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올해 설 연휴가 끝나고 직장때문에 서울로 올라온 다음날 뜻밖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div> <div>아버지 친구분의 개가 새끼를 낳아서 한마리를 받아왔다는겁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올때부터 이름이 '써니'였던 강아지.(소시때문은 아닌거같고 왜 써니인지는 모르겠습니다;)</div> <div><br /></div> <div>중딩 막내빼고는 다 직장에 다니고, 대가족이 살던 집안에 인구밀도가 갑자기 줄어든 참이라</div> <div>새로맞이하는 식구에 저는 막내에게 사진찍어 보내라고 난리도 아니었어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저희집 굉장히 무뚝뚝합니다. 진짜 가끔은 뭐 이런집이 있나 싶을정도로요.</div> <div>밥상앞에서 대화도 별로 없고 오가는 말도 버럭류가 대부분입니다;</div> <div><br /></div> <div>손녀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안해주시고 소싯적 동네 욕쟁이로 날리셨던 할머니께서</div> <div>손수 밥도 챙겨주시고, 대답도 못하는데 말동무도 삼으셨어요.</div> <div>그리고 할머니께서 이름 부르면 쪼르르 달려오는 모습이 제법 귀여웠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오히려 과도한 단백질 섭취로 강아지에서 돼지가 되어가는 탈진화론적인 과정에서도 </div> <div>할머니를 향한, 고기반찬에 대한 충성과 애정은 남달랐습니다. </div> <div><br /></div> <div>아부지께서 하우스근처 돌아다니며 일할때마다 졸졸 쫓아와서(목줄은 있었는데 안묶어놨어요.)</div> <div>비만강아지의 면모를 보여주며 엎드려 꼬리만 흔들며-_-; 구경하던 모습. </div> <div><br /></div> <div>근데, 써니가 엄마는 별로 안좋아했어요. </div> <div>많은 가족에 치여서 애완동물 생각 할 겨를도 없으셨는데, 진작에 고생문이 보이셨던거죠. </div> <div>아버지는 오로지 귀여워만, 할머니는 오로지 고기반찬만=_=주시는 한결같은 모습이시니..</div> <div><br /></div> <div>처음엔 돌려주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고운자태를 보더니 점점 누그러지시더라구요ㅋㅋ</div> <div><br /></div> <div>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13827536865BXv5ciO3DQslPsh8eRsXwiV4X.jpg" width="236" height="341" alt="dog2.jpg" style="border: none" /></div><br /></div> <div><br /></div> <div>마당견 특성상 참 후리(?)합니다. 특히나 안묶어놔서 더 그랬어요.</div> <div><br /></div> <div>볼일도 알아서 텃밭에다 해결하고, 물은 싫어하시만 그래도 얌전해서 애로사항도 없었거든요.</div> <div>저한텐, 가족한텐 한번도 안짖는 순둥이. 근데 탈것덕후인지 차&자전거 등등 탈것만보면 환장합니다.</div> <div>어릴때 소독차보면 따라가던 우리네를 보듯, 차가 집앞으로 지나가면 미친듯 짖으며 따라가는 </div> <div>요상한 취미때문에 다리골절이라는 전적도 가지고 있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써니가 우리 여사님 따라서 동네산책간 어느날</div> <div><br /></div> <div>운명적으로 옆집 똥개를 봅니다. 믹스견이란 고상한 말 냅두고 왜 똥개냐고 하냐면요.</div> <div>의식주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별이보이는 원룸전원주택에 살고 있었거든요.</div> <div>게다가 더럽게 못생겼습니다. 정신도 이상한지(?) 목줄 걸어놓은 건너면서 계속 뱅뱅 돌아요.</div> <div><br /></div> <div>동생이 노발대발하면서 우리집개가 훨씬 이쁜데 저런놈이랑은 안된다며, 시아버지포스를 뿜었죠.</div> <div>발정나도 접근못하게 묶어놓으라고 청원을 올렸으나 그럼 응가 어떻게 처리하냐고 묵살되었습니다. </div> <div>아무튼 써니는 자유연애를 즐길줄 아는 후리한 몸이었기에 무사히 사춘기를 넘겼으면 했죠.</div> <div><br /></div> <div> </div> <div><br /></div> <div>근데 얼마전에 사라졌다고 연락이 왔어요. </div> <div><br /></div> <div><br /></div> <div>저는 사실 손에 꼽을정도로 집에 내려가서, </div> <div>추억이랄만한것도 애정이랄만한것도 엄청나게 있다고는 못하겠어요.</div> <div><br /></div> <div>근데 참 허전하네요 ㅎㅎ </div> <div><br /></div> <div>그렇게 안내켜하시던 엄마도.. 뒤늦게 새끼강아지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린 아빠도.</div> <div>할아버지 돌아가신뒤로 많이 적적해 하시고 낮에 텅빈 집에 홀로 계셔야하는 할머니도.</div> <div>강아지 한마리의 빈자리가 이렇게 큰줄 몰랐어요...</div> <div><br /></div> <div><br /></div> <div>자동차덕후기질에 어디서 사고나서 다친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div> <div>살은 좀 통통하지만 그 조그만게 먹을데가 어딨다고 개도둑이 가져간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div> <div>귀신같이 화장실챙기고, 가족 잘알아보던 애가 집을 못찾을리도 없고...</div> <div><br /></div> <div>미용이라곤 개뿔도 모르는 주인들만나서 더운데 고생했다고,</div> <div>희박하지만 그냥 어디선가 배 안 곪으며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고,</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10개월 남짓한 짧은 동거였지만 그동안 참 행복했다고, 문득 생각나서 주저리주저리 써봅니다.</span></div> <div><br /></div> <div> <div style="text-align: left"> <div style="text-align: 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13827532639DOIv2K7U4XGvUaJHIXC7aOx8mJJz5.jpg" width="300" height="341" alt="dog1.jpg" style="border: none" /></div><br /></div></div> <div>하ㅠㅠ 글이 너무 장황했네요. 모두 좋은하루되시길 바랍니다</div> <div><br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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