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class="userContent" data-ft='{"tn":"K"}'>불교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종교이다.<br /> 그들은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 본다. 불교는 기독교처럼 "죄와 맞써 싸우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br /> 현실을 제대로 보고, "고통과 맞써 싸우자"라고 주장한다.<br /> 이것이 기독교와 불교의 큰 차이점이다.<br /> <br /> 불교에서는 고통을 죄의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br /> 왜냐하면 "나는 고통스럽다"고 솔직히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br /> 그러나 기독교의 정복된 야만인은 자신이 고통스럽다는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정당화 시킬 이유가 필요하다.<br /> 그러므로 남 모르게 고통을 감내한다.<br /> 그래서 '악마'는 그들에게 편리하게 쓰인다.<span class="text_exposed_show"><br /> 왜냐하면 악마처럼 무섭고 강한적에게 고통받고 있다면, 그 고통을 부끄럽게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br /> 사실 기독교는 동양에 있던 사고방식을 이용하고 있다.<br /> <br /> 즉, 어떤 것이 진리인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것이 진리일 것이라는 믿음이 더 중요하다.<br /> '진리'와 '진리일 것이라는 믿음'은 전혀 다르다.<br /> 예를 들어 '행복이란 죄에서 구원받았다고 믿는 데에 있다'고 한다면 그 전제조건으로 '인간은 죄가 있다'가 아니라, '자기에게 죄가 있다는 느낌'이 필요하다.<br /> 즉 기독교에서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br /> <br /> 이렇듯 기독교와 불교는 그 탄생된 배경과 역사에서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br /> 기독교는 그 탄생시점이 로마에 의해 유대인들이 노예로 전락한 시기에 탄생한 종교라는 점, 즉 정복자들에게 지배된 피정복자들 사이에서 퍼져나간 종교라는 사시이다.<br /> 기독교는 패배한자나 억압당한 자들의 불만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br /> 정복자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그들은 신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순결한 도덕으로 승화시켰다. 즉 상대에 대한 증오감과 보복심이 '원수를 사랑하라' 같은 종교적 가르침으로 승화된 것이다. 그들은 분노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대신에 이런 기만적인 가르침을 설파했다.<br /> 기독교가 하층민, 학대받았던 자들에게서 널리 퍼져나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br /> <br /> 반면 불교는 문명의 발달이 그 끝을 향해 갈 즈음 무료한 상태에서 생겨난 종교라는 것이다.<br /> 무엇보다 근본적인 차이는 "불교가 당대의 지식인층과 상류층에서 탄생"했다는 점이다.<br /> 불교에서 말하는 최고의 목표는 맑고, 욕심없고, 고요한 마음을 갖는 것을 말한다.<br /> 주목할 점은, 그러한 목표는 달성되기 위해 존재하며 실제로 달성된다는 데에 있다.<br /> 불교는 처음부터 완전함을 목표로 맹렬히 돌진하는 종교가 아니다.<br /> 기독교는 매일 기도하고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자신을 비판한다.<br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종교는 최고의 목표에 절대 도달할 수 없게 되어 있다.<br /> <br /> 니체, [안티크리스트 中]</span></sp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