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근 8년 동안을 눈팅만 하고 지내는 내년에 마흔 되는 아재입니다. <div><br></div> <div>평소에 오유에 놀러와도 거의 베오베랑 공게밖에 안 보는데,</div> <div><br></div> <div>여러 무섭고도 재미난 글들을 보고만 있기에는 죄송스러워서 이렇게 경험담을 남기게 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미리 말씀드리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div> <div><br></div> <div>그러니 무조건 난 무서운 걸 원해! 하시는 분들은 조용히 back 버튼 눌러주시구요,</div> <div><br></div> <div>허나 꾸며냄 없는 순도 98% 사실에 기반한 실제 경험담이란 점 하나만큼은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네요.</div> <div><br></div> <div>나머지 2%는 기억이 안 나거나 해서 적당히 버무린 부분 ㅎㅎㅎ</div> <div><br></div> <div>앞으로 틈틈히 시간나는대로, 발생 시간 순서대로 써나갈 생각이구요,</div> <div><br></div> <div>오유 시작한 직후에 거짓말처럼 애인과 헤어진 후, 결혼은 커녕 8년간 초라한 싱글로 지내고 있으므로 음슴체 ㄱㄱ</div> <div><br></div> <div>약한 거부터 나갑니다. (그렇다고 나중에 나갈 게 세다는 말은 안 했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때는 1994년, 아마 중3 여름 방학때였을 거임.</div> <div><br></div> <div>우리 집에 TV가 두 대 있었는데, 하나는 마루에 있었고, 하나는 안방(부모님 주무시는 방)에 있었음.</div> <div><br></div> <div>어느 날 저녁을 먹고, 평소에는 마루에서 TV를 보는데 그날따라 뭔 바람이 불었는지,</div> <div><br></div> <div>안방에서 가족이랑 다같이 TV를 보고 있었음.</div> <div><br></div> <div>그러다가 식곤증 때문에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든 모양임.</div> <div><br></div> <div>그랬는데 어느 순간 문득 눈이 떠지는 거임.</div> <div><br></div> <div>나님 원래 한 번 잠들면 잘 안 깸. </div> <div><br></div> <div>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는 아니지만, 원체 잠이 많기도 하고 또 좋아하기도 해서,</div> <div><br></div> <div>한 번 잠들면 스스로 충분히 잤다고 몸이 느낄 때까지 좀처럼 안 깨는 편임.</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날은 그냥 이유없이 갑자기 눈이 떠진 거임. </div> <div><br></div> <div>스윽 눈을 떠서 주변을 둘러보니 안방임. </div> <div><br></div> <div>옆을 보니 부모님이 주무시고 계셨고, 내가 누워있는 바닥엔 어느샌가 이불이 깔려 있었음.</div> <div><br></div> <div>그제서야 아, 아까 TV 보다가 잠들었구나, 하는 걸 깨달음.</div> <div><br></div> <div>너무 어두워서 시계가 보이진 않았으나, 느낌상 대략 새벽 2~3시 정도 된 것 같았음.</div> <div><br></div> <div>그런데 내가 왜 깼는지를 모르겠는 거임. </div> <div><br></div> <div>평소에 자던 내 방이 아니라서 그런가, 신기하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금새 그 이유를 알게 됨.</div> <div><br></div> <div>어디선가 무슨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리는 거임. 아마도 이 소리 때문에 깬 거 같았음.</div> <div><br></div> <div>그래서 이게 뭐지 하고 자세히 들어보니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똑, 똑, 똑, 하면서 무슨 물방울 떨어지는 거 같은 소리였음.</span></div> <div><br></div> <div>한 2초 간격으로 계속 들리는 거임.</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약간 멀리서 들리는 걸로 보아하니 아마 마루에서 나는 소리 같았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속으로 희한하다, 천장에서 물이 새나, 우리 아파트 그렇게 후지진 않았는데, 근데 지금 비가 오는 건가? 