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유머 - [단편/스포/브금] 선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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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animation_317328

작성자 : Evange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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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 2015/03/15 22:14:58

http://todayhumor.com/?animation_317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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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스포/브금] 선반 위 - 사쿠라 쿄코

<div style="text-align:center;">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frame width="400" height="240" src="https://www.youtube.com/embed/AduezFhSxSk?showinfo=0&autoplay=1" frameborder="0" style="font-size:9pt;line-height:1.5;"></iframe></div><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교회 안의 작은 집, 그저 그런 집이 내가 사는 곳이었다. 이따금 교회의 피아노 소리가 집까지 울리기도 했고, 교회에 자주 찾아오는 분들이 이따금 들어오기도 하셨다. 집과 교회는 그렇게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고, 작은 교회에서는 흔히 있는 일인 듯 했다. 자주 찾아오는 분들은 나와 모모에게 이따금 과자 선물을 주기도 하였다. </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모모는 배가 고파질 오후 나른한 시간에 늘 높은 선반을 바라봤다. 그 땐 나의 키도 아직 작아서 모모가 배고프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봐야 별 소용이 없었다. 나도 늘 배가 고팠던 때였기에 선반 위의 간식들을 자주 노렸지만, 별 소용은 없었다. 나도 선반 위의 세상은 멀었고, 몇 안되는 간식은 언제나 아버지가 지정한 때만 먹을 수 있었다. 그 거리는 일종의 체념이었다. 모모는 아직 그러지 못했을 뿐이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우리 자매의 간식 시간은 매주 한두번 뿐이었다. 그다지 여유롭지도 않은 집안이었기에 그 과자도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선물이었다. 아직 어린 때였던 모모와 나는 언제나 과자 시간을 기대했고, 몇 안 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물론 그 시간에도 약간의 괴로움은 남아있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먹기 전에 기도해야지」</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늘상 있는 아버지의 방침이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보통은 식사 전에만 간단한 약식 기도를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애초에 제대로 된 교회도 아닌 곳이니 뭘 하건 아버지 마음이었다. 그리고 나는 대체로 그 때에 부모님 말이라면 다 불만인 소녀였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치만, 그치만 기도한다고 과자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잖아」</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어린애 수준의 논리였다. 생각해보면 그게 그 나이에 어울리는 행동이었고, 돌이켜보면 철없던 건 당연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요즘 자주 말하는 것 같은데, 쿄코」 </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런 때의 나에게 아버지는 늘상 하는 말을 다시금 이야기하셨다. 그 목소리의 울림은 어땠던가. 나를 타이르는 말이었다고 늘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면 스스로에게 하는 말 같기도 했다. 그 목소리는 언제나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아버지의 죽음을 그런 방식으로 추억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어쨌건 나의 기억과 생각은 그랬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기도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란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 말은 나에게 선반의 거리만큼 멀었다. 가까울리 없었다. 식사를 앞에 두고는 늘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간식 시간이었기에 나는 따박따박 말대꾸를 시작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런 거 모른다, 흥」</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나는 옆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모모에게 포키를 주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모모는 오도독거리며 포키를 시끄럽게 먹는다. 귀찮은 동생이었지만, 언제나 귀여운 동생이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기도를 남한테 해봐야 나한테 뭐가 되는 것도 아니구」</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내 입에도 과자를 하나 넣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였고, 언제나 선물 받는 1순위 과자였다. 초콜릿과 섞인 과자맛이 퍼진다. 말대답을 하는 와중에도 기분이 괜찮아졌다. 그냥 그 나이의 어린애였을 뿐이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쿄코」</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여태껏 이런 이야기를 할 때에면 쓴웃음으로 넘기던 아버지가 그 때만큼은 나를 보며 진지하게 이름을 불렀다. 나는 그 진지함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 알더라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선반 달린 복도 쪽, 아버지를 바라본다. 아버지 표정이 잘 떠오르진 않는다. 어두운 그늘이 살짝 있었고, 표정은 알 수 없었다. 묘하게 알 수 없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건 가치있는 일이야」</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런 말을 들은, 어린 시절 내 표정은 어땠을까.</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이 부분의 내 기억은 애매했다. 내가 대답은 했던가. 내가 아버지에게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도, 모모가 뭐라고 했는지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고개를 돌려 모모에게 다시 포키를 하나 입에 물려줬다. 그 애매한 행동만이 남아있었다. 모모는 다시 열심히 포키를 먹는다. 그 알 수 없는 기억, 기묘한 풍경 사이로 아버지는 다시 말을 이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아무것도 없는 벽 위에 선반을 짓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건 다시 무슨 이야기였을까.</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어린 나는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나름의 대답을 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선반, 멀어. 높아」</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아버지는 조금 놀란 듯이 대답을 잠시 하지 않았다. 나는 모모를 끌고 방으로 가서 포키를 천천히 아껴먹을 작정이었다. 모모의 손을 잡고 끈다. 아버지와 선반을 뒤에 두고서 총총 떠난다. 등 뒤로 아버지가 나의 말에 대답하듯이 말을 했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래, 쿄코. 그랬구나. 멀었어」</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 뒤의 대답은 이상하게 아버지다웠고, 한편으로는 아버지답지 않는 대답이었다. </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그 뜻을 알게 된 것은 모두가 죽은 뒤였다.</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blockquote><blockquote style="margin:0px 0px 0px 40px;border:none;padding:0px;"> 쿄코의 본질도 묘하게 호무라스럽기 때문에 소재로 삼기 좋습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야.</blockquote></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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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5/03/15 22:24:38 112.158.***.35 210240 554969
[2] 2015/03/15 23:00:14 175.121.***.20 앙코쨩 161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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