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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5985
    작성자 : 케일라
    추천 : 19
    조회수 : 697
    IP : 121.172.***.164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5/02/05 22:26:13
    http://todayhumor.com/?baby_5985 모바일
    하루만 자유가 주어진다면
    읽고 싶었던 책들 잔뜩 들고 조용한 카페로 가고 싶어요. 가장 구석진 자리에 몸을 파묻고 앉아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는 일 없이, 푹 빠져 책을 읽고 싶어요. 진하고 달콤한 커피를 몇 잔이고 마셔가면서...

    그러다 배가 고프면 골목 사이사이를 기웃거려 작지만 정갈한 가게를 찾고 싶어요. 차려오는 음식 눈에 먼저 한 번 담고, 다음엔 하나하나 입에 넣어 꼭꼭 씹어가며 맛을 음미하고 싶어요. 천천히 밥 공기를 비우고 나면 배도 부르고 마음도 흐뭇해질 거예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예쁜 수제 악세사리 가게를 들를 거예요. 온갖 아기자기한 모양의 목걸이, 알록달록 귀걸이, 잔꽃무늬 머리끈...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만져보다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사서는 오는 길 내내 들여다보며 기뻐할 거예요. 아 예쁘다, 예쁘다 하고 나지막히 읊조리면서...

    자기 전에는 좋아하던 음악을 마음껏 들을 거예요. 가사를 곱씹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고, 그리운 멜로디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때론 흥얼흥얼 따라부르기도 하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고 싶어요.



    딱 하루만요.



    비록 지금은 책은 커녕 다리에 달라붙어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가며 휴대폰으로 아기용품 찾아 결제하기 바쁘고,

    차려놓고도 제 때 먹질 못해 끝끝내 식어 딱딱해진 밥을 몇 시간에 걸쳐 왔다갔다 뜯어 먹기 일쑤고,

    악세사리만 했다 하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잡아당기려 오는 아이 덕에 밋밋하고 잘 늘어나는 곱창으로 머리 질끈 묶어 올리는 것이 치장의 전부가 되고,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는 함부로 먼저 눈을 붙일 수도 없지만...
     
    언젠가 살다보면 딱 하루 정도는,
    저것 중에 절반만이라도 해볼 수 있는 날이 오겠죠?




    그래도 매일 저렇게 살라면 싫을 것 같아요.
    자유로웠던 아가씨 때의 삶만큼 엄마로서의 삶도 이젠 소중해졌거든요. 
    달콤하고 작고 포근한, 품으면 착 감기며 안기는 내 아이의 냄새와 감촉이 그리워서라도 돌아가진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딱 하루만, 저렇게 느긋하게 지내보고 싶네요.
    그러면 힘을 얻어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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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2/05 22:52:50  174.59.***.142  Max.J  488224
    [2] 2015/02/05 23:10:30  121.152.***.181  mp3player  246890
    [3] 2015/02/05 23:46:28  119.149.***.91  sherlockjohn  568262
    [4] 2015/02/06 00:26:56  211.216.***.150  뽕실  529338
    [5] 2015/02/06 01:25:25  222.109.***.202  Mk  526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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