라고 생각했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분명 날씨는 맑은 것 같았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비가 오는 거였으면 후두두둑 하면서 빗소리가 났어야 했는데, 그런 소리는 전혀 안 나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주 조용한 가운데에 그 물방울 소리만 울려퍼지고 있었던 거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근데 계속 듣고 있다 보니 뭔가 이상함.</div> <div><br></div> <div>그냥 물이 떨어지는 소리라면 약간 청량감? 이랄까 똑 똑 똑 하는 가벼운 느낌이 나야하는데,</div> <div><br></div> <div>이 소리는 말로 설명하긴 힘든데 뭔가 되게 무겁고 묵직한 느낌이었음.</div> <div><br></div> <div>굳이 글로 표현하자면 뚝 뚝 뚝 내지는 툭 툭 툭 이런 느낌이랄까.</div> <div><br></div> <div>저건 물방울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 순식간에 무서워짐.</div> <div><br></div> <div>끈적끈적한 재질의 어떤 액체 같은 느낌.</div> <div><br></div> <div>그래, 이건 마치 물이 아닌 핏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같았음.</div> <div><br></div> <div>계속 듣다보니 점점 피일 거라는 확신이 들어버림.</div> <div><br></div> <div>갑자기 오한이 확 끼쳐오는데, 이 상황에서 이 놈의 호기심은 또 발동을 해서</div> <div><br></div> <div>도대체 뭐가 떨어지는 건지, 내 예상대로 피가 맞는 건지, 너무나도 궁금한 거임.</div> <div><br></div> <div>확인해보고 싶어 죽겠는데 그럴려면 어두컴컴한 마루로 혼자 가서 불을 켜봐야 하는데</div> <div><br></div> <div>혼자 움직이기가 너무 무서운 거임. </div> <div><br></div> <div>확인해봤는데 정말 피라면 기절할 거 같아서.. 차마 움직이지를 못 했음.</div> <div><br></div> <div>엄마를 깨워서 같이 나가볼까 하다가도 괜히 깨웠다가 아무거도 아니면 혼날 것 같아서 그러지도 못 하고</div> <div><br></div> <div>내가 할 수 있는 건 옴짝달싹 못 하고 끊임없이 들리는 그 소리를 그저 듣고있는 것 뿐.</div> <div><br></div> <div>.....그러다 나도 모르게 다시 잠듬.</div> <div><br></div> <div>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물어보니, 엄마 뿐만 아니라 가족 그 누구도 그 소리를 듣지 못 했고, 간밤에 비도 안 왔다고 함.</div> <div><br></div> <div>지금도 궁금함. 그 소리의 정체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이건 특정 사건은 아닌데, 아마도 중3때 저런 소리를 듣고 나서부터 그렇게 된 거 같은데,</div> <div><br></div> <div>평소에 가위를 좀 자주 눌리는 편임. 요즘은 뜸하지만.</div> <div><br></div> <div>주로 술을 많이 마시거나 몸이 엄청 피곤한 날엔 어김없이 가위에 눌리곤 하는데,</div> <div><br></div> <div>내가 눌리는 가위는 되게 독특함. </div> <div><br></div> <div>인터넷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들은 가위하고는 사뭇 다름.</div> <div><br></div> <div>보통 가위가 눌리면 몸이 안 움직이는 상황에서 뭔가 보인다거나 다가온다거나 느껴진다거나 그래야 하는데,</div> <div><br></div> <div>난 그런거 없이 그냥 몸이 안 움직여지기만 함.</div> <div><br></div> <div>가위에 눌렸다는 걸 느끼는 순간부터 몸이 안 움직이는데, (여기까지는 같음)</div> <div><br></div> <div>속으로 아 ㅅㅂ x됐다, 귀신이 등장하거나 나한테 다가와서 해코지 하기 전에 빨리 깨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며</div> <div><br></div> <div>열심히 손가락에 힘도 줘보고 어떻게든 움직일려고 발버둥 치는데</div> <div><br></div> <div>정작 귀신같은 건 보이지도 않음. 소리도 안 들림. 그저 몸만 안 움직일 뿐임.</div> <div><br></div> <div>근데 그래서 더 무섭달까.. -_- 뭐가 보이기라도 하면 차라리 낫겠는데</div> <div><br></div> <div>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 갑자기 뭔가가 덮쳐올까봐 그게 더 두려움.