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p>베오베 간 하르나크님 글 보고 씁니다. 길냥이들땜에 피해보시고 계신..</p><p>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11911&s_no=111911&page=1</p><p>혹시라도 제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몇글자 적습니다.</p><p>또 그때 알게된것도 있고해서요</p><p>제가 경험했던 상황과 굉장히 비슷하십니다.</p><p>공터옆의 2층집, 공터방향으로 베란다(전 베란다겸 1층과 연결된 계단, 그리고 거기에 키운 화분들) 그리고 그 공터가 동네 길냥이들의 아지트인 상황, 그리고 그 길냥이들에 의한 여러 피해</p><p><br></p><p>전 공터가 아니라 사실상 폐가에 가까울 정도로 몇년째 방치된 집, 하지만 주인은 있어서 함부러 길냥이들 퇴치하러 들어갈수도 없는, 공터보다 더 안좋았던 상황이었죠</p><p>그래서 길냥이들이 한가롭게 폐가 마당에서 햇볕쬐고 있어도 눈뜨고 볼수밖에 없어서 혈압 좀 오르기도 했고.. ㅋㅋㅋ</p><p><br></p><p>더군다나 우리집은 동네에서 길가에 자리잡은 집이라 사람들이 재활용 쓰레기 봉투 가져가라고 내놓는 전봇대 옆이었습니다. 개념없는 사람들이 거기 일반 쓰레기 봉투를 종종 버려서 길냥이들이 헤집어놓기 일쑤였죠</p><p>여름되면 거기 섞인 음식들까지해서 냄새도 장난아니었습니다. 보기에도 너무 안좋았고..</p><p>일단 봉투라는건 헤집어보면 먹을게 꼭 나온다라는 인식이 길냥이들에게 생기기라도 한듯 자주 헤집어 놓았습니다.</p><p><br></p><p>거기에다 동네 길냥이들의 아지트인 옆집마당에서 밤이면 영역싸움을 하는건지 사랑싸움을 하는건지 암튼 ㅈㄹ발광하는 냥이들 울음소리에 미치겠더라구요</p><p>바로 옆집인 우리집에도 자주 와서 화분들 건드리고 </p><p><br></p><p>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괴롭혀서 나름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p><p>얘네들 다 잡아 죽여야 하나.. 하고요</p><p>근데 그건 제 성격에도 안맞고(저도 불교쪽 성향이 강합니다.) 뭣보다 지금 길냥이들 다 죽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니까요</p><p>다른 구역의 냥이들 넘어와서 이 구역으로 오면 다시 문제가 재발하겠죠</p><p><br></p><p>저도 인터넷에 글 올리고 여러군데서 정보를 얻어봤는데 의외로 답은 간단했습니다.</p><p>뜬금없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거의 대부분의 문제를 길냥이들 밥주는걸로 해결했어요 </p><p>먼저 얘네들이 봉투 뜯는거.. 그거야 당연히 먹을게 없으니까 봉투뜯는거죠</p><p>그 다음 밤마다 시끄럽게 구는거.... 사랑싸움 아니면 영역싸움인데요</p><p>카페에서 들었는데 모든 생명체는 생명의 위협이 많아질수록 본능적으로 종족보존의 욕구가 강해진다고 하더군요 </p><p>다음 생각안하고 일단 싸질러놓고 보는게 본능이라나..</p><p>따라서 생명의 위협이 좀 줄어들면 종족보존의 욕구가 좀 줄겠죠</p><p>안정적인 먹이가 공급되니까요</p><p>또 영역싸움도 한 구역에 반드시 한마리만 있는건 아닌거같더군요</p><p>제가 밥을 많이 주니까 여러마리 와서 먹더라구요 </p><p>보통 평균3마리정도가 정기적으로 와서 사료를 먹었습니다.</p><p>암튼 그래서 그런지 길냥이들 밥주는걸로 밤마다 시끄럽게 구는게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정말로요</p><p>먹이가 풍부하니까 길냥이들끼리 서로 공생을 인정한 느낌? 