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많이 내린다

엊그제 근처 길가에서 만났던 새끼고양이가 생각난다

자주 지나가던 길은 아니었는데, 한밤중에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첫인상은 작았다
너무 작아서 쥐인줄 알았다

생후 1~2개월 정도밖에 안되는 새끼고양이였다
머리부터 엉덩이 끝까지 15cm 겨우 될만한 녀석은 몸은 희었고 검은 얼룩이 덩어리져 있었다

몸집도 작은 녀석이 어미를 찾느라 울지도 않고 혼자 돌아다닌다

근처에 어미가 있을까 싶어 보았지만 그녀석 혼자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몸이 꾀죄죄 한게 어미가 한동안 돌봐주지 않았던 녀석 같다

가만히 서 있었더니 눈을 마주친다
아주 예쁜 녀석이였다

놀란 눈이었지만 경계가 서려 있다
어미도 없이 혼자 지내는 녀석 같은데 대체 어떻게 지냈던걸까....

가만히 보고 있었더니 건물 사이 좁은 틈으로 도망가 버린다

다음날 그 자리로 다시 찾아갔지만 그녀석은 다시 보이지 않았다

아는 형에게 얻어둔 사료 냄새가 난다

비가 내린다
많이 내린다

엊그제 근처 길가에서 만났던 새끼고양이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