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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9047
    작성자 : song
    추천 : 23
    조회수 : 2829
    IP : 211.221.***.8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8/08/08 13:07:52
    http://todayhumor.com/?panic_99047 모바일
    [번역괴담][2ch괴담][624th] 목욕탕
    옵션
    • 펌글
    <div>내가 초등학생일 무렵, 우리 집 근처에는 백년 가까이 이어져 온 작은 목욕탕이 있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오래된 가게라고는 해도 시대의 흐름 때문인지, 손님들이 그리 많이 찾아오는 곳은 아니었다.</div> <div><br></div> <div>우리 할아버지는 그 목욕탕을 무척 좋아해서, 매일 같이 그 목욕탕에 다니는 게 소소한 즐거움이셨던 것 같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무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셨지만,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목욕탕에 갔었으니.</div> <div><br></div> <div>어느 주말 밤, 나는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div> <div><br></div> <div>옷을 벗고 힘차게 욕실 문을 열었는데, 깜짝 놀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언제나 파리나 날리고 있던 목욕탕이, 어찌 된 일인지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div> <div><br></div> <div>욕탕 안에도 사람투성이고, 씻는 곳에도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div> <div><br></div> <div>내 뒤를 따라 온 아버지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래서는 못 들어가겠네. 좀 기다릴까?]</div> <div><br></div> <div>아버지는 맥주를, 나는 아이스크림을 사고 탈의실에서 기다리기로 했다.</div> <div><br></div> <div>목욕 전에 아이스크림을 먹다니, 평소와는 완전 차례가 반대라 나는 어쩐지 즐거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한동안 기다렸지만 나오는 손님은 아무도 없었다.</div> <div><br></div> <div>아버지가 가서 지금은 어떤지 좀 보라고 해, 나는 다시 가서 문을 열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또 놀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까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혼잡하던 목욕탕이었는데, 지금 보니 손님은 2, 3명 뿐이었다.</div> <div><br></div> <div>방금 전까지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던데다 나온 사람도 없었는데...</div> <div><br></div> <div>아버지도 깜짝 놀란 듯 했지만, 원래 사람이 사소한 건 신경쓰지 않는 분이라 아무 일 없었던 듯 평소처럼 목욕이나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목욕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카운터 옆에 붙은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div> <div><br></div> <div>이럴수가, 이번 달을 마지막으로 가게를 닫는다는 것이었다.</div> <div><br></div> <div>고작 1주일 가량 남았는데.</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문득 깨달았다.</div> <div><br></div> <div>아직 어린 나이였는데도, 왠지 아까 그렇게 손님이 많았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div> <div><br></div> <div>가게가 문 닫는 게 아쉬워서, 먼 옛날부터 이 목욕탕을 찾았던 단골 손님들이 마지막으로 죄다 놀러왔던 거겠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아버지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던지, [할아버지도 분명 계셨을텐데 말이야. 기껏 아들이랑 손자가 같이 왔는데 인사라도 해주지 참.] 이라며 중얼거리셨다.</div> <div><br></div> <div>나와 아버지는 그대로 아무 말 않고 손잡고 집에 돌아왔다.</div> <div><br></div> <div>목욕탕이 문 닫는 날, 다시 한 번 아버지와 목욕을 하러 갔지만, 그날은 평소처럼 한산할 뿐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목욕탕이 가득 찬 걸 본 것은,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div> <div></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905?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905?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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