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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20504
    작성자 : 야차흑랑
    추천 : 17
    조회수 : 1112
    IP : 125.133.***.202
    댓글 : 22개
    등록시간 : 2017/07/04 22:12:24
    http://todayhumor.com/?baby_20504 모바일
    오남매의 막내가 중2병 걸린 이야기

    첫글과(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wedlock&no=8970&s_no=8970&page=2)

    두번째(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wedlock&no=9022&s_no=9022&page=1)

     

    글은 결게에서 올렸지만, 이번 이야기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막내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육아 게시판이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아 육게에 올립니다.

    혹여, 게시판을 잘못 찾은 것 같다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


    eee.jpg
    (감기에 걸렸는데 위로 받지 못하고 켈룩 거리며 한타한타 쓰기 시작했습니다...이제 다른 곳에서 놀지도 못하겠어요....으헝헝ㅠㅅㅠ)

     

    -

     

    때는 올해 초였습니다. 

    독립 후 프로자취러가 된 장남은 불타는 금요일에 월급 루팡짓을 하며 

    주말을 만끽 할 생각으로 가득차 계획에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육쌈냉면 해먹을까? 아냐……너무 임팩트가 약해……

    나의 황금 같은 주말에 어울리는 그런 음식…….

    고오급스런 그런 음식……

    그래, 결심했어! 

    오늘은 스퀴드 포크 밸리 Bulgogi닷!(오삼불고기)'


    네, 그렇습니다. 장남은 오랜 싱글 생활로 인해 그만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ㅅ-;;;

    골드미스들이 우아하게 내린 향긋한 커피를 마실 때 

    장남 역시 지지 않으려 믹스커피를 거칠게 뜯어 타먹었으며,

    화려한 싱글들이 주말 저녁 훌륭한 셰프들이 만든 스테이크를 썰 때,

    장남도 그들에게 밀리지 않으려 스스로 야매 제품홀릭 셰프가 되어 프라이팬을 태우며 

    굳이 한식명을 되도 않는 영어로 바꿔 화려한 싱글 놀이를 하곤 했지요.

    얼마 남지 않은 퇴근 시간을 스마트폰으로 오삼불고기 레시피를 열렬히 탐닉하고 있던 중, 

    그의 오래된 스마트폰 액정이 초록색 창으로 변화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장남에게 오는 전화라곤 


    '경촬써입니다. 벌금을 미놥하셔성 계쫘에 윕굼하숴야 함니돠' 


    라는 정겨운 보이스 피싱 조직원들 밖에 없었던 터였지만,

    그마저도 국제 전화 수신거부 서비스를 신청 후 

    세 달에 한번 생사를 확인하는 어머니의 전화만 가끔 오던 터였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설마 내게 호감을 보이던 XX가 내 연락처를 알아냈나?! 퇴근 후 만나자고? 아핫, 이놈의 인기는 죽질 않는구만' 


    하며 콩닥이는 심장을 부여잡고 발신자명을 확인하자, 

    발신자명은 역시나 어김없이 '[엄마] 이었습니다. 

    속으로 흐르는 장맛비 같은 눈물이 행여 목소리에 담길까 

    주먹을 입에 깨물며 사무실 밖으로 나가 통화버튼을 누릅니다.


    "엉? 엄마 이 시간에 웬일이래?"

    "장남아……엄마가, 엄마가 삼남이한테 맞았다"


    ?! 삼남이가 엄마를 때렸다니? 이게 무슨 말인지……도통 이해가 안 되어 재차 되물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삼남이가 엄마를 때렸다고?"

    "얘가 학교에서 난리쳐서 데려왔는데……내가 속상해서 정말"


    어머니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자초지정을 제게 설명했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정확하게 통화 상으론 알 수 없었지만, 

    오남매의 막내 삼남이가 학교에서 뭔가 일을 크게 벌였고, 이 때문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학교에 불려가셨다고 합니다.

