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Mithrandir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0-12-16
    방문 : 2617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animation_984
    작성자 : Mithrandir
    추천 : 10
    조회수 : 562
    IP : 222.112.***.27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2/05/22 18:00:59
    http://todayhumor.com/?animation_984 모바일
    1997년에 대한 민국 만화는 죽었다. - 청소년 보호법 -
    뉴스에서 폭력을 일삼은 청소년들을 취재한다.

    만화가 문제란다.

    폭력 만화가 청소년들을 해치고 있단다.

    종이와 붓, 펜, 스크린톤으로 꾸며지는 그림과 글.

    하얀 종이 위에 펼쳐지는 무한한 자유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1997년 여름에 청소년 보호법은 우리에게 다가왔다.

    천국의 신화가 음란물이라며, 작가인 이현세를 구속하고,

    줄줄이 우리 나라 만화계의 기둥이자 대선배들을 잡아간다.

    그렇게 펜이 꺽이고, 붓이 꺽이고, 잉크는 엎어졌으며, 종이는 찢긴다.

    펜은 칼보다 강하지만, 권력은 펜보다 강하더라.

    나는 만화를 좋아하던 학생이었고, 전문가 수준은 발에도 미치지 못하는 그냥 독자 중 한 사람일 뿐이지만, 

    내가 좋아하던 장태산 작가가 절필을 한다고 했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다.

    도서 대여점으로 인해 만화의 유통 구조가 무너지고,

    청소년 보호법으로 족쇄가 채워졌으며,

    이제는 웹툰도 규제를 해야겠단다. 

    만화가를 작가에서 월 100만원도 못버는 무능력자로 만들어놓고,

    우리는 왜 슬램덩크, 드래곤볼 같은 대작이 없냐며 작가들을 비난한다.

    //

    아래는 1997년 당시 장태산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
    많은 것을 체험한 하루였다.

    솔직히 말해 처음엔 어느정도 치기적이고 도발적인 기분으로 선배님(이두호 선생님)
    의 외로운 일일감옥 체험에 동반했다. 생소한 수인복으로 갈아입고, 고무신을 신고,
    다소 멋적은 기분으로 일일 교도관의 통솔에 따라 움직여갔다. 철컹 감옥문이 닫히
    고 밖에서는 힘내라는 동료작가들의 장난기어린 격려를 들으면서 문에 인쇄되어진
    교도소 수감자 규칙을 읽는다. 십분이 채 지나지 않아 겨드랑이에서 땀이 흘러내린
    다. 불과 십여분... 등과 가슴으로도 땀 줄기가 흘러내린다. 밖에서의 시끄러운
    소음이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주르르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줄기가 눈을 훑는다.

    우람이가 갑자기생각난다. 우람은 내 아들녀석의 이름이다. 고등학교 1학년생.
    세상에 아들들이 모두 그렇듯이 녀석은 애비인 나를 무척이나 따르던 놈이었다.
    이십여년이 훨씬 넘어 삼십년 가까운 세월 그야말로 만화밖에 모르고 만화로만
    세상을 살아왔던 세월들이 새삼 곰씹어 진다. 세상 모든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우람이 녀석도 아빠가 만화가라는 사실을 상당히 자랑(?)스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어쩌다가 애비인 내가 학교라도 방문하면 만화가 아빠가 왔다고 친구들에게 자랑
    하고 으쓱거리는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녀석이 며칠전 대화에서 나를 당혹스럽
    게 만들었다. 애비가 학교 방문을 한 번하겠다고 얘기했더니 녀석이 정색을 하면서
    학교방문하지 말란다. 물론 고등학교 1년생쯤 되면 제 애비가 만화가라는 사실이
    어릴 때처럼 무작정으로 반갑고 자랑스러워할 나이는 아니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
    던 바는 아니나, 웬지 작금의 사태와 맞물려 서글픔이 든다. 얼마던지 좋은 표현이
    많지 않은가. 청소년용, 아동용, 성인용, 이런 분류를 깡그리 무시한채 청소년
    유해매체라는 표현을, 법은 정해놓고 강권 이입시키고 있다. 

    유해매체! 

