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본 내용은 2006~2007년 지하철 공익요원을 하며 겪은 경험담입니다.</b></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507621fdI7fQbPCxE3ryLh1cAxY7MvyRzent.jpg" width="800" height="513" alt="10504944_280859195433374_6769099778617073441_o.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 <The metro of the dead></span></div> <div><br></div> <div>일요일 저녁이었다.</div> <div>비상전화로 지하철 승강장에 사람들이 몰려서 혼잡하다는 신고가 들어왔다.</div> <div><br></div> <div>후임과 함께 재빨리 내려가보니 승강장은 100여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아수라장이었다.</div> <div>당시 스크린도어가 없었던 승강장이어서 끔찍한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노인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호루라기를 불고 소리를 쳐봐도 노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노인들 몇 분을 붙잡고 물어봐서 사건의 개요를 알게 되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서울의 'M교회'라는 대형교회에서 '행사'를 하는데 사람수가 모자를 것 같자 노인들을 동원한 것이다.</span></div> <div>교회측에서는 노인들에게 행사에 참여하면 5000원씩 주겠다고 약속을 했고 행사가 끝난 저녁에 지하철 승강장에서 돈 배급을 하고 있어서 혼잡한 것이었다.</div> <div><br></div> <div>100여 명의 노인들이 돈을 나눠주는 한 할아버지를 둘러싸고 '어서 돈을 내놓으라'고 아우성 치며 손을 내뻗는 모습은 좀비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아 공포스러웠다.</div> <div>행여나 혼잡한 상황 속에서 그 돈 5000원을 못받게 될까봐 노인들의 아우성은 점점 더 격해져 갔다.</div> <div><br></div> <div>사태안정을 위해 돈을 나눠주는 할아버지를 데리고 역무실로 향했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돈을 받기 위해 모였던 노인들은 이제 우리 주위를 에워쌌다.</span></div> <div><br></div> <div>노인들은 '내 돈 달라고', '그 사람 데려가면 내 돈 어떻게 받냐고' 소리를 지르며 계단을 올라가는 우리들을 뒤에서 잡아 끌었다.</div> <div><br></div> <div>마치 여고생 팬들으로부터 톱스타를 경호하는 느낌을 받았다.</div> <div><br></div> <div>그 중 한 할머니는 끈덕지게 틈을 파고 들어와 할아버지 옷자락을 붙잡고 주저앉으며 '내 돈 달라' 소리쳤다.</div> <div>할아버지가 가방에서 5000원짜리를 꺼내들었다가 떨어뜨리자 할머니라고는 믿기지 않는 속도로 재빨리 주워 들고는 사라졌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출동한 </span>경찰들이 자꾸 혼란을 조장하면 돈 배급하는 할아버지를 연행해 돈을 못받게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나서야 노인들은 진정되었고, 노인들 줄을 세워서 차례로 돈을 나눠주었다.</div> <div><br></div> <div>돈을 다 나눠주자마자 노인들은 감쪽같이 사라졌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돈 5000원의 위력을 새삼 깨달은 날이었다.</span></div> <div><br></div> <div>나중에 알고보니 그 '행사'<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는 "FTA 찬성집회"였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5076806mCX2MOIDe6iiuKlIQ.jpg" width="675" height="960" alt="10348360_283337945185499_5531116417672684201_n.jpg" style="border:none;"></div></div> <div><br></div> <div>#2 <Suicide notice></div> <div><br></div> <div>"죽음으로 가는 지하철표를 주세요."</div> <div><br></div> <div>어떤 청년이 매표소에 와서 이렇게 내뱉고는 급하게 승강장으로 내려갔다.</div> <div><br></div> <div>역무실은 비상이 걸렸다.</div> <div><br></div> <div>눈알 빠지게 CCTV를 지켜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내가 근무하는 동안 2명이 투신자살을 했지만, 그들 중 미리 예고하고 뛰어내린 사람은 없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507711RIaLrh2okU7tUd.jpg" width="678" height="960" alt="10557278_285726708279956_3623703824659414250_n.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3 <Hail to the King></div> <div><br></div> <div>성난 목소리로 휠체어리프트 호출이 와서 가보니 술 취한 아저씨가 휠체어리프트가 제대로 작동을 안한다고 마구 화를 내고 있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가보니 자신이 비상정지버튼을 잘못 눌러서 멈춘 거였다.</span></div> <div><br></div> <div>처리해 주고 있는데 오줌 마렵다며 소리를 마구 지르더니 더는 못참겠다며 전동휠체어에서 일어서서 바로 그자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쌌다.</div> <div>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계단에서...</div> <div>냄새가 고약했다.</div> <div><br></div> <div>보니까 어디에 발목을 부딧쳤는지 발목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응급처치를 위해 역무실로 데리고 올라가는 도중에 핸드폰을 꺼내더니 보건복지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밑도 끝도 없는 정부에 대한 욕과 세상비판을 20분 넘게 계속 내뱉었다.</span></div> <div><br></div> <div>난 그 아저씨 옆에 쭈그려 앉아 온갖 욕설들을 들으며, 오줌이 묻어 지린내가 진동하는 샌들을 신은 발목을 치료해주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507739vwHxHRVYqHY.jpg" width="800" height="889" alt="10514210_288074928045134_7495062129756328225_o.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4 <Poo Terrorist></div> <div><br></div> <div>CCTV 모니터감시하느라 역무실에 앉아 있다보면 지하철기관사와 종합사령실 간의 무전통신을 들을 수 있다.</div> <div><br></div> <div>취익- 삐익-</div> <div><br></div> <div>"기관사 : 지금 XXX역인데요. 누가 열차 두 번째 칸에 대변을 봐놨습니다. 이상."</div> <div><br></div> <div>"사령실 : 어떻게 처리하셨습니까? 이상."</div> <div><br></div> <div>"기관사 : 일단 신문지로 치웠는데 아직 바닥에 남은게 많아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이상."</div> <div><br></div> <div>"사령실 : 알겠습니다. 다음역에 연락을 해둘테니 다음역에서 잠시 정차해서 청소하도록 하십시요. 이상."</div> <div><br></div> <div>취익- 삐익-</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12/1417507767PCF8DiEJj6x9t79xDcfv9Kt.jpg" width="606" height="960" alt="10330429_290385337814093_4047868756220085013_n.jpg" style="border:none;"></div><br></div> <div>#5 <Ex Champion></div> <div><br></div> <div>"이 자식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말이야 바로 복싱 라이트급 챔피언이었어. 너희들은 나한테 한 주먹 거리도 안돼. 알았어?".</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입버릇처럼 왕년에 잘 나갔던 시절을 자랑하는...</span></div> <div>작은 키에 부리부리한 눈매와 스포츠머리를 한 50대 남성 노숙자.</div> <div><br></div> <div>우리역 토박이 노숙자 중 한 명인데 볼 때마다 술 먹고 구걸하거나, 행패 부리거나, 다른 노숙자들과 치고받고 싸우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처음에는 어느정도 영역을 유지하면서 나름 터줏대감 행세를 했었으나 매일마다 밤새도록 술만 마셔대니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div> <div><br></div> <div>어느날 보니 눈은 멍들고, 입술은 터지고, 다리는 절룩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div> <div>역무원들 말로는 다른 젊은 노숙자들에게 시비 걸다 맞았다고 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9개월 뒤, 그 노숙자는 다리가 완전히 마비돼 걷지도 못하고 바지에 똥을 싼 채로 화장실 앞에 앉아 사방팔방에 똥 발라가며 구걸을 하다가 경찰에게 연행되어 복지시설로 보내졌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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