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지인에게 들은, 실용음악과 출신 분의 경험담입니다.</div> <div> </div> <div>다소 필력이 부족해서 <strike>저 편하라고</strike> 1인칭 시점으로 기술 하겠습니다. </div> <div> </div> <div>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 이야기 아니에요.</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199X년, 나는 비교적 상당히 늦은 나이에 군입대를 하게 되었다.</div> <div> </div> <div>소위 말하는 메이저 급 군악대를 가려 했지만 번번히 시험에 떨어지고 결국 일반병으로 입대를 하였는데</div> <div> </div> <div>운이 좋게도 모 사단의 군악대원으로 차출되었다.</div> <div> </div> <div>문제는 내가 드럼을 전공해서 당연히 드럼 파트를 맡게 될거라 생각했는데</div> <div> </div> <div>이미 사단 군악대 내엔 드럼 사수와 부사수까지 있었다.</div> <div> </div> <div>나중에 알고보니 '실용음악과' 출신 이라는 것 때문에 차출된 것.</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기존에 있던 드럼 파트 사수와 부사수는 전공자가 아니었고 그냥 취미로 드럼을 배웠을뿐인데 </div> <div> </div> <div>당시에 전공자를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서 어쩔수 없이 뽑힌 인원들이었고</div> <div> </div> <div>수 없이 갈굼을 받으며 겨우 한사람 몫 하나 싶었더니만 난데없이 '실용음악과 전공자'가 떡하니 나타난 것이다.</div> <div> </div> <div>나를 차출한 군악대장은 당연히 실용음악과 출신이라 기존의 두 대원들을 실력으로 압도하고</div> <div> </div> <div>드럼 사수를 맡긴후 기존 두 명의 다소 못 마땅한 드럼 담당들을 전출 보내려 했는데 역시나 짬밥은 무시할 것이 못 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일단 나는 실용음악과 출신이긴 하지만 '세트 드럼'에 특화되어 있었고</div> <div>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tyle="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id="image_05566271326832397" class="chimg_photo" alt="1.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2/1386743356kGtRJvlpD4zddrTWMqbmL.jpg" width="800" height="600"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기존의 드럼 사수 & 부사수는 1년 동안의 혹독한 갈굼 & 연습으로 인하여 '스네어 드럼'에만 특화 되었던 것.</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style="text-align: left"><img style="border-bottom: medium none; border-left: medium none; border-top: medium none; border-right: medium none" alt="2.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2/13867434008TRBbTPN1BOzl4sC.jpg" width="300" height="300" /></div></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뭐가 다르냐 반문 하신다면 의외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만 알아두자.</div> <div> </div> <div>아무튼 군악대에서는 내가 잘하는 '세트 드럼'보다 기존의 두 드럼 담당이 잘하는 '스네어 드럼'이 훨씬 더 쓰일일이 많았으므로</div> <div> </div> <div>나는 처치 곤란한 입장이 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무리 내가 나름 날고기는 전공자라도 '세트 드럼'을 연주할 일은 사단 축제를 포함해도 일년에 3, 4 번 정도였고</div> <div> </div> <div>'스네어 드럼'을 연주할 일은 한 달에 최소 5번 이상.</div> <div> </div> <div>즉 나는 별 쓸모가 없다는 뜻.</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로 인해 나는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고 게다가 기존 드럼 담당들의 갈굼과 </div> <div> </div> <div>- 그게 아니더라도 군악대는 원래 <strike>존나 쓸데없이</strike> 빡세게 군기 잡기로 유명하다 - </div> <div> </div> <div>하마터면 자신들을 내쫓게 만들뻔한 원흉으로 낙인 찍혀서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아 별로 배우지도 못하고</div> <div> </div> <div>(혼자 독학하려 해도 신병이 그게 가능할거 같은가?) 그저 하루하루 이유없이 갈굼 받기에 바빴다.</div> <div> </div> <div>나름 기대하고 뽑아왔던 군악대장도 면담에서 '너 전공자라서 뽑았는데 자꾸 배우는거 늦으면 전출보낸다?!' 라는 말로 불안하게 만드는데,</div> <div> </div> <div>안 그래도 기대와 달리 연습을 거의 못하다시피 해서 손발이 굳어가는걸 느끼고</div> <div> </div> <div>여러모로 갈굼받고 힘들기까지 해 </div> <div> </div> <div>'연습도 못하는데 욕 먹어가며 굳이 군악대에 남아야 하나.......'</div> <div> </div> <div>는 회의감도 들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러다가 내가 백일휴가를 다녀오고 사단장이 바뀌면서 갑작스레 상황은 반전된다.</div> <div> </div> <div>이유인즉슨, 새로운 사단장은 'Live 연주가 곁들인 연회'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분이었던것.