    이땅에 태어나 이땅에서 보고겪고 자라와 사십중반을 넘겨가면서 만화가라는 이름
    하나로 이때까지 살아온 세월이 새삼 나를 서글프게 한다. 그간의 상황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간다. 철부지 어린나이로 무작정 만화가 좋아 가난한 만화가 선생님댁을
    찾아 산등성이 판잣집을 찾아 돌아 돌아 담배냄새 자욱한 신문지 덕지덕지 발라진
    어두운 방구석에 텁수룩하게 앉아 담배를 피워물고 계시던 선생님들이 왜 그렇게
    멋있게 보이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그모습들이란 찢어지게 가난한 그야
    말로 궁핍함 그 자체 였건만 왜그렇게 범상치 않게 보였는지) 그렇게 시작된 만화
    계와의 인연이었다.
    만화 따위를 배워서 어떻게 먹고살려고 그러냐는 주위의 질책과 걱정, 춥고 배고
    프고 가난한 생활에 고통따윈 그저 만화그리는 것이 좋아 깡그리 무시해버리고
    살아올수 있었다. 

    문하생 생활 일년여가 지나면서 그렇게 자유스럽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만화라
    는 매체가 차츰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당시 자율심의기구라는 심의단체가 있었다. 

    그러나 그 심의라는 것이 어린 내눈에도 어처구니 없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가난한 고학생이 구두닦이를 하는 만화를 그렸다. 그런데 고학생이
    사는 집이양옥집이다. 이상하다고 생각해 선생님에게 물었다. 끼니도 어려운
    고학생 사는 집이 어떻게 양옥집일수가 있느냐, 당연히 다쓰러져가는 판잣집
    이어야 맞는거아니냐는 내 질문에 선생님께선 씁쓸히 웃으시면서 답하셨다.
    글쎄다 그래야 타당한데 심의실에서 서울에 못사는 가난함을 전파해서는 안된다는
    강령을 내려 할 수 없단다.
    어이가 없었다.

    그 정도가 아니다. 남자 여자 단둘이 호젓한 산길이나 들길을 걸을 수 도 없었다. 
    아마 그들은 남자여자 이성간이 호젓한 곳에 있으면 무조건 이상스러운(?)짓을
    할 것이라 상상하였던지. 
    아무리 남매간이라 할지라도 단 둘이 방에서 잠을 자서는 절대로 안되었다.
    오빠나이가 스무살, 여동생 나이가 여섯, 일곱살이었는데도... 심지어는 부부가
    나란이 누워 대화하는 장면도 절대로 통과시키지 않았다.
    물론 심의필이 없는 만화는 출판될수 없다. 여자 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생각하는
    장면따위도 안된다. 이성간의 그리움을 묘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죽고싶다. 죽인다. 죽여라! 등의 표현도 안된다. 생명경시 풍조와 염세주의성향
    을 독자들에게 전파할 우려가 있다나 뭐라나. 
    검객들의 칼싸움장면을 그렸다. 그것도 안된단다. 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은
    살벌한 정서를 전파시킨다 하여 칼을 삭제하란다. 결과는 나무막대기나 빈손으로
    사람을 해치는 묘사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만화가 한동안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권총이나 장총을 정면으로 그려서는 안된다. 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겨누는
    듯한 기분나쁜 불쾌감을 유발시킬수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당시에는 김일 선수등이 활약하는 프로레슬링이 전성기를 구사하고 있었다. 붐을
    일으키는 프로 레슬링은 자연 만화가들에게는 좋은 소재 거리일 수밖에...
    그러나 꺽기, 조이기, 발차기 등등 신체에 위협을 가하는 잔인한 장면들이라
    하여 직접적인 묘사를 할 수 없게 심의기구는 못박았다.

    자연스럽게 레슬링 만화는 이 땅에서 자취를 감추어 버리게 된다.
    복싱 붐이 일었다. 국위선양을 하고왔다는 권투선수들이 국민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만화가들은 권투만화를 그렸다. 링위에서의 시합장면이 화면에
    등장하는 것은 당연지사. 얼굴을 맞는 장면, 맞는 얼굴에서 땀방울이 사방으로
    튄다.(당시에는 핏방울이나 핏자욱묘사는 절대금기상황이었다)
    튀는 땀방울도 묘사하지 말란다. 자칫 핏자욱으로 오인될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는 3쪽이상 지속되어지는 격투장면은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정해진
    강령(?)까지 내려온다.

