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딸 아이의 첫 생일날</span> <div>집에서 간단하게 돌상을 차려주려고 부엌에서 준비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보니</div> <div>아이가 없어졌다</div> <div>아직 걷지도 못하고 뽈뽈 기어다니는 아이가 없어져 깜짝 놀랐다</div> <div>어쩌지 어쩌지 ... 발을 동동 구르며 동네방네를 돌아다니며 찾았는데</div></div> <div>집으로 돌아와보니 딸아이는 전축밑으로 들어가서 평온한 얼굴로 자고있다</div> <div>.... 엄청 다행이긴한데 ........ 쟨 왜 저기 들어가서 자고있는거니 ㅜㅜ</div> <div><br></div> <div><br></div> <div>#2</div> <div>햇살 좋은 어느 봄 날</div> <div>아들 딸을 데리고 창덕궁을 놀러가 사진을 찍어주는데</div> <div>엄마 손을 잡고 졸졸 따라오던 아이가 큰 아이 사진 찍어주는 새에 또 사라졌다 ㅜㅜ</div> <div>집도 아니고 이 넓은데서 어떻게 찾지 ...  하며 찾으러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주위를 둘러보니 잔디밭에서 또 엎어져 자고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 엄청 다행인데 ... 왜 또 거기서 자고있니....</span></div> <div><br></div> <div><br></div> <div>#3</div> <div>아이가 아파 소아과를 가던 날</div> <div>"우리 시장가서 수박사러가자!" 라며 아이를 살살 꼬셔서 수색시장 옆 소아과를 갔다</div> <div>진료를 마치고 옆에 시장에 신발가게를 갔다</div> <div>"엄마 수박은???" 아이가 해맑게 물어보는데 지금 봄이라 수박없어 ㅜㅜ</div> <div>"엄마가 수박말고 신발사줄게!!" 하고 신발가게를 가서 아가 신발을 고르라고 했더니</div> <div>"이거 수박색깔이야!!" 라며 빨간색 땡땡이 신발을 골랐다</div> <div>아가한텐 수박이 빨간색 땡땡이 색깔로 보이나보다</div> <div><br></div> <div><br></div> <div>#4</div> <div>어느 해의 어버이날</div> <div>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딸 아이가 빨간 색종이로 만든 카네이션(으로 추정되는 종이뭉치...)을 가슴에 달아주고선</div> <div>가방도 안내려놓고 허겁지겁 안방 쪽 배란다로 들어갔다</div> <div>"엄마!! 얼른 방에 들어와봐"</div> <div>??????</div> <div>방에 들어가자 갑자기 너무 눈부셨다</div> <div>손으로 눈앞을 가리며 보니 아이가 거울로 장난을 치고있다</div> <div>"아가야 뭐하는거야??"</div> <div>"응 ! 엄마, 이 햇빛은 엄마거야! 내가 엄마한테 줬어!"</div> <div> ㅜ.ㅜ   ... 고맙고 감동적이긴 한데 사람눈에 햇빛을 쏘면 안된다는걸 가르쳐야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5</div> <div>어떤 여름 날</div> <div>가까운 바다로 놀러갔다오는 길이였다</div> <div>"엄마! 엄마 저기 봐봐! 저기!"</div> <div>"응? 어디?" 하며 아이가 가르키는 곳을 보는데 뭐를 보라는걸까 .....</div> <div>"왜애? 뭐가 있는데??" 라고 묻자</div> <div>"엄마 ! 사랑은 마주보는게 아니라 같은 곳을 보는거래!</div> <div> 엄마랑 나는 사랑하니깐 같은 곳을 본거야!" </div> <div>어느 광고 카피를 정말 문자 그대로 이해한 아이는 이렇게 사랑표현을 했나보다</div> <div><br></div> <div><br></div> <div>#6</div> <div>아이의 학교를 다녀온 날</div> <div>이사를 하고나서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전학수속을 밟으러 학교를 다녀왔는데</div> <div>적응은 잘 하고있을지 새로운 학교의 아이들과 잘 지낼지 걱정이 됐다</div> <div>아니나 다를까 .. 먼저 하교한 딸 아이가 얼굴이 밝지않다</div> <div>"무슨 일 있었니?"</div> <div>"엄마, 선생님이 엄마가 엄마 맞냐고 물어봤어 .. 나 혹시 입양됐냐고"</div> <div><br></div> <div>아들은 나를 많이 닮은 반면, 딸 아이는 정말 나를 전혀 안닮고 오로지 아빠만 쏙 빼닮았는데</div> <div>그래서 그런 말이 나왔나보다 ... 조금 웃기긴한데 속상하다 ㅜ.ㅜ</div> <div>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반 아이들 모두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다니 ....</div> <div>만약 아이가 정말 입양된 아이였다면 얼마나 상처였겠는가..  못된 선생같으니</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딸 아이는 지금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이렇게 육아게시판에 글을 적고있다</div> <div>첫 에피소드만 빼고 모두 기억하는데, 위에 적은 말들보다 더 오글거리는 말들도 했고</div> <div>말썽은 안피웠지만, 벤치가 추워보여 겉옷을 벗어놓고 오던 일도 있었고 (...)</div> <div><br></div> <div> 곧 나의 아이도 첫 돌을 맞이하는데, 돌잔치 대신 아이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싶다고 얘기하자</div> <div>"어차피 너도 첫 돌때 생각 안나지? 아이 기억에도 안남는데에 돈쓰는 거보다 좋은 일 하는게 더 좋은 것 같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고 좋아하시며 위의 내 어릴 적 이야기들을 해주셨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언젠가 나도 내 아이에게 이런 일화들을 얘기하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