</div> <div><br></div> <div><br></div> <div>참 그리고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가위 눌리기 직전에 그 특유의 느낌이 있음.</div> <div><br></div> <div>아 이건 정말 말로 표현하기 엄청 힘든데.. 억지로 표현하자면</div> <div><br></div> <div>몸이 반복적으로 우웅~ 우웅~ 하면서 팽창했다가 수축했다가 하는 느낌이랄까?</div> <div><br></div> <div>그니까 내 몸 속에서 무슨 기운? 같은 게 밖으로 나갈려는데 </div> <div><br></div> <div>내 몸이 가로막고 있으니 부딪혀서 몸이 약간 부풀려지는 그런 느낌?</div> <div><br></div> <div>그랬다가 또 순식간에 그 기운이 빠져서 안으로 쏙 들어가버리고,</div> <div><br></div> <div>이런 팽창과 수축의 반복같은 느낌.</div> <div><br></div> <div>근데 이 기분이 엄청 더러움. 아픈 건 아닌데 뭔가 말하기 힘들 정도로 괴로움. </div> <div><br></div> <div>몸 전체가 순식간에 조여왔다가 풀렸다가 하는 아찔한 느낌이랄까. 마치 바이킹 탈때의 느낌 같기도 하고.</div> <div><br></div> <div>이게 느껴지면 이건 100% 가위에 걸린다는 징조임.</div> <div><br></div> <div>그래서 이 느낌이 들자마자 미리부터 손가락이나 어느 한 부위에 힘을 줘서 가위에 안 눌릴려고 발버둥을 치는데</div> <div><br></div> <div>그렇게 안간힘을 다 해서 겨우 풀었다 싶자마자 잠이 쏟아져서 곧바로 다시 잠들고, </div> <div><br></div> <div>또 곧바로 그 느낌이 들면서 다시 가위 걸리고. 뭐 이런 걸 서너번 대여섯번 반복하다보면 엄청 지침.</div> <div><br></div> <div>그나마 다행인 건 그 순간만 지나면 그 후로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평온하게 잘 수 있다는 점이랄까.</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런 식으로 가위에 자주 눌리다 보니 어느샌가 나이를 먹어서 고2가 되어버림. (아마도)</div> <div><br></div> <div>나는 종교가 없지만 엄마는 예로부터 절실한 불교 신자신데,</div> <div><br></div> <div>어느 날 절에 갔다 오더니 나를 붙잡고 하는 말이,</div> <div><br></div> <div>어느 스님이 엄마한테 혹시 막내 아들이 잠자리가 불편하다고 안 그러더냐고 묻더라는 거임.</div> <div><br></div> <div>스님의 그 말을 듣자마자 엄마 소오름. 엄마의 그 말을 듣자마자 나도 소오름.</div> <div><br></div> <div>왜냐면 그 때가 내 인생에서 한참 제일 가위 많이 눌리던 시절이었거든.</div> <div><br></div> <div>그걸 어떻게 아셨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스님들이 귀신 쪽으로는 신통방통한 것 같음.</div> <div><br></div> <div>암튼 그래서 엄마가 놀래서 그렇다고 하니, 그럼 평소에 발과 머리 두는 곳을 거꾸로 해서 자보라고 하셨다 함.</div> <div><br></div> <div>즉, 머리 두는 곳에 발을 두고, 발 두는 곳에 머리를 두고 자라는 말씀이었음.</div> <div><br></div> <div>그 말대로 해보니 정말 그 날 이후로 단 한번도 가위에 눌리는 일이 없었음.</div> <div><br></div> <div>깜빡하고 원래대로 잔 날에는 눌리기도 했지만. </div> <div><br></div> <div>이 방법은 이 날 이 때까지도 유효함. </div> <div><br></div> <div>뭔가 느낌이 안 좋은 날엔 아예 첨부터 거꾸로 자면 아주 편안하게 잠이 잘 옴.</div> <div><br></div> <div>여러분들도 혹시 가위 잘 눌리는 분들은 이 방법 써보세요.</div> <div><br></div> <div>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톡톡히 효과 봤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럼 오늘은 여기서 20000 총총총~</div> <div><br></div> <div>다음에는 군대 시절의 얘기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 그 후에 일본에서의 일들도...</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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