    뿐인가. 글러브가 신체에 접촉되는 장면을 그리지 말라는 대단한 요구까지가
    전달된다. 인체에 직접 주먹이나 발길질이 닿는 그림은 폭력성향을 아이들에게
    전파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니스커트도 그려서는 안된다. 여자들의 어깨노출정도도 안된다는 것이다.
    선정적인 분위기로 국민정서상 절대 불가라는 대단한 실력행사가 아닐수 없었다. 

    그럼에도 해마다 사월말에서 오월 어린이 날까지는 만화가들은 이땅에 죄인이
    된다. 수많은 만화책이 한강변이나 행사장에 싸인다.
    소위 말하는 불량만화의 화형식이다. 무슨 단체다, 무슨 단체다하여 단체마다
    어깨띠를 두르고 불을 지른 만화책을 산더미처럼 쌓고 비잉 둘러 서서 불량만화
    없애라며 악을 악을 쓴다. 그 가운데에서는 우리들이 그린 만화책이 불타고
    있다. 선생님들이 불타고 있다. 선배님들이 불타고 있다. 내가 불타고 있다.
    그런 밤이면 선생님은 어린 내앞에도 소주잔을 놓아준다. 말간 소줏잔에 방울
    방울 눈물이 맺힌다. 한잔의 수울~~한잔의 추억~~마시자, 마셔버리자~~
    어느 가수의 노랫말이 가슴을 친다. 그렇게 술을 배워간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재미있는 양상도 벌어진다. 
    똑같은 상황을 다룬 작품인데도 어느 작품은 통과되어 출판되어지고 어느 작품
    은 심의에 걸려 통과되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된다. 이해가 안된다.
    그런날 선생은 또다시 나에게 술잔을 건네며 이렇게 말한다.
    네 재주 가지고 다른 일을 찾아보라며 권한다. 이 세상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만화가가 되는것보다는 나을것이라는 선생의 말씀은 권유단계를 넘어선 결정
    이었다. 그 선생님은 지금 미국 이민가셨다. 내가 알기로는 영어 회화도 능숙
    하지 못하셨던 분이다. 미국생활 보다는 한국인의 정서가 몸에 맞는 분이셨다.
    그 선생님은 미국이민 가셨다. 일제 36년의 핏빛 역사를 가진 나라가 우리나라
    이다. 그 한 많은 세월 어찌 사연이 없을수 있으랴. 

    이땅의 어른들은 자세히 만화책을 한 번 보아주었으면 한다.
    일제 36년. 소위 말하는 독립군 만화가 이땅에는 없다. 그 이유가 어디에 기인한
    것일까? 당시 내나이 어려 국제적인 안목이 없어 확실한 연대나 뚜렷한 정황증거
    를 대기는 어려우나 당시 정부에서는 일본에 경제적 도움을 청했던거로
    알고 있다. 몇십만불인가 하는 경제원조를 받게된 가난한 우리나라는 대단한
    예의(?)를 갖추기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장려되었던 독립군 만화에 대해
    까탈스러운 심의가 강행되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만화가들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전까지만도 장려되어왔던 독립군만화들이 일시에 위축되어지는
    현실이었다. 잔인한 살상장면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 심의실의 지적상황이었다.
    칼을 들고 총을 들고 말을 타고 나라의 독립을 위해 전장터를 누비는 투사들을
    묘사하는데 있어, 피할수 없는 장면이 전투장면 아니겠는가? 당시에 황당스러움은
    한참이나 나를 곤혹스럽게 했다.
    마치 음지에 지렁이처럼 밟히면 꿈틀,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도 만화를 놓지
    못하고 살아왔고, 살아간다. 남북 적십자 회담이 열렸다.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눈물로 지나온 세월을 표현한다. 전국이 축제분위기다. 남측 대표가 북한을 방문
    하고 북측 대표가 남한을 방문한다. 곧 통일이라도 이루어질 것 같은 사회분위기
    이다.
    아버지는 개성분이셨다. 혹여나 이북의 소식을 들을까 설레임으로 밤잠을
    설치신다.....그때 한만화가는 절필을 한다. 아니 절필을 당한다.
    '권 웅' 이라는 필명으로 우리나라 전쟁만화만을 고집스럽게 그려오셨던 분이다. 
    앞에서와 같이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장려까지하던 그 분의
    전쟁만화는 적십자회담과 발을 맞혀 무시무시한 심의라는 단두대에 목을 걸게되고
    만다. 뒷골목 허름한 만화가게까지 북측대표들이 찾아내어 만화책을 볼것이라고
    상상을 하였던지. 심의기관은 서둘러 6.25 전쟁만화에 대한 세밀한 심의를 하게
    된다. 총으로 사람을 죽이지말라. 칼로 찌르지 말라,폭탄이 터져 죽게만들지 말라.
    결국은 그 만화가는 절필을 당한다. 

