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라는 테슬라

이틀 전 네가 며칠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며 힘겨운 사투를 하다

마지막 숨을 힘겹게 몰아쉬던 때가 아직 눈에 생생해

네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너의 심장에 고동이 사라졌음을 느꼈을 때

엄마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고 피를 토하는 심정이 뭔지 알았어

그렇게 너를 안고 정신 못차리고 울다가 보니까 

네 얼굴에 묻은 토 자국이랑 엉덩이에 응가 자국들이 너무 안스러워 보여서

울다 말고 무슨 생각인지 뭐에 홀린듯 너를 데리고 마지막 목욕을 시켰었다

넌 유난히 반식욕 좋아하던 댕댕이었자나...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털도 듬성듬성... 온몸이 항상 가려웠을텐데

목욕을 하면 너도 시원한지 일주일에 두세번 하는 목욕을 

넌 전혀 싫어하지도 않고 착하게 잘 해줘서 너무 기특하고 고마웠었어

그렇게 너를 씻기고 털을 말리고 깨끗한 이불위에 눕혔는데 

마치 살아 숨시는 것 같은 느낌에 또 다시 엄마는 오열하고 말았어...

그리고 이틀 밤을 너와 함께 보내면서 너의 차가워진 몸을 만치고 발을 만지는데

왜 나는 너가 다시 살아 숨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지 몰라..

어제 너를 유모차에 태우고 마지막 산책을 하는데

우리가 항상 다니던 공원, 산책로, 도로변 가로수, 전부 들리면서

네가 항상 마킹하던 곳들에 있는 풀들 조금씩 꺾어다 엮었어

너 오늘 장례식장에 들어갈 때 무섭지 말라고 거기다 엄마 머리카락도

우리 테슬라한테만 말하고 싶은 비밀 편지도 같이 보냈으니까 꼭 읽어봐

그러면 혼자 들어 갈때 너무 무섭지는 않았겠지?

엄마는 혹시나 너의 유골이 잘못 되진 않을까 걱정하며 

화장을 진행하는 동안 매의 눈으로 보고있었는데

다행히 넌 다시 한줌으로 예쁜 항아리에 담겨 다시 내게 잘 안겨와 주어서 정말 고마웠어

우리 테슬라 엄마가 평생 간직하고 기억해 줄거야...

기일도 꼭 잊지 않고 챙겨줄테니까 그때 꼭 와서 맛난거 먹고가 알았지?

그리고 엄마가 할아버지한테 우리 테슬라 잘 부탁 드린다고

테슬라 맛난거 많이 챙겨 주시라고 부탁드려놨으니까 아파서 못먹었던 것들 거기서 많이 먹고

산책도 많이하고 시간 나면 가끔 엄마 보러 꿈에 꼭 와줘... 엄마 꿈 매일 꿈꾸는거 알지?

그제 부터 엄마 꿈에 와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 안오는거 보니

역시나 쿨하고 시크한 우리 테슬라 거기서 산책하며 냄새 맡느라 정신 없어서 못오는것 같아

거기서는 친구들 놀자고 다가오면 무시하지말고 너무 도도하게 굴지말고 같이 어울려서 재미있게 놀렴

친구도 많이 사귀고 할아버지랑도 잘 지내야돼 할아버지는 물면 안돼 알았지?

사랑하는 우리 테슬라 내새끼 내친구 내 유일한 가족...

네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지금 이곳에 네가 없는 이 공간이 너무 낯설고 힘들어

니가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지금 모두 꿈인 것 같아

항상 너를 위해서 식사를 준비하고 너를 위해서 같이 산책했었는데

엄마는 이제 그 모든 걸 혼자 하려니까 너무 두렵고 무서워...

그리고 너한테 잘해주지 못한 것들만 자꾸 생각나서 너무 힘들어...

네가 떠나기 전 너무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했는데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차라리 엄마가 대신 아파주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서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해...

거기선 이제 안 아플 테니까 엄마가 갈 때까지 정말 행복하게 잘 지내야 해...

엄마 기다려줘 알았지? 그동안 엄마 잊으면 안돼...

테슬라 정말 너무너무 사랑해

넌 지금까지 내 삶의 전부이고 행운이고 네잎클로버였어... 

보고 싶어... 정말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