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br>몇분뒤면 31이네요. <br><br><br>올 2월 화장품 업계에 들어와 막 신참티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br>그래봤자 직원은 저 혼자지만..<br><br>--------------<br><br>올해,, ㄹ혜가 싸드로 삽질만 안했으면 후반기 막바지에도 엄청 고생했을건데,, 다행?이도 올해 막바지부터 내년까지 <br>대 중국 화장품 시장은 좀 .. 암울합니다. <br>당장, 유명 남자연예인을 앞세워 중국시장을 공격적으로 투자한 모 업체는 결제가 잘 안되기도 했고요. <br><br>-------------<br><br>사장님 예지력으론 내년 매출은 올해 2/3 수준이 될거라고 전망 하시네요. 그래도 먹고 사는덴 문제 없다고 헣헣헣 하시지만...;;;<br><br>============<br><br>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br><br>저는 화장품 용기(bottle)을 제작하는 아주 작은 업체에 다니고 있습니다. <br>몇번 뷰게에 글을 올려 푸념도 하고 질문도 받고 했는데요. 벌써 내년이면 1년이 다 되어가니 시간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br>저희 업체는 립글로스, 틴트 용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br>올해 수많은 업체들의 오더를 받으면서 일정 맞추랴 비위 맞추랴 , 여기저기 샤바샤바 하고 어떨땐 감정싸움까지 하면서...<br><br>힘든날이 많이 있었지만,, 개중에 가장 힘들었던 제품을 뽑고 싶네요.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고...<br><br><br>첫번째는 ㅇㅇㅍㄹㅅㅋ 입니다. <br><br>올해 대략 10만개 이상 납품을 한걸로 기억하는데요. 홍보를 잘했는지 리오더가 쉴새 없이 나와서 일정 맞추느라,, 그 더운 여름날<br>진땀 뺐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다른거 다 제쳐두고 생산을 맞추기 때문에 행여나 같은 용기로 다른제품 오더가 들어올때는 <br>한마디로 진퇴양난 입니다. 여기저기 입고 시켜 달라는 성화에 담배만 늘어가죠.. <br><br>두번째는 ㅇㄼㅇ 입니다. <br><br>다들 아시겠지만 거대한 업체죠. 수많은 제품군들이 있고, 수량도 꾸준하게 발주가 들어옵니다. <br>ㅇㄼㅇ의 특정 제품이 저의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데, 올해 여름 갑자기 8만개 가량의 발주가 들어와 바쁘게 일한 기억이 납니다. <br>힘들었던 이유는 중간에 인쇄 불량, 용기 사출불량, 조립에서 실수... ,,, 사람 환장하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저랑 사장님이 불려가기도 했구요.<br>요즘에도 간간히 발주가 들어오는데 이상하게 이 물건이 불량율이 높아서 애물단지 입니다. <br><br>세번째는 ㅁㅅ 입니다. <br><br>이건 초대박이 터졌는지 중국용 발주도 들어오고 대만, 남미에도 런칭한다고 저를 들들 볶네요. <br>이미 내수용으로도 15만개 정도를 출고 시켰는데, 계속 계속 발주가 들어옵니다. <br>이 용기는 탄생과정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원할하게 출고 된적이 없었네요. <br>불량 처리 하느라, 본업을 제쳐두고 불량처리 하느라 허비한 시간도 많고,, 팔린거에 비해 보람이 별로 없는 ㅡㅜ<br><br><br>네번째는 ㅅㅌㅇㄴㄷ 입니다. <br><br>올해 막바지 15만개 정도의 발주가 들어와 정말 정말 급하게 진행한 건 입니다. <br>이거 때문에 다른 제품건, 사출을 하지 못해 아주 그냥 미추어 버리는줄 알았습니다. <br>특히나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이 제품과 같은 금형의 오더가 3~4건이 겹치는 바람에 다른건 손도 못대고,, <br>하루종일 전화로 욕먹기만 하고 ... 사람 피폐해 지게 만들었네요.. <br><br>===========<br><br><br>이쪽일 하면서 참 느낀거지만.... 업체의 역량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br>물론 저희 역량도 마찬가지이고요. <br><br>클라이언트가 이래저래 요리조리 하면은, 밑에 하청들은 죽어 납니다. 헐허렇ㄹ<br>예를들어 우리 회사의 어느 제품이 마음에 들어 결정했다고 합니다. <br>이래저래 여차저차 용기의 칼라라든지 인쇄사양 이것저것등이 `최종` 결정되어 발주를 받으면, <br>정해진 기간내에 참 편하게 진행할수 있습니다. <br><br>근데 여러 업체들 보면,, 일단 발주를 띄웁니다. 발주 날자 일로부터 4주라고 합시다.<br>중간에 사출 칼라가 바뀝니다. <br>후... 이거 샘플내는데 빨라야 3일이고 보통 5일 걸립니다. <br>중간에 인쇄 데이터 변경 됩니다. 그것도 2가지 3가지로 늘어나고...<br>그러면 바뀐 사출칼라 받아서 다시 인쇄 합니다. 못해도 1주일 허비.. <br><br>갑자기 사양에 없던 코팅을 해야겠다는둥, 칼라가 안맞아서 다시 내야하는 상황들이 발생하면<br>어느덧 2주 ~ 3주는 걍 지나갑니다. 그래서 어렵게 최종결론이 나면 저희는 1주 ~ 2주 사이에 출고를 시켜야 되는 상황...<br>이럴때 정말 미쳐 버립니다. <br><br><br>============<br><br><br>내년에도 똑같겠죠.. ㅎㅎ<br>안그래도 노안인데 더 폭삭 늙을거 같아요. <br><br><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