    그 뒤 한참에 세월이 흘러 어느날 우연히 그선생님을 길거리에서 만났다. 다행히
    그 선생님은 미국이민길에 오르시지 않고도 새로운 사업을 벌려 이 땅위에서 잘
    살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절친했던 사이는 아니라서 이례적인 인사말만을
    나누고 몸을 돌리시던 선생님께서 문득 돌아보며 이렇게 묻는다.
    아직도 만화그리나? 고개를 끄덕이는 나에게 이렇게 한마디 하시면서 돌아서신다.
    대단한건지? 모자란건지?...
    어느날 친구녀석과 (물론 만화를 같이그렸던 친구이다. 지금도 활동중인 작가인
    관계로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다) 아파트 5층에서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술을 한잔 마시고 있었다. 그 친구는 술을 한잔도 할줄모르는 친구였다.
    취한 음성으로 우울하게 말한다. 에이~~여기서 그냥 콱 떨어져 죽어버릴까!
    가난한 그림쟁이가 싫다며 사귀어 왔던 여자가 떠나간 날 밤이었다.
    친구가 말한다. 관둬라, 관둬! 떨어져 죽어버리면 다행인데, 팔만 하나 뎅그라니
    부러지고 살아나면 어떻게할래? 그것도 오른쪽 팔만 뚝 부러지고 살아나면
    어떻게 할래.......웃는다.
    밤하늘이 어둡게 웃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내이름자 박힌 만화책 한권 보여드리지 못한 불효가
    너무나 가슴에 맺혀 어머니 무덤을 찾아 내 이름자 적힌 만화책을 불살라드린다.
    천국에서나마 아들이 그린 만화책한권 보시라고..... 비극을 그린다.
    심의실은 말한다. 인간세상에 비극만을 묘사하여 국민정서에 어두운 절망감을
    심어줄 우려가 있으므로 수정요. 희극을 그린다. 심의실은 지적한다. 인간사를
    가벼이 장난처럼 다루어선 국민정서에 지대한 경시풍조를 심어줄 요소가 있으
    므로 삭제 수정요, 
    순정만화를 그린다. 호화스러운 복장이나 화려하게 묘사된 그림들은 수정 삭제요.
    사치풍조를 조장하고 가진 자들과 못가진 자들의 빈부격차를 표현하여 국민정서에
    절대적으로 해악적이므로........추리물을 그린 작가가 있었다. 당연히 범죄자가
    등장하고 경찰의 추격을 받는다. 경찰이 서랏! 소리치며 쫓아가고 범인은 죽어라
    도망간다. 심의에 걸렸다. 경찰이 서랏! 명령하는 데도 도망가는 장면은 안된다는
    것이다. 어찌 감히 경찰이 서라며 명령을 하는데도 범인이 서지않고 도망갈수
    있느냐는 것이 이유이다. 내 친구한명이 작품에 군인을 등장시켰다.
    휴가나온 군인은 지하철에서 술취한 청년들과 시비가 붙어 싸움을 벌렸다.
    그 작품이 나가자 마자 그 친구는 낯설은 방문자를 맞이하게 된다.
    선생! 군과 민을 이간시키지 말아주시오. 대단한 지적이다.
    ....

    친구하나가 검찰에 소환당한다. 그는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 대만, 프랑스까지
    만화를 수출하고 인기까지 얻고있는 만화가라는 이름으로 공히 인정받고있는
    사람이다. 
    그가 검찰에 소환당한다. 신문연재 작가들이 줄줄이 소환당한다. 영문도 모른채
    이유도 모른채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범죄자 취급을 당하며.....
    만화책을 전혀 보지않는 이웃집 아낙이 볼멘소리를 한다. 세상에 그래 그집 애기
    아빠가 그래 그렇게 사람을 벌거벗기고 강간하고, 살해하고 죽이고 그래
    그런 끔찍한 만화를 그려서 하루 세끼 밥 먹고 놀러다니고 자가용도 사고 그랬단
    말이요, 에이~~아무리 돈이 좋은 세상이라지만 할 일이 있고 해서는 안될 일이
    있지....