    이 후 아버지는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시고, 삼남이를 어머니가 집으로 데려와 이런저런 훈계를 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삼남이가 반항하며 어머니를 밀쳤다는 겁니다. 밀쳐진 어머니는 탁자에 부딪혔고, 그 일을 맞았다고 표현하신 겁니다.

    일단 전후 상황을 상세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렴풋이 들은 저는 딱 한 가지만 어머니에게 요청했습니다.


    "그럼 삼남이는 집에 있어?"

    "지금 지 방에 문 잠그고 들어가 있어"

    "이번엔 집 밖으로 못나가게 꼭 붙잡고 있어. 지금 간다"

     

    그렇게 통화를 끊은 후 바람처럼 달려 팀장님께 사정을 설명 후 반차를 신청한 저는, 버스를 타고 김포로 향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삼남이가 사고 쳐서 이렇게 김포로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막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인 큰 형을 불렀단 어머니의 선포에

    삼남이는 제가 너무 공포스웠던 나머지 집을 뛰쳐나와 큰 누나와 작은 형을 호출하는 반격을 했고, 막내의 

    '큰 형이 너무 무서워 엉엉. 지금 집 나왔어 엉엉엉'

    에 장녀와 차남은 제게 

    '집에 돌아가라……막내가 무섭단다'

    를 시전해 막내와 함께 외식을 하여 저와 떨어트리는 전법을 구사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는 괜한 교통비만 쓰고 힘없이 부천으로 돌아왔었던 기억이 있지요.

    장녀와 차남에게 반격당한 그 날의 복수와 덩치가 어느덧 꽤 커버린 막내에게 구사할 스파링 전략을 생각하며 

    버스는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막내를 혼내는 방법은 단 한가지입니다. 무한 스파링. 

    막내는 실전처럼 저를 있는 힘껏 때려 다운시키면 되고, 

    저는 막내에게 할 수 있는 터치가 오로지 손바닥으로 톡톡 건드려주는 것과 힘을 잔뜩 뺀 

    로우킥이나 발차기로 허벅지와 엉덩이만 톡톡 치는 겁니다.

    문제는 이게 끝나질 않는다는 거지요……-ㅅ-a

    쓰러지지 않고, 대부분의 공격을 받거나 막아대며 별의별 희한하고 생소한 무술을 

    '이번엔 팔극권이다', '이번엔 합기도다', '이번엔 극진 가라데다'

    라고 알려주며 스타일을 획획 바꾸는 통에

    때리다, 때리다 지친 막내가 울면서 

    '형 잘못 했어 엉엉'

    을 하며 지 잘못을 인정하고 시인하면 끝나게 되는 정말 무시무시한 역체벌(?)이라 

    막내의 공포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저도 이런 정신 나간 역체벌을 시전하는 큰 형이 있었으면 겁나 무서울 것 같긴 하거든요……ㅇㅅㅇ)


    집에 도착하고, 드디어 오남매의 장남이자, 집안의 끝판 마왕이 강림하자 

    어머니는 한시름 놓으셨는지 식탁에 앉아 제게 커피를 권하셨고, 

    제 삶의 원동력인 믹스커피를 홀짝이며 어머니께 상세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김포로 전학 후 막내는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계속해서 부천에 있던 친구들만 찾고, 이곳에 있는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지 않으려 했으며,

    그게 잘 안되자 맨날 게임만 하더니 문득 '해킹'에 관심이 생겼는지 해커와 해킹에 대해 지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면서 한계가 왔는지 아버지께 해킹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학원을 보내 달라 졸랐고, 

    아버지가 막내를 데리고 학원에 방문해 문의하자

    대략 400~500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를 요구해 들어 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에 삐진 막내가 '가족은 내게 아무것도 안 해줘', '학교에선 배울 게 없어',

    '학교에 있는 애들은 내가 하는 거 하나도 이해 못하는 바보들이야', '세상에서 날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같은 중2병 대사들을 외치며 하교 후엔 방 밖으로 나오질 않는 생활이 반복되었지만, 

    자식이 하고 싶은 것을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부모님은 놔둘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오늘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교과서가 아닌 해킹에 대한 책만 읽고 있자 선생님이 막내를 혼냈고, 

    삼남이가 혼나던 중 옆에 있던 친구들이 전학 후 잘난 척하며 자신들을 깔보던 녀석이 고소했는지 삼남이를 놀렸다고 합니다.


