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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8524
    작성자 : song
    추천 : 20
    조회수 : 2542
    IP : 211.221.***.8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8/05/22 18:27:40
    http://todayhumor.com/?panic_98524 모바일
    지하철 그녀
    옵션
    • 펌글
    친구와 만나서 놀다가 밤늦게 집에 오던 날이었습니다.<br>11시 가까이라 그런지 전철 안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br><br>자리에 앉아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그 상태로 가위에 눌리게 되었습니다.<br>평소에 집에서도 자다가 가위에 잘 눌렸던 터라 크게 당황하지 않고 몸을 움직여보려고 하는데, 주위가 보였습니다..<br><br>분명히 잠들기 전엔 사람들이 있었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br>혼자 그 칸안에 남겨져있단 생각이 들자 겁이나기 시작했습니다.<br><br>그때, 맞은편으로 열리는 문에 어떤 한 여자가 기대서있는 것이 보였습니다.<br><br>사람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내심 안도감이 드는 것도 잠시, 저를 불안하게 만드는 건 그녀의 옷차림이었습니다.<br><br>새빨간. 너무나도 선명한 붉은 색의 투피스에, 그와 맞춘듯한 빨간 하이힐.<br>그리고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린 검은 머리카락에 이 모든 것과 대조되는 새하얀 피부……. <br>비현실적인 모습에 소름끼쳤습니다.<br><br>마네킹처럼 문 앞에 서있던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저를 향해 고개를 틀었습니다.  다시 한 번 숨이 멎는 공포를 느꼈습니다.<br><br>눈은 머리카락에 가려 보이지 않았으나, 마치 얼굴과 따로 노는 듯이 움직이는 썩어 문드러진 입술이 나를 향해 웃고 있었습니다.<br><br>그녀가 한참 히죽히죽 웃더니 내게 다가와서 말했습니다.<br><br>"내가 보이지?"<br>"내가 보이지?"<br>"내가 보이지?"<br><br>마치 다른 사람이 한마디씩 하는 말투와 목소리에 겁이 났습니다.<br>빨리 가위에서 깨야한다는 생각에 발가락을 움직여보려고 했습니다<br><br>그 순간, 갑자기 왼쪽 발의 네 번째 발가락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br>그녀가 하이힐의 뾰족한 끝으로 제 발가락을 짓눌렀던 것입니다.<br><br>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질렀습니다.<br>정신을 차리니 주변엔 다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갑자기 비명을 지른 저를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괜스레 민망해져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가위에서 깨어난걸 다행으로 생각하며 전철에서 내렸습니다.<br><br>집에 돌아와서 발가락을 살펴보았다. 발가락은 멀쩡했습니다. <br><br>다음날. 잠을 자고 바니 전철에서의 일은 잊어버렸습니다.<br>그 날은 모처럼 쉬는 날이라 어머니를 도와 집안 청소를 했습니다.<br>청소를 대강 끝내고 정리하는데 갑자기 부엌의 전실에서 어머니가 다급하게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br><br>"빨리 이리 좀 와보렴!"<br>"왜요?"<br>"빨리!!!"<br><br>저는 급히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가다가 거실에 세워놓은 화이트보드 다리를 걷어차고 말았습니다.<br><br>심하게 채였는지 너무 아파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br>발을 보니 왼쪽 발의 네 번째 발가락의 발톱이 반쯤 들려서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br>제가 고통스더워하는 소리에 어머니가 제 쪽으로 오셨다.<br><br>으으. 조심하지 않고!<br>어.엄마가 다급하게 부르기에 무슨일인가 하고 가다가 그랬지!<br><br>그러자 어머니께선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br><br>내가? 이상하다. 엄만 너 안 불렀는데?<br>아니. 저기 부엌 전실에서 나 불렀잖아요.<br>무슨 소리하는 거니? 엄만 베란다에서 화분정리 하고 있었는데.<br><br>나는 멍한 기분으로 내 발가락을 내려다보았습니다.<br><br>문득 발가락에 흐르는 붉은 피를 보자, 어젯밤 전철 안에서 보았던 그녀가 생각이 났습니다.<br><br>오싹한 소름이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span class="q1">그 여자가 짓눌렀던 발가락. <br>그 발가락이 다쳤습니다.</span> <br><br>그녀가 밟은 발가락을 다친 건 우연일까요?<br>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br>다만, 다시는 그녀를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출처 http://thering.co.kr/2228?category=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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