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어디에 써야 할 지 판단이 안되어 동게에 써봅니다.</p><p><br></p><p><br></p><p>난 지하 원룸에 산다. </p><p><br></p><p>원룸건물이 그렇듯 다닥다닥 붙어 있다. 옆 건물과는 겨우 40cm정도 떨어졌을까. </p><p>성인이 옆결음으로 지나갈까 말까 한 너비. </p><p>윗집에서 던진 쓰레기, 건물 틈으로 날려온 쓰레기들이 몇 년치는 쌓여 있는 공간이다. </p><p>부엌 창문이 바로 그 틈으로 연결된다. </p><p><br></p><p>마른 쓰레기가 쌓여 봐야 냄새나거나 그렇진 않으니까 그냥 신경쓰지 않고 살았는데</p><p>어느날 문득 환기하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걸레뭉치 같은 것이 보이는 거다. </p><p>윗집에서 걸레를 떨어뜨렸나 싶었는데 뭔가 털이 날리는 느낌. </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눈여겨보니 무지개다리를 건넌 길냥이였다.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창문은 높았기 때문에 아내는 (다행히) 발견하지 못했으리라.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아내가 출근한 화창하고 차가운 주말. 옆걸음으로 건물 틈에 들어갔다. </span></p><p>물론 그 전에 쓰레기 200리터를 끌어내어 버렸다. 안 그러면 들어갈 수가 없으니까. </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고양이 시체를 끄집어내고 보니 죽은 지 하루이틀은 된 것 같았다. </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코숏 치즈태비 성묘, 약 3세로 추정. </span></p><p>다행히(?) 날이 추워서 부패는 없었다. </p><p><br></p><p>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쓰레기봉투에 버리라고 하더라. 그게 합법적인 방법이란다. </p><p>부천 사는 사람은 알겠지만 도심에서 묻어주려고 해도 묻어줄 데가 없다. </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어쩔 수 없이 비닐에 곱게 싸서 쓰레기봉지에 넣었다. '</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야옹아, 좋은 곳으로 가려므나.'</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지난 겨울은 유달리 춥고 길었다.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아마도 길냥이는 건물 틈을 다니다가 온기가 살짝살짝 배어나오는 부엌 창문 앞까지 왔으리라. </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그러다가 추위를 못 견디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겠지. </span></p><p>고릉거리기라도 했으면 창문 밖으로 참치캔이라도 까줬을 텐데. </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미련한 녀석아. 왜 야옹거리지도 못했니. </span></p><p><br></p><p>그 이후 얼마간 시간이 지났지만 그 쪽 창문은 열지 않는다.</p><p>이유는 모르겠지만 가슴이 무거워서 그렇다. </p><p><br></p><p><br></p><p>끝맺음을 못하겠네요. 이건 유머도 뭐도 아니고..</p><p>블라주세요 굾굾..</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