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폐지논란으로 온 사회가 들썩거리는 가운데 국내에서 연간 20만 건 이상의 낙태수술이 시도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배재대학교는 3일, 실버보건학과 박명배, 임진섭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채성현, 김춘배 교수팀과 함께 최근 소셜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낙태 경향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소셜빅데이터란 인터넷, SNS, 유튜브 등의 검색 건수와 메시지 내용 등을 담은 방대한 자료를 가리킨다. 미국의 경우 이를 활용한 구글의 독감예보가 미질병관리본부보다 한 발 더 빠르게 확산속도를 예측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낙태란 태아를 자연분만기에 앞서 인위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하여 강제적으로 생명을 소멸시키는 행위다. 우리나라에서는 법률상 정해놓은 극히 일부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허용치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낙태는 불법 의료행위로 처벌 대상이 된다. 공식적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낙태건수는 2005년 34만건, 2008년 24만건, 2010년 16만 8000건으로 감소 추세다. 보건복지부도 2005년 이후 낙태수술 건수가 최소 50%, 2003~2005년 3년간 28%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1월 이와 1월 이와는 정 반대되는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산부인과 의사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하루 평균 3000명이 낙태수술을 받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다. 프로라이프의사회,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경기연구원 등도 낙태 수술감소 추세라는 정부측의 통계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는 실정이다. 박 교수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네이버데이터랩(소셜빅데이터)를 이용하여, 2007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낙태 관련 정보 공유 추세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시계열의 흐름에 따른 낙태 추세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정부 발표와 달리 뚜렷한 감소 또는 증가 추세 없이 여전히 심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낙태는 5월에 가장 많이 시도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3월에 집중적으로 성교육 등을 실시하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명배 교수는 “포털 사이트의 자료 검색량을 기반으로 조사한 것이어서 실제 낙태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총 건수를 추정할 순 없었지만 현재 출생아수를 고려할 때(2017년 35만명 추계) 적게 잡아도 20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