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억나진 않지만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를 투고해봅니다.<br><br>20여 년 전인 1987년 일입니다.<br>저희 어머니께서 저를 임신하시고 6개월에 접어들 때 쯤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이사 간 단칸방에는 창문이 두개 있었는데, 하나는 사람이 들어갈 수도 없는 아주 작은 창이었고, 다른 하나는 보통 크기의 창문인데 부엌과 연결되어있던 창문이었다고 합니다.<br><br>그 집은 연탄을 쓰는 집이었고 부엌 쪽에 연탄 피우는 곳이 있었습니다. 집의 분위기나 환경이나 생각보다 너무 안 좋아서 저희 아버지께서는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셨지만 이사 온 거 한번 잘 살아 보자라는 마음이셨다고 합니다.<br><br>하지만 이사한 당일 밤부터 아버지께서는 가위에 눌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갑자기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고 <span class="q1">부엌과 연결된 창문에서 알 수 없는 시커먼 무언가가 흘러들어와 저희 아버지를 누르셨다고 합니다.</span><br><br>아버지께서는 가위에 눌리지 않기 위해 자는 방향도 바꿔보고 자리도 옮기셨지만 가위에 계속 눌리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선 전혀 모르셨다고 합니다.<br><br>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제가 태어났습니다.<br>저는 무더운 여름 8월 중순에 태어났는데요, 제가 태어난 뒤로도 아버지께선 계속 가위에 눌리셨다고 합니다.<br><br>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br><br>그날은 아버지께서 굉장히 바쁜 날이셨습니다.<br>회사에서 중요한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않으시면 상당히 난감해지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가위에 더 심하게 눌리셔서 하루 종일 기분이 무척이나 안 좋으셨다고 합니다.<br><br>중요한 미팅을 준비하던 도중, 새벽에 잠을 설쳐 피곤하셨던지 잠깐 잠이 드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잠깐 사이에도 가위를 눌리셨는데, 내용은 기억할 수 없지만 너무나도 섬뜩하고 무서웠더랍니다. 이윽고 직감적으로 마음속에서 '집에 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결국 회사의 중요한 미팅을 미루시고는 무작정 집으로 오셨다고 합니다.<br><br>집에 와서 문을 두드리는데 어머니께선 대답이 없으셨는데, 평소 같았으면 '어디 잠시 장이라도 보러 갔나보다' 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날따라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이대로 돌아가면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드셨다고 합니다.<br><br>그래서 집 뒤로 가서, 바깥과 통하는 창문을 깨고는 사람이 도저히 들어갈 수 없던 아주 작은 창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가셨고, 들어가 보니 연탄가스 냄새가 온 방안에 진동 을하고 태어난 지 한 달된 저와 어머니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었다고 합니다.<br><br>아버지께서는 일단 어머니라도 살리려는 생각에 어머니를 들쳐 업고 밖으로 나가셨고, 다른 생각할겨를도없이 길가로 뛰어들어 지나가던 차 한대를 급히 세우시고 병원에 데려다달라고 했다고 합니다.<br><br>제가 사는 동네에는 규모가 큰 대학병원이 하나 있고, <span style="color:rgb(142,142,142);">(지금은 그 지역에선 꽤나 유명하지만 당시엔 규모가 작았던)</span> S병원이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그 차를 잡아타시고 당연히 대학병원으로 가자고 하셨는데, 옆에서 어떤 남자가 "대학병원엔 인큐베이터가 없으니 S병원으로 가라" 라고 하셨다고 합니다.<br><br>그래서 S병원으로 갔고, 빠른 응급처치와 병원 분들의 도움으로 저희어머니는 3일 만에, 저는 7일 만에 깨어났다고 합니다.<br><br>그리고 아버지께선 <span class="q1">더 이상 가위에도 눌리지 않으셨고 이상한 꿈을 꾸는 일도 없었습니다.</span><br><br>하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라며 이런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br><br> "그 때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이상한 점이 있구나.<br>네 엄마만 업고 차를 탔는데 병원에 도착해보니 옆에 네가 있더구나.<br>도대체 누가 널 데리고 나온 건지.<br><br>그리고 그 차에 탔을 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내 옆에는 누구도 탄 사람이 없었는데 S병원으로 가라고 한사람은 도대체 누군지 모르겠구나. 운전하신 분도 모르겠다고 하시고…….<br><br><span class="q1">그 사람이 아니었으면 대학병원으로 갔을 것이고 그랬다면 둘 다 이렇게 이야기해줄 수도 없었겠지…….</span>"<br><br> [투고] 시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