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좋은 인연이 될거라 생각했어 <div><br></div> <div>네가 그렇게 청소기 소리를 무서워할줄은 몰랐구나</div> <div><br></div> <div>아직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새까만 새끼고양아</div> <div><br></div> <div>평소에 청소도 잘 안하는 내가 웬일로 집안 청소를 하겠다고 나서서</div> <div><br></div> <div>먼지가 많이 날린다고 앞문을 살짝 열어놔버렸네</div> <div><br></div> <div>3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청소기 소리를 피해 사라졌구나</div> <div><br></div> <div>난 네가 집안 어딘가에 숨어버린 줄 알았지</div> <div><br></div> <div>청소가 끝나고 아무리 널 부르고 찾아도 이미 넌 어디에도 없었고</div> <div><br></div> <div>급히 밖을 돌아다녔지만 너는 어디로 숨었는지 보이질 않았지</div> <div><br></div> <div>한달 갓 지난 어린애가 지금 어디에 있을지</div> <div><br></div> <div>차에 치이는건 아닐지 </div> <div><br></div> <div>앞으로 다가올 추운 겨울은 어찌할지 </div> <div><br></div> <div>동생이 기르겠다고 데려온 너를 하루만에 오빠된 내가 잃어버렸어</div> <div><br></div> <div>데려온 날 동물병원에 가보고 사료도 사고 모래도 사고 집도 화장실도 만들어준게 바로 어제인데</div> <div><br></div> <div>이제는 모두 하릴없는 집안 장식물이 되었구나 </div> <div><br></div> <div>골목골목 기웃기웃 어느 승용차 밑에서 떨고있는건 아닐까 집 주의를 몇 번이고 맴돌았지만 </div> <div><br></div> <div>너는 대체 어디로 가버린걸까</div> <div><br></div> <div>검은 비닐봉지만 보아도 혹시 하는 마음에 다시한번 쳐다봤지 </div> <div><br></div> <div>이제는 나처럼 부주의한 주인보다는 좀더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고</div> <div><br></div> <div>아니라면 비록 길고양이가 되어 병약하고 살찐 모습이 될지라도 </div> <div><br></div> <div>언젠가는 내 앞에 나타나서 야옹하는 소리를 들려줬으면 좋겠다 </div> <div><br></div> <div><br></div> <div>곧 회사에서 돌아올 동생이 슬퍼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무거워진다</div> <div><br></div> <div>유난히 힘들었던 14년</div> <div><br></div> <div>겨울이 되어서야 좋은 인연을 만나 즐거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div> <div><br></div> <div>하루만에 떠나보낸 못된 주인을 용서하렴</div> <div><br></div> <div>아직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까만 새끼고양아 </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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