 그쯤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div><br></div> <div>저는 미대 입시생이었고 수능이 끝난 후 바로 겨울실기특강을 시작했기 때문에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학원에 틀어박혀 있었습니다.</div> <div>학원이 끝나고 뒷정리를 마친 후 1층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좀 떨고..지하철까지 걸어가면 항상 대충 시간이 10시 45분에서 11시쯤 됐었죠</div> <div>그 날도 뭐 평소와 똑같이 그 시간에 지하철역에 도착해서 사람이 가장 없는 곳에 타려고 플랫폼의 맨 끝 의자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어떤 남자가 저에게 다가왔습니다.</div> <div>갈색 코트를 입고있었고 머리는 조금 길고.. 갈색 크로스백을 매고 있었습니다.</div> <div>술에 취한 것 같았는데, 심하게 취하진 않아보였고 살짝 알딸딸한 정도? 로 보였어요.</div> <div>그사람이 저에게 손짓을 하더니 가방을 대뜸 제 무릎 위에 올려두더군요.</div> <div>전 뭐 잠깐만 그것좀 들고있어봐..정도로 이해했죠. 술에도 좀 취해보였고..주머니에서 뭘 꺼내려는 시도를 하길래.</div> <div>그래서 전 그 가방을 제 옆의 의자에 내려놓으려고 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뭔가 순간 느낌이 쎄-하길래 가방에서 시선을 돌리고 그 남자를 바라봤죠. </div> <div>그랬더니 보이는건 제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이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전 순간적으로 오른쪽으로 넘어지다싶이 피하고 가방을 그 남자에게 던졌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뭐가뭔지 이해도 안되고 놀라서 그자리에서 멍하니 있었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주먹을 날린 그 남자는 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실수입니다, 이러면서 가방을 다시 메더군요..</span></div> <div>딱 그때 '이새끼가 술에 취해서인지, 원래 이런건진 모르겠지만 미친놈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div> <div>맨 끝 부분이라 사람도 없었고, 도망을 가려고 해도 그 남자가 길부분에 서있어서 도망도 못가겠더라구요.</div> <div><br></div> <div>그때 그 남자가 갑자기 저에게 다가오더니 얼굴을 제 귀에 대고 귓속말로 </div> <div><br></div> <div>'우주에 가보신 적 있으십니까?'</div> <div><br></div> <div>라고 하더군요..</div> <div><br></div> <div>이게 무슨 시추에이션..</div> <div>미친놈인가? 정신병자를 비하하는건 아니지만 무슨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인가?</div> <div>아니면 술에 취해서 이런건가? 사이비종교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때 또다시 저에게 귓속말을 합니다.</div> <div><br></div> <div>'친절을 베풀어주셨으니, 저랑 가요.'</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뭔..</div> <div>가방을 들어준걸 말하는건가? 아니 이거 진짜 위험해보이는데? 어느 쪽이든 미친놈인건 확실하고 뭔짓을 당할수도 있는거 아닌가? 란 생각이 팍 들더라구요.</div> <div>그때 열차가 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이 역을 지나는 열차가 두개 있습니다. 수원행, 죽전행.</div> <div>그 때 온 열차는 죽전행이었고 저는 죽전보다 더 먼 곳에 살기 때문에 수원행을 타야 했죠.</div> <div><br></div> <div>그때 온 열차는 죽전행이었습니다.</div> <div>'수원행이든 죽전행이든 일단 타고 보자' 라는 생각으로 일어나려고 하니, 그 사람이 열차 안으로 갑자기 뛰어가더군요.</div> <div><br></div> <div>그러고는 저에게 손짓을 막 합니다. 이리로 오라고..</div> <div>전 당연히 가지 않았고 그렇게 열차 문은 닫혔습니다.</div> <div>열차가 출발하고 창문으로 그 사람이 사라져가는걸 보며 안심했고 저는 다른 쪽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수원행 열차를 기다렸습니다.</div> <div><br></div> <div>몇분 뒤에 수원행 열차가 왔습니다. 저는 그걸 탔고, 자리가 빈 곳이 없었기 때문에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갔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죽전에 도착.</div> <div>죽전에 도착하기까지 저는 그 남자에 대해 그냥 취객..정도로 생각을 정리했기 때문에 그 남자를 다시 볼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냥 아무 생각없이 손잡이를 잡고 서있는데(출입문 방향을 등지고 서있었습니다)</div> <div>누군가가 뒤에서 제가 잡고있는 손잡이를 잡더군요. 그러니까 제 손과 겹친거죠.</div> <div>저는 자리가 좁은가? 정도로 생각하면서 뒤를 돌아봤는데..</div> <div><br></div> <div>아 진짜 이때 심장 떨어지는줄 알았습니다.</div> <div>그 남자인겁니다.</div> <div><br></div> <div>아무런 표정 없이 무표정으로, 그냥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div> <div>소름이 끼치더라구요</div> <div>지하철 안에서 어디로 도망칠 수도 없고...이사람은 죽전행 열차를 타놓고도 굳이 내려서 다른 칸에 타있는 나를 찾아온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니</div> <div>분명히 저를 따라올 것 같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따라와서 무슨 짓을 할지는...모르는 일이죠.</div> <div><br></div> <div>진짜 심장이 쿵쾅거리고 떨렸지만 일단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div> <div>이 사람을 어떻게든 따돌려야 한다..란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다 제가 내려야할 역의 전 역에 열차가 도착했고 저는 자연스럽게 열차에서 내렸습니다.</div> <div>그러자 역시 그 사람도 저를 따라서 내리려고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취한 사람이라 그런지 움직임은 약간 둔해서 날 못 찾을 수도 있다..란 생각에 </div> <div>그 남자가 열차에서 내리는 순간에 맞춰서 옆의 문으로 바로 다시 들어갔습니다.</div> <div>사람들 틈으로 비집고 들어간 후에 창문으로 그 남자를 보는데 두리번두리번거리며 저를 찾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 순간 문이 닫히고 그 사람은 계속 두리번거리고 있는 채로 열차가 다시 출발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저는 제가 내려야 할 역에 내려서 혹시나 그 사람이 없나 계속 확인하고 버스로 날 따라온 건 아니겠지란 생각에 계속 두리번거리다가 미친듯이 집까지 뛰어갔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상이 제가 겪은 일입니다.</div> <div><br></div> <div>취객이든..미친놈이든...사이비종교든.... 정말 무서웠던 경험입니다. 저를 따라와서 절 찾았다는 것이..</div> <div><br></div> <div>그 이후로 지하철에 탈 때 두리번거리는 버릇이 생겼네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