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엄마 비둘기가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품더라구요.
비 들이치고, 햇볕이 뜨겁고, 바람 부는데 20일쯤을...
제가 못 봤을수도 있지만, 자리 한 번 안 뜨고 품는데
약간 감동적이기도 하고, 새끼 비둘기도 기대되고 그랬었어요.
어머니는 어미가 고생한다며 곡식이며 물이며 계속 뿌려주시고
온가족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외출했다 돌아오면 베란다부터 들렀어요.
그러다 새끼가 알을 까고 나온걸 봤을땐 정말 경외심이 들었었죠.
처음엔 알 크기랑 다를 것도 없이 메추리알보다 조금 더 클까 하던 노랑이가
하루가 다르게 크면서 회색빛 깃털이 나고, 화분에 꼭 찰 만큼 커지더라구요.
좀 징그러운데...? 싶을 정도로 자랐던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온 저에게 어머니께서 비둘기가 죽었다. 라고 하시더군요.
멍했어요. 정말 갑자기. 죽었다.라니?
그 날 아침 출근 전에도 새끼 비둘기를 보고 나갔었거든요. 분명 쌩쌩했는데.
어미가 자리 비운 사이 죽어 있길래 화분 정리했더니, 비둘기들이 와선 어찌나 난리를 치던지...라고.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했고, 그 날은 온가족이 조용했어요.
그러고 며칠 동안은 습관 때문에 계속 빈 베란다를 왔다갔다 했었구요.
딱히 눈물을 흘리진 않았어요. 지금도 그렇구요.
그냥 오늘같은 아무 날도 아닌 날에 문득 그 때의 비둘기들이 떠올라요.
얘기는 하고 싶은데 누군가를 붙잡고 이런 얘길 하기는 그렇고...
다른 올릴만한 블로그나 sns를 안 해서 여기에 써봅니다.
우울한 이야기 죄송합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5/09/07 23:24:44 211.186.***.10 옥계청류
544693[2] 2015/09/08 00:15:01 110.70.***.204 오꼬
364792[3] 2015/09/08 00:24:47 116.32.***.194 문문
156467[4] 2015/09/08 00:27:10 112.186.***.30 ///ㅅ///
256071[5] 2015/09/08 03:33:25 121.187.***.32 뽈따구
363965[6] 2015/09/08 03:46:55 175.253.***.200 푸성귀사람
577977[7] 2015/09/09 00:03:20 119.192.***.27 비빔면먹고싶
674194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