    결국 그게 쉬는시간 친구들과의 싸움으로 번졌고, 

    학교로 어머니가 초등학교 이후 또다시 불려가셨다고 합니다. 

    교무실에서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는 삼남이에게 선생님이 이런저런 훈계를 했지만, 

    '선생님이 저에 대해 뭘 알아요?' 라며 반항하는 막내로 인해

    인내에 한계에 달하신 선생님은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쳤냐?'라는 말을 했고, 

    그 말에 삼남이는 교무실에서 또 한 번 폭발했다고 합니다. 

    일이 커지자 어머니로는 역부족이라 아버지까지 직장에서 일하다 말고 불려 오셨고, 

    아버지가 오고 그나마 진정을 찾은 삼남이를 데리고 집에 온 어머니가 학교에서의 일을 혼내자, 

    자신은 부모님을 욕하기에 이렇게까지 했는데 자신을 혼내는 어머니가 원망스러워 

    '엄마는 아무것도 몰라!' 라며 어머니를 밀쳤고, 

    또래보다 힘이 좋은 삼남이에 밀린 어머니가 그만 팔을 탁자에 부딪친 것 입니다.

     

    이야기를 다 듣게 된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태의 원인은 모두 막내에게 있었지만, 여기서 삼남이를 혼내봐야 더욱 역효과가 날 것 같았습니다.

    다들 중2병을 겪어보셨을 테니 아시겠지만, 

    중2병 투병기엔 세상엔 자기편이 아무도 없다고 여겨 더욱 더 자신의 세계에 빠지지 않습니까? 

    막내를 혼내주려 왔지만, 그래서는 해결이 되질 않을 것 같았고

    오히려 막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편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삼남이에게 큰 형은 무서운 존재이고 자신이 누구에게나 예의 없게 굴면 '스파링 하자' 로 이어지는 조심해야 할 존재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예를 들어 막내가 컴퓨터를 바꾸고 싶다고 땡깡부릴 때 가족 모두가 반대했어도 

    유일하게 자신을 긍정해 컴퓨터를 바꿔준 사람이듯, 자신이 뭔가를 요구 했을 때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복잡한 존재입니다.


    항상 오냐오냐 해주지만 아닌 건 절대 안 들어주는 장녀나, 

    자기가 뭔갈 원할 때 '아냐 이게 더 좋아' 하며 원래 자기가 원하던 것과 다른 것을 주는 차남, 

    '웃기지마 안 돼'라며 단호히 자신의 요청을 거절하는 차녀에게 모두 소박맞으면 쭈뼛쭈뼛 큰 형에게 와서

    '큰 형 나 가지고 싶은 게 있는데…….'

    라며 브리핑을 하면 한참 듣고 있다 

    '주문해라. 결제하마' 라는 대답으로 츤데레 같이 구는,

    집안 가족 모두가 막내에게 우쭈쭈 하다 보니 한명은 무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스스로 악역을 자처한, 사실은 진성 막내바보 큰 형은 오늘만은 오로지 막내의 편이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삼남아~ 문 열어라"

    "싫어"


    하하 녀석. 오늘은 좋은 형 모드인데, 아직 마왕 큰 형으로 생각하고 있나보네요. 

    하하. 다시 한 번 부드럽게 말을 건네 봅니다.


    "삼남아~ 오늘은 스파링 안 할 거니까 얘기만 좀 하자~"

    "싫어!"


    [콰직]


    어? 왜 문고리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거죠? 오늘은 좋은 형인데…….

    왠지 모르겠지만 제 이마와 팔에 돋은 핏줄은 무서운 큰 형이 되어버리는 것 같지만 아니겠죠. 

    전 오늘 착한 형이니까요.


