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 </div> <div> </div> <div>잠도 안 오니 제가 경험한 썰 하나 풀어보려고 합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때는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한창 우리집이 도둑고양이와의 전쟁을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div> <div> </div> <div>요즘은 길고양이라고 단어를 바꾸는 모양이지만 그시절엔 그랬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이 고양이와의 역사는 꽤 길었습니다. </div> <div> </div> <div>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그시절 집천장에는 쥐가 살았습니다. </div> <div> </div> <div>그런데 삼백육십오일 이십사시간 마라톤을 하던 쥐떼들이 쿵 하는 어느 묵직한 소리와 함께 조용해지더군요. </div> <div> </div> <div>그것이 우리 가족과 고양이와의 첫 대면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 </div> <div>그 고양이는 쥐가 없어지자 어머니와 아버지가 키우는 십자매, 호금조를 잡아먹기 시작했습니다. </div> <div> </div> <div>솔직히 새가 좀 많아서 개체수 조절도 필요했던 참이었습니다. </div> <div> </div> <div>귀엽긴 하지만 새똥냄새가 지독했거든요.</div> <div> </div> <div>그런데 그게 어머니 아버지에겐 용납될 수 없으셨나봅니다. </div> <div> </div> <div>하긴 한두번도 아니고 하루걸러 하루 일이었고 잡아먹었으면 새장문이라도 닫고 갈것이지 닫지도 않아서 늘 잡으러 다녀야 했거든요. </div> <div> </div> <div>또 어머니는 애들이 좀 이상하다 싶으면 따뜻한 이불 속에 품어 나을 때까지 금이야 옥이야 하셨으니 말이죠. </div> <div> </div> <div> </div> <div>그래서 결단 하셨죠. 전쟁을 하시기로. </div> <div> </div> <div>그리고 전쟁에는 승자 패자도 없이 가장 약한 놈들만 피해를 보죠. </div> <div> </div> <div>그게 바로 그 고양이의 새끼였습니다. 어미는 잡지 못한 걸로 알고 있고요. </div> <div> </div> <div> </div> <div>그날 아침은 흐렸고 추웠고 바람이 꽤 불었습니다. </div> <div> </div> <div>새벽에 빗속에서 잡혔던 고양이 새끼는 자기 어미가 잡아 먹었던 십자매 새장에 갇혀 오들오들 떨고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작았고 어린만큼 동그랬습니다. </div> <div> </div> <div>똥내 났지만 나름 정들었던 새의 원한따위 한방에 날릴 정도로요.</div> <div> </div> <div> </div> <div>어머니에게 키우자고 했다가 호되게 혼남과 동시에 눈물을 머금고 학교로 추방당해야 했습니다.</div> <div> </div> <div>꺼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내꺼 하고 싶었던 그 고양이를 두고 말이죠. </div> <div> </div> <div>속으로 다짐했습니다. 학교로 가주마. 하지만 돌아오는 그 순간 넌 내 다락방에서 사는 거야...! </div> <div> </div> <div> </div> <div>학교에 가서 수업은 듣는둥 마는둥 고양이 낙서만 하고 있었는데 </div> <div> </div> <div>하늘이 날 도왔나. 태풍때문에 조기 하교를 했습니다. </div> <div> </div> <div>그런데 고양이가 갇혀있던 새장은 비어있었습니다. </div> <div> </div> <div>어머니가 말씀하시더군요. 죽었다고.</div> <div> </div> <div> </div> <div>제가 학교에 있었던 시간은 세시간도 안됐었습니다. </div> <div> </div> <div>생명이란게 참 쉽게 가더군요.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