싸움이 줄더군요 </p><p><br></p><p>하르나크님께선 베란다로 침범하는게 굉장히 큰 고민이신거 같은데 죄송하지만 이 부분은 제가 큰 곤란을 겪지 않았습니다.</p><p>전 항상 집 안쪽의 1층에다 먹이를 둬서 그런지 냥이들마다 자주 2층에 올라오긴 했습니다.</p><p>'이 집은 밥주는 사람 집이다 = 뭔가 우리에게 호의적인 사람이다' 혹은</p><p>'여긴 안정적인 먹이가 공급되는 장소니까 여길 내 영역으로 만들자' 라는 생각을 했는지 2층으로 오긴 했는데 그때마다 제가 괴성을 지르면서 쫓아냈습니다. 1층과 2층의 구분은 분명히 하고 싶어서요</p><p>도망간 다음 저를 쳐다보는 냥이들 표정이 참 인상깊더군요 마치 '아니 이 새퀴 우리한테 밥주는 인간(=호의적인 인간) 아닌가? 왜이러지?' 라는듯요</p><p><br></p><p>암튼 냥이들마다 한두번 이런식으로 해서 2층엔 잘 오지 않았습니다.</p><p>대소변 문제도 별로 속썩은 일이 없네요</p><p>제 생각엔 저희 집은 냥이들에게 '식당'이라는 개념이 잡혀있어서 일부러 화장실을 다른곳에 마련했던거 같아요 냥이들이 워낙 깔끔 떠는 동물들이라..</p><p>어머니도 대소변에 관해선 저에게 뭐라 하지 않으셨어요 대신 길냥이놈들이 꽃님이들(화분) 뜯어먹는다고 뭐라 하셨죠</p><p>제가 많이 뜯어먹냐 물어보면 '많이는 아니고..' 라고 하시더군요 </p><p><br></p><p>어쨌든 나름대로 꽤 훌륭한 해결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p><p>보통 이런 문제가 터질때마다 캣맘의 입장 vs 피해자의 입장. 이렇게 나뉘어서 대립하는데</p><p>두가지 다 경험한 저로서는 이런 대립이 좀 안타깝습니다.</p><p>분명 같이 해결할 수 있는데 서로 대립하느라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것 같아서요</p><p>캣맘들은 간디의 명언 "한 국가의 위대함은 동물을 대하는 수준으로 알 수 있다" 라는 걸 인용하고</p><p>피해자들은 '니가 겪어보지도 않고' 라고 얘기하죠</p><p><br></p><p>그래서 같은 피해자였던 제가 겪은 일을 얘기했지만 다른 피해자분들의 상황이 저랑 다 똑같지 않다는거 잘 압니다.</p><p>별별 상황이 다 있겠죠 저와는 다른 상황으로 괴로우실겁니다.</p><p>하지만 그래도 해결책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p><p><br></p><p>동물들과 훌륭한 공존을 선택했다는 소릴듣는 여러 선진국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어느날 교양있는 고양이들이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져서 그런 공존이 가능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p><p>그들도 별별 문제들을 겪었겠죠</p><p>유럽 또는 선진국 고양이들은 태생적으로 한국고양이들과 달라서 먹을게 없어도 쓰레기봉투 덜 뒤지고, 대소변도 사람들 피해안가는 곳에 해결하고, 밤에 교미도 덜 자주하고 영역싸움도 덜 자주해서 사람들을 덜 괴롭혔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p><p>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 그걸 나름대로 훌륭하게 해결했고 그래서 그들이 선진국 소리를 듣고 훌륭한 시민의식을 가졌다 라는 소릴 듣는게 아닐까 합니다.</p><p><br></p><p>아무쪼록 하르나크님이 좋은 해결책을 찾게 되길 바랍니다.</p><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