    "막내야~ 너 해킹 공부하고 싶다며? 형이 학원보다 좋은 방법이 있어~"

    "아, 싫다고! 안 해!"


    [쾅!]

     

    음? 잠겨 있던 문이 벌컥 열렸네요? 

    아. 결국 막내는 마왕 큰 형을 소환하고 말았군요? 저런…….

    그래요……막내야…

    넌 뒤졌쓰야…….


    "이 누무시끼가 형이 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스파링 하고 싶어?!" 

    "아니 형 그게 아니라……!"


    침대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던 막내는 덜렁거리는 방문 밖으로 보이는 마왕 큰 형의 모습에 벌떡 일어나 무릎을 꿇습니다. 

    그러나 때는 늦었지요. 글게 왜 소환의식을 하고 그러냐…….

    장남은 막내의 변명을 들을 생각도 없다는 듯, 뒷 목덜미를 한손으로 부여잡고 

    어느새 성장해 170cm에 달하는 막내를 번쩍 들어 거실 소파에 내던졌습니다.


    "너 저번에도 형 왔을 때 도망갔지? 이번엔 도망 갈 수 있을 거 같아? 

    너, 오늘 나랑 결론 내야해. 안 그럼 너는 나랑 같이 살 꺼다"


    같이 산다는 말에 막내의 동공이 빠르게 움직입니다. 

    미처 무슨 대답을 하기도 전에 속사포 같이 마왕 큰 형은 막내에게 선언했습니다.


    "너는 오늘 가족이든 인간이든 하지 말아야 할 최후의 선을 넘었어! 알아?! 

    세상에 어떤 호로자식이 부모 몸에 손을 대? 네가 너 자신을 제어 못하고, 

    엄마도, 선생도 너를 못 막으니 방법이 더 있어? 넌 내가 데려간다"


    막내는 입을 벌린 채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어버버 합니다. 

    양 팔로 막내가 움직이지 못하게 가로 막고 눈을 똑바로 마주친 두려운 모습의 큰 형은 

    이어서 무조건적인 선택을 강요했습니다.


    "싫지? 그럼 네게 선택권을 주마. 

    첫째로, 넌 오늘 이후로 한번만 더 부모님에게 물리적으로 해를 가하면 더 이상 기회는 없다. 

    나랑 무조건 부천으로 가서 나랑 둘이 산다. 

    근데, 저 아줌마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야. 내가 겪어봐서 알아. 

    너한테 말도 안 되는 걸 원할 수도 있고, 하기 싫은 걸 강요 할 수도 있어. 

    그러면 오늘처럼 깽판치지고 말고 최소한 예의는 갖추고 논리적으로 거부해! 

    안 먹히면 형한테 연락해, 형이 들어보고 너 말이 맞으면 내가 저 아줌마 혼내 줄 테니까."

     

    네, 저는 유~명한 불효자입니다. 안부전화 안하는 건 기본이요, 가족들 생일을 챙기긴 커녕, 

    제 생일조차 챙기지 말라고 몇 번 말 하냐며 축하 문자를 보낸 어머니를 혼내기도 하는 

    불효자 오브 불효자이거든요.

    저는 상대가 원하지 않는 선의는 간섭이라는 생각이 확고하고, 

    제가 자주 어머니께 말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교회가기 싫어하는 저를 

    강제로 때리면서까지 억지로 다니게 한 트라우마를 

    잊을 만하면 언급하거나 해서 어머니를 혼내곤 합니다……-ㅅ- 

    때문에 저희 어머니는 정~말 독실한 개신교이시나, 

    이제 더 이상 종교적인 언급을 집안에서나 가족에게 할 수 없게 되셨습니다. 

    아무리 부모 자식 간이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칼 같이 끊어버리는 장남인지라 

    혼내준다는 버릇없고 거침없는 제 말에도 어머니는 그저 고개만 끄덕이셨습니다.


