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다들 깜짝놀라지만 우리집 강아지는 스무살, 저가 25살 이니까 제가 유치원생 일 때쯤에 우리집에 왔어요 <div><br></div> <div>처음 뭉치를 봤을땐 태어난지 이주쯤 됐을때. 그 유치원생이 보기에도 조막만하던 아이가, 유치원 다녀와서 마룻바닦에 앉아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려니까</div> <div><br></div> <div>꾸물꾸물 기어오더니 제 무릎에 쏙 올라와 웅크리고 자던게 처음 기억이에요, 저에게도 가장 오래되고 설레던 기억중에 하나고요.</div> <div><br></div> <div>요크셔테리어이고, 순종인데도 희한하게 다른 요크셔들보다 한참 더 커요, 무게도 거의 6키로나 나가고,,, 비만은 아닌디. 다른 애들보다는 지금 제 손 한뼘 정도는 더 길쭉하네요.</div> <div><br></div> <div>어렸을때는 미용비가 너무 비싸고 동물병원 데려가기도 무서워서, 예방접종 제외하고는 병원에 거의 안 갔어요. 미용은 제가 직접 가위로 쓱싹쓱싹 해 줬는데 그리 대충 잘라도 그리 이쁘기만 하대요.</div> <div><br></div> <div>그러다 제가 중학교때인가, 애가 처음으로 심하게 아팠었어요, 몸이 뻗뻗해져서 부들부들 떨고 아프게 울고. 한 삼사일 동안은 학교에 있는 시간 제외하면 옆에 앉아서 같이 울면서 온 몸 살살 주물러주고 안아주고, 그러다 같이 자고. 병원갔을떄는 한사코 의사선생님 주사를 거부하다가, 제가 안아주니까 그제야 잠자코 주사를 맞더라구요 꼭 안겨서.</div> <div><br></div> <div>제가 고등학생일때, 뭉치는 한 14일때, 그때도 한번 아팠었어요. 엉덩이 바닦에 질질 끌고 다니고 혈변을 보고. 아 그때도 참 맘고생 많이 했어요</div> <div><br></div> <div>가정형편이 좀 어려워져서 온 가족이 단칸방에 살았을때 뭉치는 옆에 조그만 베란다에 갖혀 살았어요, 거기서 우리 가족도 3년, 뭉치도 3년.</div> <div><br></div> <div>학교 야자 끝나고 올때마다 베란다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반가워하던 모습은 아직도 생각나요, 그때 너무 피곤한 생각에 한번 안아주지도 않고 내버려두던게 지금도 너무 미안하고요.</div> <div><br></div> <div>너무 미안하게, 그 다음에는 더 고생했어요. 반지하로 이사가면서, 그 습한 부엌쪽 복도..라고 하기도 뭐한 통로에서 1m도 안되는 줄에 묶여서 또 몇년을 살았어요, 온갖 피부병 다 걸리고 눈에는 백내장이 오고. 그래도 그때는 아르바이트는 하던때라, 이주에 한번 정도는 꼭 동물병원 데려가서 진료받고 했어요. 집 옆에 동물병원 의사선생님이 너무 유명한지 멀리에서도 찾아 오는 사람이 많아 시간 잘못 잡으면 한 6시간 정도는 꼬박 기다리던 곳이라, 한번 갈때마다 저도 고생, 뭉치도 생고생</div> <div><br></div> <div>여기저기 데리고 돌아다니다가 다른 애완동물 키우시는 분들이 가끔 물어봐요, 얘는 몇 살이에요~?, 뭐 열아홉, 스물, 스물하나 대답할때 마다 다들 깜짝깜짝 놀라더라고요, 어머 우리 애도 열셋이라 노견인데... 저도 농담식으로 대답해요 항상, 아직 애기 강아지네요 ^^</div> <div><br></div> <div>쓰다보니 하늘나라간 강아지 추억하면서 쓴거 같은 느낌나는데,,, 절대 아니에요 지금도 저쪽에서 코골면서 잘 자고있어요</div> <div><br></div> <div>뭐 요즘엔 자는 시간이 많고, 눈도 잘 안 보이고, 자주 몸이 좀 아프고 그렇지만, 아직도 잘 짖고 밥 잘 먹고 변도 잘 봐요, 변은 좀 심하게 잘 봐요</div> <div><br></div> <div>군대 있을때는 정말 무서웠어요, 입대하면서는 아 이제 끝이구나, 마지막으로 보는거일 수도 있겠다 이 생각하면서 들어갔었고, 가끔 가족들이랑 통화할때 옆에 있다가 제 목소리 들으면 컹컹 짖고, 가끔 휴가 나오면 정말 미친듯이 반가워하고</div> <div>저 휴가 나왔다가 들어가면 며칠 동안은 얘가 이상했대요. 제가 쓰던 옷이나 가방 어딘가에서 물고 끌어와서 자기 집에 깔아두고, 한참동안 문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고. 전화로 그 이야기 들으면 한참동안 눈물나더라구요.</div> <div><br></div> <div>전역한지 이년이 넘어가는데 아직 썡썡한건 좀 함정</div> <div><br></div> <div>어디갈때마다, 뭐 여행을 가든 하루 외박을 나가거든 할때마다는 뭉치 걱정부터 들어요, 또 나 없다고 하루종일 기운없이 문만 쳐다보지는 않으려나.</div> <div><br></div> <div>원래 그런 성격은 아닌데, 누군가에게든 뭉치 이야기를 할때는 심하게 감정적이되요. 친구들끼리 잘 놀다가도 어쩌다 강아지 얘기 나오면 그냥 들어와버릴때도 많고.</div> <div><br></div> <div>어릴때 너무 고생시키고 못 해줘서,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에서 잘 해주는 지금에서야 많이 후회하고 미안해하면서 노력하고 있어요</div> <div><br></div> <div>욕심일지도 모르겠는데,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저 서른살때까지 살아주면 좋겠어요. 5년이 너무 힘들면 짧게는 2년만이라도</div> <div><br></div> <div>노견이라, 장수견이라 고민할때가 있어요. 뭉치가 아픈게 심해져서 고통스러워 하면 난 안락사라는 선택을 해야하나, 어찌해야하나</div> <div>막연하게 어떡하지 생각만해요, 결정하기 너무 힘들거같아요</div> <div><br></div> <div>얼마전 너무 더울때는 털을 한번 싹 밀어주고 싶어서 예약 잡으려 전화 했더니 거절당했네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스트레스 때문에 미용중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이해는 되는데..</div> <div><br></div> <div>한 2년전에 좀 아팠을때는 의사 선생님한테 그런 얘기도 들었거든요, 한달 못 넘길거 같다고.</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금까지도 멀쩡히 살아 있는걸 알면 의사 선생님 깜짤 놀라실듯</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오유에선가? 용이산다 연재하는 초 작가님 트위터에선가, 그 그림을 본 적 있어요</div> <div>사람이 죽으면, 먼저 간 반려동물들이 반갑게 마중 나오는 그림</div> <div>얼마전에 그 그림보고 먹먹해져서는 한참 울었어요, 참 고마운 마음</div> <div><br></div> <div>뭉치 보면서 한참 생각하다 이런 기분 글로나마 남기고 싶어져서, 나중에 시간 많이 지나고나면 다시 한번 읽고 싶어져서 여기다가 남겨놀라구요</div> <div><br></div> <div>나이 많은 반려동물 키우시는 분들, 자주 안아주시고, 자주 눈 보면서 사랑한다 말해주세요</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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