    땀이 흘러내린다. 홍건히 젖은 수인복은 이제 완전히 땀으로 젖어 색깔마저
    달라지고 있다. 삐죽이 식간통 문이 열린다. 한눈에도 개구쟁이임을 알 수 있는
    예닐곱 먹은 꼬마녀석이 머리를 뒤민다. 아 그렇지 나는 지금 일일 감옥체험
    중이지. 꼬마가 묻는다. 아저씨 왜 거기 들어가 계셔요? 대답할 말이 없다.
    응...아저씨는 만화그린 죄로 이곳에 들어와 있는거야.
    만화? 만화 그리면 죄 짓는건가요? 또 말문이 막힌다. 덥다. 
    넣어준 얼음물은 이제 다녹아 미적지근해진지 오래다. 한모금 마셔본다.
    숨이막힌다, 숨이막혀...... 아득한 현기증이 일어난다. 허리가 아프다.
    몸을 일으켜 창살밖을 내다본다. 미국인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카메라를 들이댄다. 미국을 주제로 작품을 그린적이 있었다. 미국사회에서의
    흑백갈등으로 야기된 실제사건을 작품에 응용하였다. 심의실에서 삭제하라는
    엄중한 요구가 전달되어진다. 이유를 물었다. 그렇게 끔찍한 사건도 아니었다.
    심의실은 지적한다. 우방인 미국을 비방하여 양국가간 국민들의 정서를 이간질
    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삭제 요! 아무힘도 없는 만화가는 그저 그밤 술이나
    마시면서 밤하늘에 대고 투덜투덜댈뿐이다. 

    자살한친구가 생각난다. 밤을 새워 만화원고를 그리다가 피를 토하며 쓰러져
    죽어간 친구가 생각난다. 폐결핵이라는 병에 걸린 그 친구는 한 달이면 열흘
    이상을 밤샘작업으로 원고를 그리면서도 그 흔한 돼지고기한 점. 약한번 꾸준히
    먹어보지 못했다. 매일 술을 마시면서 내 이놈의 만화 다시그리면 성을 간다며
    이를 악물던 선배는 다음날 아침 충혈된 눈을 부벼가며 만화를 그리고 밤이
    오면 또 술을 마시면서 내 이놈의 만화 다시는 그리지 않는다며 악을 쓴다.
    어느 추운 겨울날 그 선배는 자취방에서 동사한채 발견된다. 술에취해 연탄불을
    갈지않고 잠이 들어 버렸단다.
    난 지금까지 그 선배가 연탄불 갈아넣는 것을 잊어버린 것으로 믿고싶다.
    정말이다. 그 선배가 자살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절대로......!
    주르르 종아리를 타고 무엇인가가 흘러내리는 느낌이다. 서...설마 소변따위를...
    원래가 땀을 좀 많이 흘리는 체질이다. 시간을 물어본다. 오후 5시. 아침 10시에
    시작되었으니까 일곱시간 정도 경과되었다. 팬티까지 흠뻑 젖어들은 몸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난다. 비틀, 현깃증이 일어난다.

    웬만큼은 건강체라고 자부했던 내가이렇게 힘든데....선배님은 괜찮으실까?
    후배 여류작가는....? 후두두둑..빗방울이 떨어진다. 굵은 소낙비가 뿌린다.
    그러나 빗방울은 금새 자취를 감춘다. 다시금 햇살은 강렬해진다.
    동료 한명이 창살사이로 얼굴을 들이민다. 괜찮아? 묻는 그의 얼굴이 빨갛게
    익어있다. 얼굴에 흐르는 땀역시 나 못 지않다. 조금만 더 견뎌 6시가 다되어
    가니까. 동료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난다. 조금만 더견디라니? 무얼? 이까짓 감옥
    체험따위 열흘이건 백날이건 못 견딜 것 없다.
    동사한 선배처럼 이 무더위속에서야 얼어죽을 염려따위는 없으니까.......
    나는 믿고싶다. 술취한 그선배는 연탄불 갈아넣는 것을 잊어버려 냉방에서
    동사한것이다라고.....절대로 자살 따위 나약한 선택을 택한 것은
    아닐것이다라고.......


