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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rt_20247
    작성자 : 천극진
    추천 : 0
    조회수 : 363
    IP : 211.212.***.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4/12/10 16:56:19
    http://todayhumor.com/?art_20247 모바일
    다큐르포 <언더그라운드> 11~15화
    <div><b style="line-height:21.6px;">*본 내용은 2006~2007년 지하철 공익요원을 하며 겪은 경험담입니다.</b></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37890603df9baebe944b1fb9dbb8ce9d21cd8f__mn507882__w581__h960__f68867__Ym201605.jpg" width="581" height="960" alt="10687025_309596962559597_1362751331286843237_n[1].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br></div>#11 [Lonely Shoe]<br><br>쿠웅!...<br><br><br><div>아침 8시<br><br>역무실에서 CCTV모니터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br><br>직감적으로 큰일이 터졌음을 느꼈고 재빨리 상황보고하고 역무원과 함께 헐레벌떡 내려갔다.<br><br>수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서 웅성거리고 있고 사고를 목격한 여고생 두세 명이 울면서 덜덜 떨고 있었다.<br><br>역무원은 긴급전화에 큰 소리로 사고상황을 알렸고 나는 어찌해야 좋을지를 몰라 안절부절하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br><br>뭔가 교육받은 대로 조치를 해야 하는데 아무 생각이 안 떠올랐다.<br>심장은 벌렁거리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땀이 쏟아졌다.<br><br>열차와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 물러서라고 소리쳤는데 아래에 시체가 있다고 생각하니 고개가 내려가질 않았다.<br><br>모두가 쇼크상태였다.<br>승강장에 이상하고 불쾌한 공기가 맴돌아 숨이 막혔다.<br><br>기관사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뛰어왔고, 역무원들도 사태수습을 위해 뛰어다녔다.<br><br>잠시 후 119대원들이 왔고 역무원들과 함께 자살자를 찾으러 선로로 내려갔다.<br>급정거한 열차가 20미터정도 밀려가서 자살자는 열차 밑에 있었다.<br><br>반대편 승강장에서 자살자의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어머니라고 하는 두 여성분들이 건너왔다.<br>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자가 실연을 당해서 여자친구의 출근길에 자살예고하고 뛰어내렸던거였고 그때 그 두 사람은 건너편 승강장에서 목격했다고 한다.<br>두 분 중 특히 여자친구분이 쇼크를 많이 받아 몸을 떨면서 실신하려고 해서 역무실로 업어서 올라가려고 했지만 안가겠다며 버티는 바람에 역무실에서 찬물 떠오는 걸로 대신했다.<br><br>자살자는 이송 중 사망했다고 한다.</div> <div><br>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현장은 수습되었고 사건발생 20분 만에 열차는 출발했다.<br><br>역무실은 시끌벅적했다.<br>순경, 형사, 애인가족들, 목격자 여고생들, 과학수사대 수사관들.<br><br>선로에 물건이 떨어지면 주워올릴 때 쓰는 길다란 집게를 들고 승강장으로 가서 선로에 떨어져 있는 자살자의 너덜너덜해진 운동화 한짝을 주워올렸다.<br>그 주변에는 핏자국이 넓게 퍼져 있었다.<br><br>역장이 그 핏자국이 보기 흉하다며 핏자국 위에 모래를 뿌려서 덮어놓게 했다.<br><br><br><br><br><br><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3789522d152a280fec4783aaad17ec6ab97dd2__mn507882__w2048__h1554__f689370__Ym201605.jpg" width="800" height="607" alt="10649077_311906225662004_3222908025818187339_o[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br>#12 [Meat Train]<br><br>열차가 들어온다.<br>아저씨 한 명이 선로에 뛰어내린다.<br><br>쿵» 퍼억...<br><br>놀란 나는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br>한참 후, 상황이 수습되었고 다시 열차가 들어온다.<br><br>이번에는 할머니 두 명이 무언가에 홀린듯 선로에 뛰어내린다.<br>나도 같이 뛰어내려가서 잡아끌며 말려보지만 그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움직이질 않는다.<br>열차가 코 앞까지 와서 나는 포기하고 구석으로 몸을 피한다.<br><br>쿠쿵» 퍼퍼퍽...<br><br>다시 또 열차가 들어오고 이번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뛰어내린다.<br><br>쿠쿠쿠쿠쿠쿠쿵» 퍼퍼퍼퍼퍼퍼퍽~...<br><br>결국은 포기하고 가만히 서서 사람들이 열차에 갈려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꿈에서 깼다.