    (덧붙이자면, 예전에도 가족 단톡방에 어머니가 자꾸 성경 말씀이랍시고 올리거나 링크를 걸곤 하고, 

    문자 등으로 가족에게 스팸성 명언들을 자꾸 발송해 하지 말라고 만류하였지만, 

    반복하시자 단호하게 가족 단톡방을 깨버리고,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수신거부 목록에 6개월간 등재시켰을 정도로 저는 진짜 거침이 없습니다……-ㅅ- 

    덕분에 최근 다시 생긴 가족 단톡방에선 그런 모습을 다시 보이시질 않습니다. 

    이런 냉정하기까지 한 모습에 어머니는

    상식적인 선에서 어떤 것을 제가 정중하게 요구하면 이젠 잘 들어주시는 편입니다)


    "둘째로, 네가 다니고 싶다는 학원, 돈만 빼먹는 그딴 학원 말고도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얼마나 많은데 왜 그 학원을 고집 하냐? 

    우리 집이 뭐 그렇게 엄청 잘 사는 줄 아냐? 아주 엄마랑 누나들이 오냐오냐 해주니까 뵈는 게 없지?

    너 그럼 내가 그 학원 다니게 해줄 테니까 매일 매일 나한테 학원에서 뭐 배웠는지 나한테 시연하고 리포트 할래?"

     

    막내가 고개를 가로로 흔듭니다.


    "그 정도도 못할 놈이 겉멋만 들어서 무슨 놈의 학원이야? 일단 동아리 같은데서 시작하면서 대회도 노려보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너는 니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면서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고개를 쳐들고 다녀? 동아리에만 가봐라,

    네놈 시키는 말 한마디도 못할 만큼 실력 있는 사람들이 꽉 채우고 있을 꺼다. 어디서 함부로 잘난 척을 하고 있어?

    내가 항상 자만하지 말랬지? 세상엔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고? 

    형이 운동했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거 봤어? 나 싸움 잘해요 하면서 주먹 자랑 하고 다니디? 

    나도 시꺄 운동 하는 사람들 만나면 찍소리도 못하는 약해 빠진 놈이야! 

    그 약해빠진 놈도 못 이기는 시끼가 뭐 그렇게 잘났다고 애들한테 주먹을 쓰냐?

    네가 깡패냐? 옛날에 배운 건 어따 팔아먹고 양아치 새끼들처럼 주먹 자랑을 하고 다녀? 

    그렇게 깡패 하고 싶으면 내가 소개시켜줄께. 운동하다 깡패 된 사람이 어디 한 둘 인줄 아냐? 

    소개 시켜 줄 테니까 거기 가서 주먹자랑 하면서 살래?"

     

    막내의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그러면서 작게 '아니…….' 라고 답하네요.


    "그래? 그럼 마지막으로, 네가 원한다면 학교 때려치워라. 아무리 제자가 속을 썩여도 

    부모를 언급한 그따위 자격 없는 교사가 있는 학교는 안다녀도 된다. 

    그까짓 학교 전학가면 그만이고, 안되면 대안학교 다니면 되고, 그것도 안되면 검정고시 보면 돼.

    선생이 아니라 교사만 잔뜩 있는 학교라면 다닐 필요 없다. 

    학교 안 다니면 네가 원하는 해킹 공부 실컷 할 수 있을 테니 그렇게 할래?"

     

    막내는 이번엔 선뜻 대답을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네요. 

    학교생활이 힘들긴 했나봅니다. 

    녀석의 눈물 때문인지 제 눈에도 왈칵 눈물이 터졌습니다. 

    마주보던 자세에서 막내 옆에 앉아 껴안고, 

    저 역시 결국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시끼야……

    너는 형처럼 힘들게 살면 안 돼. 형이 너무 힘들게 커서, 너는 그렇게 크지 말라고 이러는 거야 자식아……

    형이 너를 이렇게 혼내고 무섭게 하긴 해도, 

    형이 언제 네가 원하는 거 안 들어준 적이 있니? 

