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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baby_18809
    작성자 : 까만크레파쓰
    추천 : 11
    조회수 : 4619
    IP : 112.150.***.49
    댓글 : 45개
    등록시간 : 2017/03/27 23:09:19
    http://todayhumor.com/?baby_18809 모바일
    28개월, 어린이집을 그만두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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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개월. 나이로는 4살인 둘째. 

    20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큰애도 다녔던 참 좋은 어린이집입니다. 

    원장선생님도 좋으시고 먹거리도 다 좋습니다.

    아이도 가면 잘 놀다 옵니다. 밥도 잘 먹고 살도 많이 쪘습니다.

    그런데 매일 아침 가기싫다고 합니다. 엄마와 있고 싶다구요.

    고민 끝에 월화수 주 3일 보내고 목금은 데리고 있습니다. 

    데리고 있으니 더 고민이 됩니다.

    자유롭게 풀어놓고 놀 때 환하게 웃는 아이의 얼굴. 다양한 표현. 풍부한 표정. 

    그런 아이를 보고 있으면 참 행복합니다.

    어린이집에 가는 날은 아이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집니다.

    어딘지 멍해보이고 얼빠진 표정으로 선생님께 이끌리듯 들어갑니다.

    선생님은 눈은 절 보며 환히 웃으시는데 손은 아이를 잡아끕니다.

    그것이 폭력적이지도, 강압적이지도 않지만 아이의 작은 몸이 선생님 손에 이끌리듯 가는 모습을 보니 엄마 마음은 쿵 내려앉습니다.

    안에서는 다른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우는 친구 혹은 동생을 보며 멍하게 서있다가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교실에 가서 간식을 먹고, 놀이를 하고, 밥을 먹고, 낮잠을 잘 아이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밥도 잘 먹고 때로는 깔깔 웃으며 즐겁게 지내겠지요. 노래와 율동도 배워올거고 낮잠도 푹 잘 자고 올겁니다.

     하지만 어린이집 문을 들어서는 순간 생기를 잃어버리는 아이의 눈이 종일 엄마인 나를 따라다닙니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지금 어린이집을 그만두면 내가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압니다.

    하고있는 활동도 많이 줄여야하고 취소해야 할 모임도 많습니다.

    지금보다 배로 피곤하고 힘들어질 것도 뻔합니다.

    하지만 좁은 어린이집에서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표출하지 못해 생기를 잃어가는 아이의 눈빛을 외면하며 지켜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는 엄마를 좋아해, 라고 노래 부르듯 속삭이다 잠든 아이를 보며 내내 고민하다 다짐합니다.

    내 다짐이 흐려질까 이리 증거를 남겨놓습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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