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일에 겪은 일입니다.<br>고등학생이었던 전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에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형에게 문자가 왔습니다.<br><br>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집에 빨리 와."<br><br>집에 도착해서 부모님 차를 타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병원으로 곧장 향했습니다. 시내를 빠져나가 고속도로를 한참 가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차와 마티즈가 추돌사고가 났습니다.<br><br>아버지는 마티즈가 바로 옆 차선인데 졸음운전을 하는 듯 차가 왔다 갔다 하면서 차선을 침범하기에 마티즈가 다시 본인의 차선으로 넘어갔을 때 옆을 빠르게 지나가려다 마티즈가 다시 차선을 침범하면서 살짝 박은 것이었습니다.<br><br>다행히도 저희 가족이나 마티즈 차주는 다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갓길에 차를 대시고 마티즈도 갓길에 차를 세우고 부딪친 부위를 봤는데, 아주 크게 파손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br><br>마티즈의 운전자는 여성분이더군요.<br><br>옆에 남자가 타고 있었는데, 아마 주무시고 계시는 것처럼 보였던 걸로 보아 교대로 운전하다가 사고 난 것 같았습니다. 평소였다면 아버지는 크게 싸우셨을 텐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차량번호와 전화번호만 받고 바로 출발하였습니다. 마티즈 운전자분도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아서 조금 다행인 표정으로 다시 운전석에 앉으셨던 것 같습니다.<br><br> "아버지 왜 남자가 운전을 안 하고 여자가 계속 운전하죠? 사고 냈으면 다시 교대로 운전해주면 좋을텐데..."<br><br>문득 생각난 걸 아버지께 여쭈어 보았는데, 아버지 말씀은 이상했습니다.<br><br> "저 차는 여자 혼자 운전하던데 무슨 소릴 하는 거냐?"<br><br>어머니도, 형도 마티즈에 여자 혼자 밖에 없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제외한 가족들이 그리 말하니 제가 이상한 사람 같았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상황이기도 해서 더 이상 말할 수 없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제 눈에만 보였던 그 남자의 정체가 궁금해집니다.<br><br> [투고] 민경준님