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이 된 둘째는 양치질을 무지 싫어합니다. <div>칫솔만 들이대면 온집안을 도망다닙니다.</div> <div>아이러니하지만 양치 잘 하면 캔디 주겠다고 꼬셔도 봤습니다.</div> <div>그래도 안 됩니다.</div> <div>남편과 둘이서 아이의 사지를 누르고 울며 불며 반항하는데 억지로 이를 벌려 양치를 한 적도 있습니다.</div> <div>양치에 대한 인상만 더 나빠지는 것 같아 이 방법도 곧 포기했습니다.</div> <div>선천적으로 건강한 이를 타고 났으면 좀 봐주겠는데,</div> <div>세 살인데 벌써 충치를 세 개나 치료했습니다.</div> <div><br></div> <div>세 살이지만 아들이라 그런지 힘이 장사입니다.</div> <div>엄마는 포기하고 아빠에게 맡겼습니다.</div> <div>아무리 아빠라도 아이의 입을 강제로 열어서 3분간 유지시킬 요량이 없습니다.</div> <div><br></div> <div>하다 못해 아빠가 타임 아웃 제도를 도입합니다.</div> <div>말을 듣지 않으면 벽앞에 서서 몇 분동안 아무 것도 못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벌입니다.</div> <div>그런데 이것도 한두 번이지, 이놈이 슬슬 꽃게처럼 벽을 타고 옆으로 기어가더군요.</div> <div>그래서 좀 무서운 데로 보냅니다.</div> <div>바로 불이 꺼진 깜깜한 차고입니다.</div> <div>깜깜한 데에 혼자 우두커니 서 있으면 얼마나 무서울까요.</div> <div>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줄 거 같아 그 방법은 말리고 싶었으나</div> <div>다른 모든 방법을 써 봐도 효과가 없기에 옆에서 말릴 도리가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물론 저도 무서운가 봅니다.</div> <div>컴컴한 차고로 쫓겨나고 등뒤로 문이 닫히면 금방 차고 안에서 "야!"하고 소리를 지릅니다.</div> <div>끼익 문이 열립니다.</div> <div>"양치할 거에요?"</div> <div>"네~"</div> <div>그러면 얌전하게 들어와서 양치를 합니다.</div> <div><br></div> <div>어느덧 양치 거부와 차고에서 벌서기가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div> <div><br></div> <div>하루 두 번 아침 저녁으로 우리집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div> <div>(점심 후 양치는 제가 어르고 달래서 합니다.)</div> <div><br></div> <div>"양치하자~"</div> <div>"싫어!"</div> <div>"그럼 넌 거라지에 가서 타임아웃하고 있어."</div> <div>끼익~ 문이 열리고 아이는 차고로 쫓겨납니다.</div> <div>문이 닫히면 1초 만에 차고에서 아이가 "야!하고 소리를 지릅니다.</div> <div>끼익~ 문이 다시 열립니다.</div> <div>"양치할 거에요?"</div> <div>"네~"</div> <div>얌전하게 들어와 양치를 합니다.</div> <div><br></div> <div>오늘도 아침식사가 끝나자 또 양치전쟁이 시작됩니다.</div> <div>"양치하자~"</div> <div>"싫어!"</div> <div>"그럼 타임아웃할 거에요?"</div> <div>"네~"</div> <div>그리고 아빠는 친절하게 문을 열고 아들은 순순하게 또 어두컴컴한 차고로 걸어들어갑니다.</div> <div>이제는 밥먹고 차고로 걸어들어가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_-</div> <div>1초 만에 야!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div> <div>"양치할 거에요?"</div> <div>"네~"</div> <div>아들은 얌전히 양치를 합니다.</div> <div><br></div> <div>어차피 거라지로 쫓겨나고 야! 소리 지를 거고, 1초만에 들어올 거면,</div> <div>타임아웃 없이 소리지르기 없이 얌전하게 양치를 하면 안되는 걸까요?</div> <div><br></div> <div>오늘도 익숙한 듯 어두컴컴한 차고로 걸어들어가는 아들을 보니 웃음이 나기도 하고 딱하기도 합니다.</div> <div>에효...</div> <div>이러다 양치가 아니라 타임 아웃이 일상이 되면 어떡하죠? ㅠㅠ</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