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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까마귀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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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30736
    작성자 : 말카비언
    추천 : 34
    조회수 : 1432
    IP : 61.73.***.146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5/06/12 12:54:46
    http://todayhumor.com/?animal_130736 모바일
    내가 고등학교 때 일이었다
    옵션
    • 창작글
    <font face="바탕">내가 다니던 학교와 집까지의 거리는 뛰면 3분, 걸으면 5분 남짓 걸리는 그런 거리였다.</font>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덕분에 나는 저녁을 집에서 먹을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여유롭게.</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그 때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저녁을 먹고 학교로 돌아가는 중이었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날씨는 살짝 쌀쌀했고,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별 생각없이 집과 학교 사이의 초등학교를 지나는 도중 이상한 털뭉치가 보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처음엔 왠 모피모자가 덩그러니 놓여있나 하고 지나가려는데,</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모자가 움직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순간 내눈을 의심했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나는<strike><font color="#d8d8d8">취하지도 대마초를 피우지도 않았는데</font></strike> 내 눈앞에서 모자가 움직이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멍청한 마음으로 다시 살펴보니 모자가 아니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토끼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대표적인 토끼의 특징인 초식성, <strike><font color="#a5a5a5">조루,</font></strike> 커다란 귀, 귀여운 외모, 복슬복슬한 털 등등을 떠올려 봤을 때</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그건 그냥 토끼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단지 황당하게도 있을 수 없는 곳에서 튀어나온 토끼일 뿐....</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거리에는 사람도 없었다. 한두명 지나가도 휑하니 지나가기 바뻣다. 저게 모자로 보였거나 관심도 없었겠지...</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다시 살펴보니 토끼는 등쪽의 털이 듬성듬성 빠져있었고, 비를 맞아서 그런지 지쳐보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내가 다가거나 만질려고 해도 몇걸음 밖에 도망을 안갔으니 비를 꽤 많이 맞았던 걸로 보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난처했다. 내가 아무리 부처님이 아니지만 이 토끼를 외면하기가 지극히 어려웠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근처에는 동물병원도 없었고, 저게 살아숨쉬는 털뭉치라는 걸 아는건 나뿐이었다. 게다가 돌아가야할 시간도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그러다 문득 눈앞에 초등학교가 보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흙먼지 밖에 안날리는 우리 학교 보다는 운동장 주변에 초록색이 많이 있는 학교.</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초등학생들이 많은 걸 체험할 수 있게 꽃이이 풀이니 버섯나는 썩은 나무 등걸, 부레옥잠이 사는 작은 못 등등등</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나는 토끼를 초등학교 안으로 몰았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어찌저찌하다가 학교 울타리 밑으로 들어간 토끼를 보고 나는 야자를 하러 학교로 돌아갔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며칠 후에 소식을 들었다. 초등학교에 토끼가 들어왔다는 것이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처음엔 긴가민가 했었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그러다가 우연히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가 토끼를 쫒는 초등학생들을 보고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띄워졌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나중에 산책을 나가서 토끼가 있는 학교를 들른 적이있었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멍하니 벤치에 앉아 있다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옆을 돌아보니 왠 토끼가 있었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았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잠깐 가까이 다가갈려고 하자 토끼는 잽싸게 도망쳐버렸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한두걸음 움직이던 그 비오던 날과는 딴판으로 아주 쌩쌩해보였다.</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다시 풀맛을 느끼게 해준 은인을 몰라보는 듯 하여 원망스러웠지만</font></div> <div><font face="바탕"><br></font></div> <div><font face="바탕">뭔지 모를 감격에 절어서 한참동안 산책을 했던걸로 나는 기억한다.</font></div>
    말카비언의 꼬릿말입니다
    원래 쓰려고 했던 내용이 이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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