    형이 얼마나 우리 삼남이를 사랑하는데,

    삼남이가 이렇게 힘든 거 형도 보기 싫어……

    학교 힘들면, 다니지마. 형이 책임질게"

    "형 잘못했어! 미안해! 울지 마!"

     

    평생 한 번도 자신 앞에서 운적 없던 큰 형이 눈물, 콧물 쏟으며 

    목 놓아 울자 녀석도 결국 저를 힘껏 껴안으며 울어제낍니다. 

    저쪽 식탁에 앉아있던 어머니도 휴지를 뽑아들고 펑펑 우십니다. 

    한참을 서로 껴안고 펑펑 눈물을 쏟은 형제는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는지 

    손을 꼭 붙잡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 나갑니다.


    "일단 학교문제는 주말동안 잘 생각해봐.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던 형이 다 들어줄게"

    "형, 그냥 학교 계속 다닐래"

    "그래? 괜찮겠어? 전학이라도 시켜줄까?"

    "아니, 잘 참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럼 힘든 거 있음 형, 누나들한테 언제든 말해. 엄마가 못해주면 우리라도 어떻게든 해줄 테니까. 

    그 해킹 동아리는 네가 들고 싶을 때 들 수 있게 형이 잘 알아볼 테니까, 그때 연락하면 돼"


    얘기가 끝나자 두 남자는 슬슬 어색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막내는 공부한다는 핑계로 다시 방에 들어갔고, 

    소파에 덩그러니 남아 진이 빠진 장남에게 어머니가 휴지를 건네십니다.

    제가 범벅진 눈물자국을 다 닦자, 옆에 앉은 어머니는 뭔가 많이 떠오르셨는지 

    '나도 네게 잘하고 싶었는데 너는 항상 처음이라 잘 몰랐다 미안하다' 

    라며 눈물의 고백 2차전을 들어가셨습니다.


    아아……아버지……! 빨리 오세요……! 이미 제 체력은 0 입니다ㅠㅅㅠ

    이후 아버지가 퇴근 하실 때쯤엔 어머니는 눈물의 육아기를 한바탕 게워내신 후라 

    뭔가 후련한(?) 표정이셨고, 저는 녹초가 되어 아버지께 

    '다음에 막내가 또 이런걸 요구하면 제게 먼저 연락해주세요, 제가 먼저 알아봤으면 학원 먼저 안 가셔도 됐을 겁니다' 라며

    동아리 활동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끝나자 장남과 막내의 부끄러운-ㅅ-눈물의 브로맨스를 어머니는 아버지께 낱낱이 고했고, 

    아버지는 그동안 집안일에 무심했던 큰 아들이 뭔가 사건을 해결한 게 기특하셨는지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평소에 정말 과묵하셨던 아버지가 곧 기분이 좋아지셔 

    '나도 돈 버느라 바빠 막내에게 많이 신경을 못써줬다. 참 우리 장남이가 이렇게 든든하게 지켜주니 부담도 덜어지고, 든든하다'

    라는 내용의 긴 말씀을 하셨고, 어머니와 장남의 관계처럼 저 역시 많은 사고를 칠 때 아버지가 묵묵히 뒷바라지 해주셔 

    아버지 말씀엔 껌뻑 죽는 터라, 가족문제에 항상 뒤편에서 있던 장남이 나선 일에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에서 

    뭔가를 느끼고 스스로 다짐한 게 되었습니다.

    돈으로 하는 효도는 할 수 없지만, 형제와 가족들이 화목하게 또, 행복하게 사는 모습으로 이제부터 효도 하겠다고.

     

    이 다짐을 토대로 근 7~10여 년간 서로간의 연락이 거의 없고 필요한 일만 전달하던 개인플레이의 형제들이 뭉쳐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제 1차 형제모임이지요. 이 첫 번째 형제 모임의 우여곡절은 다음에……뿅!

    출처 그러고 보니 막내는 아직까지 동아리 하겠다고 연락이 없습니다…….
    역시, 사춘기 때는 하고 싶은 게 이리저리 바뀌지욥-ㅅ- 나쁜 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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