    1997년 8월 8일 양심수 석방을 위한 일일 감옥 체험을 마치며....장태산.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2/05/22 18:03:24  220.93.***.249  
    [2] 2012/05/22 18:06:56  115.22.***.45  
    [3] 2012/05/22 18:08:51  125.57.***.176  
    [4] 2012/05/22 18:09:55  133.51.***.176  습기제거
    [5] 2012/05/22 18:10:12  119.201.***.151  초인로크
    [6] 2012/05/22 18:27:10  118.39.***.139  DasisCore
    [7] 2012/05/22 18:28:12  59.24.***.151  Testarossa
    [8] 2012/05/22 18:45:59  59.6.***.14  솔로대통령
    [9] 2012/05/22 18:47:14  210.183.***.244  구차니
    [10] 2012/05/22 18:52:51  1.224.***.71  맥콜같은인간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0
    회상 2. 그 땐 그랬지(1) - 성기사의 PVP - 징벌 폭탄 [1] Mithrandir 13/01/15 20:05 44 0
    59
    회상 2. 그 땐 그랬지(1) - 성기사의 PVP [2] Mithrandir 13/01/15 19:40 35 0
    58
    회상 2. 그 땐 그랬지(1) - 성기사가 레이드 가서 한 일. [5] Mithrandir 13/01/15 19:19 56 0
    57
    회상 2. 그 땐 그랬지(1) - 성기사만의 특색 2부 [3] Mithrandir 13/01/15 19:14 47 0
    56
    회상 2. 그 땐 그랬지(1) - 성기사만의 특색 [2] Mithrandir 13/01/15 18:47 57 1
    55
    회상 1. 인신매매와 원양어선 [6] Mithrandir 13/01/15 16:34 73 6
    52
    [LOTR] 글로르핀델에 대한 의문 Mithrandir 13/01/08 16:29 106 1
    51
    간달프는 법사에여 전사에여? 라는 질문에 대한 톨덕의 답 [3] Mithrandir 13/01/08 16:27 201 3
    50
    영화 호빗을 보면서 뿌듯했음. Mithrandir 12/12/28 14:49 37 1
    49
    링트럴 건웅을 제물 삼아 선취점!!! Mithrandir 12/12/14 19:50 61 0
    48
    헐 투니랜드 접속이 안된다!! [6] Mithrandir 12/12/14 19:29 96 0
    47
    [생일 자축] 올해도 어김없이 왔습니다. Mithrandir 12/11/14 08:11 179 2
    46
    정말 강렬했던 장면. [4] Mithrandir 12/11/13 16:31 151 0
    45
    곧 있으면 수능입니다. Mithrandir 12/11/06 13:04 25 0
    44
    섬게이트를 기억하시나요? [1] Mithrandir 12/10/12 15:20 54 0
    43
    으읰ㅋㅋㅋㅋㅋ 베스트 게시판 난리남 ㅋ [1] Mithrandir 12/09/27 15:06 80 1
    42
    롤드컵 많이 기대 되네요 헤헤 Mithrandir 12/09/22 12:48 69 0
    41
    말년에 발가락 다친 이야기 Mithrandir 12/09/20 17:27 101 1
    40
    너와의 추억을.cacaotalk [3] Mithrandir 12/09/20 16:44 251 11
    39
    내 말랑쥐 내놔라. - 친목질 타령하는 놈들에게 [7] Mithrandir 12/08/19 19:26 381 11/6
    38
    좀전 오유 노말팟 재미있었어요. Mithrandir 12/08/07 17:06 72 0
    37
    [요청] 95 MBC ROCK 음악제 "비워진 자리" Mithrandir 12/06/21 17:37 34 0
    36
    태양소년 에스테반 기억 나시는 분?? Mithrandir 12/06/04 11:47 41 0
    35
    한국 만화 시장 구조를 무너뜨린 '도서대여점' [3] Mithrandir 12/05/23 09:06 126 2
    1997년에 대한 민국 만화는 죽었다. - 청소년 보호법 - [5] Mithrandir 12/05/22 18:00 136 10
    33
    영혼기병 라젠카의 원작 '마술피리'를 아시나요? [1] Mithrandir 12/05/22 17:01 97 0
    32
    윈도우즈 질문 [2] Mithrandir 12/05/10 11:48 90 0
    31
    투표 결과로 보는 내가 답답한 이유 Mithrandir 12/04/12 08:47 114 2
    [1] [2] [3] [4] [5] [6]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