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전 산부인과 진료에서 자궁내막증이 있다고 처음 알게 되었어요 <div><br></div> <div>그당시에는 별로 큰 크기가 아니었고 막 결혼할 참이었기 때문에</div> <div><br></div> <div>선생님은 그냥 빨리 임신을 해서 생리를 안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하셔서</div> <div><br></div> <div>저희는 학생부부 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서(?) 임신하려고 노력했으나 </div> <div><br></div> <div>1년간 두줄을 보지 못하고 졸업을 하게 되었어요</div> <div><br></div> <div>한국에 와서 1년간 온갖 한약에 좋다는거 다 먹어봤지만 생리통만 심해질뿐 </div> <div><br></div> <div>이렇다할 효과는 별로 못 느끼던 차에</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니던 유명한 산부인과 말고 동네 가까운 다른 산부인과를 오랫만에 갔는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자궁내막증이 너무 커져서 수술을 권하시더라구요...</div> <div><br></div> <div>간단한 복강경 수술이라도 저는 아무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무서웠고</div> <div><br></div> <div>이대로 임신이 아예 어려워질까봐 막막하기도 했고</div> <div><br></div> <div>남편에게도 미안하고 엄마아빠 시부모님 모든 분들께 너무 죄송해서</div> <div><br></div> <div>엄청 울면서 수술을 받았어요</div> <div><br></div> <div>마취깨고 너무너무너무 아팠던 기억, 퇴원하고 집에와서 누워 꼼짝도 못하던 날들...</div> <div><br></div> <div>그리고 6개월간의 호르몬 치료로 인한 갱년기 증상 ㅠㅠ</div> <div><br></div> <div>모든 폭풍이 지나가고 마침내 세번의 생리 뒤</div> <div><br></div> <div>임신이 안 되어 초조해 하던 제게 의사선생님께서 배란유도제 이야기를 하시던 시점에</div> <div><br></div> <div>기적처럼 기도처럼 우리 아들이 찾아왔어요</div> <div><br></div> <div>세상모든 아기들이 귀하고 귀한 아기들 이지만</div> <div><br></div> <div>저에게는 최고로 귀한 아들이지요</div> <div><br></div> <div>건강히 태어났지만 열달 내내 역아로 있었기 때문에 수술을 했어요</div> <div><br></div> <div>복강경 수술의 고통과 회복기간의 불편함의 기억이 고스란히 되풀이 될거라는 생각에 </div> <div><br></div> <div>열달동안 학수고대하던 아이를 만난다는 설렘보다 </div> <div><br></div> <div>전신마취 개복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어요 ㅠㅠ 못난 엄마 ㅠㅠ  </div> <div><br></div> <div>태어난 아들은 세상 무엇보다도 더 값지고 귀하고 이쁜 아기였어요</div> <div><br></div> <div>태어난 뒤로 삼년동안 하루도 떨어지지 않고 꼭 껴안고 자며 키웠어요</div> <div><br></div> <div>아들의 세번째 생일이 지나고  </div> <div><br></div> <div>이제 어린이집을 가는 아들 덕분에 개인시간이 생겨서</div> <div><br></div> <div>미루고 미뤄왔던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러 갔어요</div> <div><br></div> <div>3년 가까이 한번도 간적이 없으니</div> <div><br></div> <div>게으름의 꾸짖음인지 무지의 댓가인지 </div> <div><br></div> <div>지난 제왕절개 수술때 1.8cm 정도였다던 자궁내막이 이제 7cm 넘게 커졌고</div> <div><br></div> <div>다른쪽도 4cm 정도라며 재수술을 권유받았네요...</div> <div><br></div> <div>이대로라면 임신에도 어려움이 있을거고</div> <div><br></div> <div>너무 큰 사이즈 때문에 주변에 있는 난소나 나팔관까지 염려된다시며...</div> <div><br></div> <div>그래도 내 배 아파 아들 하나 낳았다고 지난번 자궁내막으로 수술 받을때처럼 무섭고 불안하지는 않네요</div> <div><br></div> <div>신기할 정도로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조용히 앞으로 겪게될 과정을 과거속에서 되짚어 봅니다</div> <div><br></div> <div>수술후 2박 3일 입원</div> <div><br></div> <div>퇴원후 일주일간 좀비생활</div> <div><br></div> <div>근 한달간 복근통증</div> <div><br></div> <div>6개월간 호르몬치료로 인한 무월경과 그에따른 갖가지 갱년기 증상</div> <div><br></div> <div>그리고 또 여러 조건과 운이 따라주어 두번째 아이가 생긴다면</div> <div><br></div> <div>열달동안의 임신</div> <div><br></div> <div>그리고 또 제왕절개</div> <div><br></div> <div>또 5박 6일 입원</div> <div><br></div> <div>또 조리원 수유좀비</div> <div><br></div> <div>또 두달간 복부 통증</div> <div><br></div> <div>이쯤 생각하고 있으니 마음이 고요한듯 소란스러워서 여기에라도 털고 싶어요</div> <div><br></div> <div>부족한 저에게 용기든 경험담이든 조언이든 꾸짖음이든 뭐든 좋으니......</div> <div><br></div> <div>그냥. </div> <div><br></div> <div>누구에게라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