</div> <div> </div> <div>취임이후 대략 한 달쯤 지나자 일주일에 한 번씩은 군악대를 불러 라이브 연주를 들으며 음주를 즐기는데 </div> <div> </div> <div>당연히 군가, 행진곡 같은 것만 주구장창 연습하던 군악대의 연주가 성에 안 찬것은 당연지사.</div> <div> </div> <div>특히 스네어 드러밍에 특화된 기존 드럼 사수 & 부사수는 스네어 드럼이라면 모를까 세트 드럼을 연주하면 모르는 사람이 봐도 </div> <div> </div> <div>'와 드럼 존나 못치네' 소리가 나올 정도라 결국 세번째 연회 날, 드럼 스틱은 나에게 넘어오게 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별로 손 발을 맞춰보지도 못해서 멜로디 파트는 지들끼리 알아서 코드만 맞춰 연주하고</div> <div> </div> <div>나는 그저 일정한 박자로 중심을 잡아주는 위주로 드러밍을 했을 뿐인데 </div> <div> </div> <div><strike>술에 꼴은</strike> 사단장님께서는 '그래 바로 이게 음악이야!'하며 기뻐하셨고 양주 한 잔과 특박까지 하사해 주셨다. </div> <div> </div> <div>거기에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야 군악대장, 그냥 아예 저 드럼치는 애 중심으로 밴드 하나 만들어봐라. </div> <div> </div> <div>전공자라며? 확실히 전에 하던 놈하고는 차원이 다르구만 헛헛헛."</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렇게 되버린 것이였다.</div> <div> </div> <div>지엄하신 사단장님의 명령하에 군악대장은 사단내의 실용음악과 출신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 키보드리스트, 보컬이 </div> <div> </div> <div>있으면 찾아 보내라 공문을 내려 보냈고, 거기에 내가 몇 마디 보태서 음향 관련 경험자도 구하게 하였다.</div> <div> </div> <div>그리고 정말 운이 좋게도 원하는 인원들을 아마추어가 아닌 전공자 출신으로 모두 채우게 되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당연히 전공자들만 모은데다 주로 연습하던 장르 음악 위주로 공연을 하다보니 - 물론 절반은 트로트였지만 - </div> <div> </div> <div>기존 군악대의 연주보다 퀄리티는 월등히 좋았고, 군복무 하는 동안 손발 굳어지면 어쩌지 매일매일 한숨쉬던 이들이라</div> <div> </div> <div>연습도 알아서 매우 열심히 하게 되었다. (거기에 아예 전용 합주실을 하나 내 주기도 하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음향 관련 전공자 덕분에 사운드도 기막히게 뽑아내고 사단장님이 이 곡도 되냐 하시면</div> <div> </div> <div>왠만큼 어렵지 않은 이상 2, 3일후면 상당한 퀄리티로 연주가 가능하니 </div> <div> </div> <div>우리팀은 사단장님의 이쁨을 듬뿍 받게 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결정적으로 얼마후 사단장님의 동기들과 부부 동반으로 '가든 파티'를 열고 거기서 공연을 했는데</div> <div> </div> <div>극찬을 받아 여러 장군들에게 금일봉을 받고 </div> <div> </div> <div>(나중에 합쳐보니 총 금액이 무려 근 3백만원 ㄷㄷ - 다시한번 말하는데 이때가 199X년이다)</div> <div> </div> <div>사단장님의 위상을 빛내게 했다는 이유로 더더욱 귀여움 받고 여러 특혜도 받게 되었다. </div> <div> </div> <div>(그리고 금일봉의 1/3은 단 한 번의 단체 외박으로 증발하고, 1/3은 군악대장의 손에 들어갔고, 1/3은 장비 수리하고 소모품 사는데 썼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div> <div>영관급 이상 장교와 상사 이상급 부사관만 이용이 가능한 사단 본부의 호프집도 </div> <div> </div> <div>일주일에 한 번에 한해서 우리팀은 이용할 수도 있었고,</div> <div> </div> <div>외출 외박은 거의 원하는대로, 포상휴가도 분기마다 한 사람당 하나씩 나왔고,</div> <div> </div> <div>무엇보다 경계근무는 물론 불침번도 안서고 훈련도 안 받고 그저 합주실에서 연습만 하다가</div> <div> </div> <div>언제언제 공연해라~ 명령만 떨어지면 그것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div> <div> </div> <div>거기다 공연 한 번만 하면 약간의 금일봉과 진수성찬 (먹다 남긴것이긴 하지만) + 술을 마실수 있다니!!!</div> <div> </div> <div>당연히 기존 군악대원들은 배가 아파서 죽을라고 했지만 지들이 뭐 어쩔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가끔씩은 군악대장이 사단장님께서 하사하신 금일봉을 뺏어가고 </div> <div> </div> <div>연회에 자주 불려오던 한 간부의 부인이 울 팀원 한 명을 유혹하고 (물론 실패했다)</div> <div> </div> <div>공연 전날 합주실에 빗물이 새서 약 100만원 상당의 우리팀 전용 믹서(음향장비)가 고장나</div> <div> </div> <div>군악대장이 울며불며 일단 자비로 서울까지 가서 새로운 믹서를 사오는 등 크고 작은 일들도 있었지만 </div> <div> </div> <div>나름 편히 - 외출 외박과 휴가를 자주 나와 펑펑 쓰고도 되려 근 2백만원을 모아 - 무사히 군생활을 마치게 되었다.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그런데 그 분 전역하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갔더니 온몸에 알게 모르게 트로트의 기운이 너무 깊게 스며들어 </div> <div> </div> <div>1년 가까이 엄청 고생했다고 하더군요.</div> <div> </div> <div>무슨 뜻이냐 하면 뭘 쳐도 트로트 삘이 묻어 나오더라는 이야기.</div> <div> </div> <div>덕분에 '밤무대에서 좀 날렸나봐?' 라는 소리를 수십번 들었다고.......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