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작년 여름 이야기다.</div> <div><br></div> <div>그날 밤은 친구들이랑 회식을 해서, 꽤 귀가가 늦어졌던 터였다.</div> <div><br></div> <div>막차도 놓치는 바람에 이대로 날 샐때까지 마시자는 이야기가 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나는 당장 다음날 일용직을 뛰어야 했기에, 혼자 돌아가기로 했다.</div> <div><br></div> <div>우리 집은 신주쿠에서 그리 멀지 않아, 택시를 타고 역에 내리면 금방이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걸어서 못 갈 거리도 아니고, 술도 깰겸 천천히 걸어 돌아가기로 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두운 밤길을 혼자 걸었다.</div> <div><br></div> <div>떠들썩한 번화가를 지나, 주택가로 들어섰다.</div> <div><br></div> <div>기분 좋은 밤바람을 느끼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둠 속에서 뭐가 툭 튀어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마중나왔습니다!]</div> <div><br></div> <div>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 보이는, 온몸이 새까만 사내아이였다.</div> <div><br></div> <div>내가 [뭐?] 라고 말하며 당황해하고 있자니, 사내아이는 내 얼굴을 지긋이 응시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는 [아, 미안해요! 잘못 봤습니다.] 라고 말하더니 휑하니 달려가 버렸다.</div> <div><br></div> <div>뭐였지, 저건...</div> <div><br></div> <div>시간은 새벽 2시를 넘은 터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런 한밤 중에 어린 아이가 혼자 밖에서 돌아다니다니, 어떻게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div> <div><br></div> <div>의심스럽게 생각했지만, 그날은 어쨌거나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div> <div><br></div> <div>그때까지 안 자고 있던 동생한테 이야기를 해줬더니, [그거 저승사자 아닐까? 안 끌려가서 다행이네, 형.] 이라며 웃어댔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도 [그러게 말이다.] 라고 대답하며 웃어 넘겼다.</div> <div><br></div> <div>며칠 뒤, 이웃에서 부고가 날아왔다.</div> <div><br></div> <div>죽은 건 나와 같은 나이의 여성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원인불명의 돌연사라고 했다.</div> <div><br></div> <div>그 여자의 집은 그날 밤, 새까만 사내아이가 달려간 쪽에 있다.</div> <div><br></div> <div>단순한 우연일지도 모른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사내아이가 진짜 저승사자라면...</div> <div><br></div> <div>만약 그날 밤, 내가 오해받은 채 그대로 끌려갔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div><br><br>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vkepitaph.tistory.com/1126?category=348476" target="_blank">http://vkepitaph.tistory.com/1126?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