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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쿸쿠보틀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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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aby_22259
    작성자 : 결제확인
    추천 : 14
    조회수 : 1181
    IP : 108.162.***.101
    댓글 : 64개
    등록시간 : 2017/10/23 04:51:45
    http://todayhumor.com/?baby_22259 모바일
    사춘기가 진짜로 왔나봅니다. 멘탈이 그랑 붓다를 찾아 떠나야 할 듯...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에 하하호호 즐거운 분위기에서 저는 커피 마시고 딸내미는 산수숙제 하고 있었는데
    사단이 났네요.

    1. 숙제 중 유투브 몰래 시청.
    2. 숙제 끝낸 후 검산 과정에서 약분을 안 함. 
    3. 고쳐서 하라고 하는 법을 지도했더니 몇 번 끄적거리고 미적거리더니 다 했다고 가방 싸고 놈.
    4. 가방을 확인하려니 자기 못믿냐고 화를 내고 문을 쾅 닫음.
    5. 약분 안함...ㅎ 숙제를 다 안하고 논 거임.
    6. 제대로 하라고 하니 읽던 책을 쾅 던짐. 
    7. 꼭지 스핀


    이제 4학년이고 분수가 너무 약해서 애프터스쿨에서 하는 과외까지 시켜놨더니 어차피 선생님이 다 고쳐준다고
    대꾸를 하네요. 100점 만점에 15점 받아오는 거, 그럴 수 있죠.

    그런데 안해놓고, 방법을 가르쳐 주고 이해할 때까지 설명한 다음에 마무리하라고 했더니 했다고 거짓말한 점, 
    화난다고 문 쾅 닫은 점, 그리고 물건을 던진 점, 이렇게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네요^^

    초등학교 들어와서 이렇게 목소리 높여본 적 없는데 한톤 올려서 혼냈습니다. 

    공부 못하는 거,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못하기 때문에 교실에서 재미가 없어서 힘들다고 해서 과외를 시켰고, 
    이제 이해를 해서 괜찮다면서도 게으름 때문에 어차피 시험이 아니니까, 하면서 중간에 그만두는 게
    옳은 것이냐. 시험때도 이렇게 하느냐, 매사에 최선을 다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럼 이제까지 학교에서 시험본
    점수가 다 이런 식으로 해서 나온 것이냐. 거짓말하라고 엄마가 가르쳤냐. 아까 분명히 세 번 엄마가 경고했지
    않았냐. 이렇게 숙제 안하려면 애프터스쿨도 가지 말고, 문화원 댄스 클래스도 안가고 이번주는 아무 데도
    안간다. 분명히 엄마는 경고했다. 

    사람이 뭐냐, 짐승이냐, 화난다고 들고 있던 거 던지고 화풀이하는 게 사람이냐, 화나면 무는 짐승이지,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냐, 뭔가를 던진다면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게 맞고,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것은 쓰레기이니
    방금 던진 책은 버려라. 너에게 소중하다면 던질 리가 없는데 던진다면 쓰레기가 맞다. 쓰레기가 아닌데 던진다면
    올바른 화를 푸는 방식이냐. 더 화나서 책 던져도 화가 안풀리면 엄마한테 책을 던질 거냐. 화난다고 폭력으로 
    푸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그건 짐승이다. 짐승은 화나면 문다. 사람은 아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네요. 처음엔 저도 머리에 피가 올라서 무섭게 야단쳤는데 사람이 뭐냐부터 좀 가라앉았어요.
    아, 화난다고 애한테 화풀이할 수 없는데, 그건 사람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면서 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일단 목소리 좀 더 가라앉히고 화를 표출하지 않으려고 엄청 애썼네요. 

    그리고 엄마가 왜 화가 났는지 아냐고 물어봤습니다. 안대요. 이미 엄마가 목소리를 높인 시점에서 흑흑 울면서
    숙제 다 했다고 거짓말하고, 문 쾅 닫고, 책 던져서 그런다고 하대요.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냐고 물어보니 앞으로
    거짓말 안하고 숙제 다 하고, 화난다고 물건에 화풀이 안한다고 합니다.

    보통은 이렇게 하고 안아주는데 오늘은 자기 책임을 다 안해서 다 할때까지로 미뤄뒀어요.
    지금 흐느끼면서 숙제하다가 나와서 모르는 거 물어보고 들어가네요. 다 하고 나면 안아줘야겠습니다. 

    이렇게 자식새끼가 만든 첫 사리가 쌓이네요. 제 기준 애가 그럴 수도 있는 정도의 라인을 처음으로 넘어선 기념일이라
    아무래도 오늘을 THE 사춘기 시작 경축일로 삼아야 할 듯 합니다. 

    엄마들! 내 동료가 되라! 모든 마음의 평화가 거기 있다는 오올 붓다를 찾으러 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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