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가 죽었다
우리집에 온 지 한달도 채 못 채우고 고양이별로 갔다.
형아보다 낯가림이 심해서 줄 곧 숨어있기만 했던 밀크
형아는 골골송도 부르며 부비기도 곧 잘 했는데
내가 다가가려고 해도 도망다니기 바뻐서
밀크가 건강이 안 좋은지 어떤지도 잘 몰랐다.
그래도 요즘은 안으면 잘 안겨있고 잘때도 형아랑 같이
내 곁에서 잠들어서 밀크가 점점 좋아지는것 같았다.
그러다 몇 일 전부터 좀 이상했다.
안으려고 하면 하악질하고 할퀴고
손목에 밀크가 낸 상처만해도 몇 개 인지 모르겠다.
어제 친한 동생이 놀러와서 간만에 밖에서 늦게까지 놀았다.
술도 꽤 마셨다.
밀크가 힘이 좀 없어보이긴 했다.
일어나면 병원 데려가야지 생각하면서 잠 들었는데
밀크는 차가웠다.
골골대진 않아도 만지면 따뜻하고 심장 뛰는게 느껴졌는데
밀크는 차가웠다.
치즈를 데리고 오열을 했다.
다 내 탓 같았다.
내가 어제 나가지만 않았다면 밀크가 이픈걸 알았을텐데
나 때문에 밀크가 갔다.
솔직히 치즈를 조금 더 이뻐했다.
내 곁에서 애교 부리는 치즈를 더 이뻐했다.
똑같이 이뻐해야지 하면서도 치즈만 먼저 찾게 되더라
그것도 너무 미안했다.
사진을 봤다.
한달가까이 내가 찍어준 사진들
그땐 몰랐는데 치즈보다 밀크는
몸이 하얘서 그런건지 힘이 없어보이기 지쳐보였다.
쥐돌이 가지고 놀때도 치즈는 적극적으로 놀았는데
밀크는 치즈처럼 움직임이 많게 놀지는 않았다.
점프력도 약하고 그래서
난 그냥 치즈가 운동성이 좋은줄만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가 아파서 그런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게 다 미안하다.
내가 고양이에 대해 잘 알았더라면
내가 너희들 키우는게 첨이지 않았더라면
밀크 너는 오래 살았겠지
못 난 엄마라 미안해
고양이별에서는 행복하고 잘 살아
치즈는 내가 슬픈걸 아는건지 아님 아무것도 모르는건지
골골대면서 유독 많이 내게 부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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