<br><br><br><br><br><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378992d5ec1a1f9fc44655a26193be2972e4e0__mn507882__w568__h960__f197288__Ym201605.jpg" width="568" height="960" alt="10696358_314857022033591_3351958297959804978_n[1].jpg" style="border:none;"></div><br><br>#13 [Mc Oldie]<br><br>반신불수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서 계단 오르내리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루에도 두세번씩 나를 호출하던 노인이 있었다.<br><br>항상 맥도날드 종이봉투를 들고 다녀서 별명을 ’맥도날드 노인’이라고 지었다.<br><br>왜 항상 맥도날드 종이봉투를 들고 다니는지 궁금했다.<br>그래서 계단 오르내리는 것을 도와줄때 종이봉투 속을 슬쩍 보니 신문들과 맥도날드 종이컵이 들어있었다.<br><br>휴무날 역 근처 맥도날드에 점심을 먹으려 들렸는데...<br>카운터에 주문을 해놓고 기다리는데 옆을 보니 바로 그 맥도날드 노인이 맥도날드 종이컵을 들고 음료리필을 받고 있었다.<br><br>음료를 리필 받은 노인은 구석에 앉아 음료를 홀짝거리며 신문을 읽었다.<br>내가 본 것만 1시간이 넘도록...<br><br>그때서야 그 노인이 왜 그것들을 가지고 다녔는지 이해가 갔다.<br><br><br><br><br><br><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379028d21285074ae34b76b89658533167fde1__mn507882__w2048__h1728__f201672__Ym201605.jpg" width="800" height="675" alt="10712464_317161321803161_2253417377572743893_o[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br>#14 [Just Machine]<br><br>밤샘근무를 마치고 아침에 퇴근하던 지하철 청소용역 아주머니께서 승강장에서 졸다가 선로 위로 떨어져 팔이 부러졌다.<br><br>팔이 부러진 아주머니는 해고되었는지 다시는 볼 수 없었고, 사고장소부근에 안전난간이 몇 개 더 설치되었다.<br><br>설치된 안전난간에는 곧 광고판이 추가로 설치되었다.<br><br><br><br><br><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379084fc8f5e241a584536912c95ad79ee273c__mn507882__w925__h960__f127760__Ym201605.jpg" width="800" height="830" alt="1913338_319641581555135_41670558353288671_o[1].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br>#15 [Fire Fighter]<br><br>역무실에서 CCTV 모니터링을 하며 종합사령실과 열차기관사 사이에 나누는 무전통신을 듣고 있었다.</div> <div><br>열차운행을 하던 기관사가 터널 내부에서 불꽃이 튀는 걸 발견했다고 사령실에 신고하는 통신을 들었다.<br>전기합선으로 인한 화재였다.<br>’어떤 역인지 몰라도 고생들 좀 하겠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br><br>우리역이었다.<br><br>승강장에 있던 후임에게 연락해서 화재조짐이 있냐고 물어보니 불꽃은 안보이지만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했다.<br><br>바로 공기호홉기와 소화기를 챙겨들고 승강장으로 뛰어내려갔다.<br>역무원들과 합류하여 선로로 내려가 어두컴컴한 터널 안을 달렸다.<br><br>등에 공기호홉기를 메고 양손에 소화기를 들고 터널 안쪽 약 300미터 화재지점까지 전력질주했다.<br><br>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모두 함께 소화기로 화재진화를 했다.<br>터널 안은 연기와 소화기분말로 자욱했다.<br><br>20여 분간 화재진화하는 동안 열차운행은 계속되었다.<br>진화작업하다가 열차가 오는 낌새가 느껴지면 벽쪽 통로에 피했다가 열차가 지나가면 다시 진화작업하는 것을 서너 번 반복했다.<br><br>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강풍에 먼지와 소화기분말이 휘날렸다.<br><br>어느 정도 정리되자 기술직원 2명만 남겨두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 또 터널을 달렸다.<br><br>한참 달리는데 뒤에서 열차소리가 나자 모두 '열차!'라고 외치고 벽에 붙었다.<br><br>나는 등에 맨 산소통 때문에 옆으로 기댔는데 어깨 바로 한 뼘 옆으로 열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br><br>역무실로 복귀했을 때는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 온통 먼지와 소화분말 투성이였다.<br><br>박진감 넘치는 하루였다. <div><br></div> <div><br></div> <div><a target="_blank" href="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art&no=20120&s_no=9219389&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507882" style="color:#0000ff;text-decoration:none;line-height:21.6px;">다큐르포 <언더그라운드> 1~5화</a></div> <div><font color="#0000ff"><span style="line-height:21.6px;"><a target="_blank" href="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art&no=20172&s_no=923429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507882" target="_blank">다큐르포 <언더그라운드> 6~10화</a></span></font></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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